폭염은 레드 레드, 물놀이는 그린 그린! ‘강해영 프로젝트’가 추천하는 자연 물놀이장으로 참방참방 물놀이 가자.
기차게 청량하고 싱그러운 영암
하늘을 뒤덮은 녹음 아래 암벽에서 떨어지는 계곡물의 물보라를 보고 있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월출산 계곡 천연 암반수가 빚은, 기차게 청량한 전남 영암이 우리를 기다린다.

물놀이하러 계곡에 갔더니 배경이 무려 월출산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월출산 아래 위치한 기찬랜드는 자연 친화적 테마파크다. 천연 지하 암반수를 이용해 물놀이장을 조성했다. 야외에는 계곡을 따라 일곱 개의 풀장이 길게 이어진다. 어린아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깊이 0.5미터 풀장부터 성인도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깊이 1.5미터 풀장까지 갖췄다. 야외 물놀이장 옆에 놓인 평상에 앉아 영암 특산 과일인 멜론, 수박, 무화과 등을 나눠 먹으면 속까지 시원해진다. 한여름 강한 햇살이 부담되거나 비가 내려 기온이 내려갔을 때 이용하기 좋은 실내 물놀이장도 있다.
월출산 기찬랜드 물놀이장은 여름철에만 운영하는 시설로, 올해는 7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장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곳곳에 안전 요원을 배치하며,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물을 교체하는 등 수질 관리를 철저히 한다. 영암군국민여가캠핑장, 월출산기찬랜드기찬묏길, 기찬자연휴양림, 기찬재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조훈현 바둑기념관, 가야금산조기념관, 영암곤충박물관 등이 가까이 있어 물놀이와 함께 캠핑이나 숙박, 관광, 산책을 즐기기 좋다.

신비한 곤충의 세계, 영암곤충박물관
월출산 기찬랜드 안에는 살아 숨 쉬는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영암곤충박물관이 자리한다. 700점이 넘는 세계 각국의 곤충과 파충류를 관찰하는 공간이다. 희귀 곤충 전시에 머물지 않고, 살아 있는 곤충과 파충류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만져 보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다. 1층 표본관에는 희귀 곤충 표본을 전시했고, 어두운 조명으로 깊은 숲 환경을 재현한 숲속곤충관에서는 조명을 들고 곤충 찾기 체험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곤충과 파충류를 직접 관찰하고 만져 보는 곤충관과 파충류관이 자리한다. 장수풍뎅이, 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톱사슴벌레를 비롯해 목도리도마뱀, 크레스티드 게코 등 자연 다큐멘터리에 나올 법한 생물들과 교감하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각 전시관은 30분 단위로 해설을 진행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영암곤충박물관은 어린이 중심의 교육·놀이형 콘텐츠로 채웠는데, 신기하게도 어른들이 더 흥미로워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보와의 특별한 만남, 영암도기박물관
한국 최초로 유약 도기를 생산하던 구림도기가마터에 들어선 영암도기박물관에 올여름 특별한 유물이 찾아온다. 8월 2일까지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이 열리는 것. 진천, 영암, 의령, 고창, 성주, 청도 등 전국 6개 지역 공립 박물관에서 열리는 국보 순회전 중 하나로, 영암에서는 백제인의 섬세한 미감과 뛰어난 기술이 담긴 백제 문양 벽돌을 만날 수 있다. 문양 벽돌은 건축물 벽면이나 기단 등을 꾸미던 장식 벽돌이다. 백제 문화가 꽃피었던 사비 시대에 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산과 물, 연꽃, 구름, 도깨비, 용, 봉황 등 다양한 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문양 벽돌이 처음 발견된 곳은 충남 부여다. 1937년 주민 신고를 계기로 조사에 나섰고, 이후 150여 점이 추가로 확인되며 백제 미술 연구의 중요한 단서가 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보물로 지정된 용무늬 벽돌이다. 백제금동대향로 받침에 새겨진 용과 비슷해 더욱 눈길이 간다. 산수풍경 무늬 벽돌은 한국에서 자연 풍경을 표현한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다.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 문양 벽돌 8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영암도기박물관 옆에는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자리한다. 재일 교포 동강 하정웅이 평생 수집한 작품을 기증하면서 건립한 미술관으로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 야외 전시실로 나뉜다. 전시는 하정웅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라기보다 기증자의 미학과 메세나 정신을 배우는 곳에 가깝다.
다도해가 비단처럼
펼쳐지는 해남
잔잔한 바다와 금빛 모래사장, 푸른 송림이 어우러진 한반도 최남단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다도해가 비단처럼 반짝이는 비경을 찾아 전남 해남의 땅끝 전망대로 향한다.

다도해가 수평선을 대신하는 해남 송호해수욕장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해변가에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수심이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도 안전하게 물놀이하기 좋다. 간조 때 넓게 드러나는 갯벌에서 고둥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호해수욕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송림이다. 수령 200년 정도 된 600여 그루의 해송이 제방을 따라
1킬로미터가량 이어진다. 이 숲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막아 주고,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을 피할 그늘을 만들어 주며, 때로는 야영객의 집이 되어 준다. 조용히 앉아 바다를 감상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여름철에는 축제와 공연, 체험 행사도 열려 한적한 풍경에 활기를 더한다. 지난해에는 패들보드, 바나나보트, 플라이보트, 래프팅보트 같은 수상 레저와 워터 슬라이드를 운영하고 노르딕 워킹, 버스킹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그 외 시간에는 해수욕이 금지된다. 송호해수욕장 남쪽에는 땅끝오토캠핑장이, 북쪽에는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이 있다.

바다 위에 펼쳐진 다도해를 찾아
풍수지리적으로 땅끝은 백두대간이 남으로 내달려 와 마지막 용틀임을 하며 멈춘 곳으로, 백두대간의 시작이자 끝이라 불린다. 특히 갈두산 사자봉은 한반도의 기가 가장 많이 뭉친 곳이기도 한데, 그 기로 하늘 문을 연다고 해서 과거 신성한 제를 올리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땅끝마을에서 하늘과 바다를 향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능선이 긴 꼬리를 남해 바다 속으로 감추는 한반도 최남단 사자봉으로 향했다.
땅끝마을에서 앙증맞은 노란색 땅끝모노레일을 타고 땅끝전망대에 올랐다. 7분 만에 해발 150미터가 넘는 사자봉 정상에 닿았다. 올라가는 동안 모노레일 뒤쪽으로 남해안 절경과 쪽빛 바다가 따라온다. 횃불을 형상화한 땅끝전망대는 과거 봉수대 역할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전망대에 오르자 진도에서 완도까지 한반도 서남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제주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전망대 1층에는 해남의 상징물과 땅끝마을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기 좋은 포토 부스가 자리하며, 향긋한 차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카페도 들어섰다.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땅끝마을에서 산책로를 따라 땅끝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가도 좋다.

생태계의 신비,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땅끝마을에는 작은 고둥부터 대형 고래상어까지 모두 모형이 아닌 실물로 전시한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자료는 원양어선 선장이던 임양수 관장이 30여 년에 걸쳐 바다를 누비며 수집한 것으로 4만 점이 넘는다. 건물 입구에서 압도적인 크기의 해양 생물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거대한 문어가 다리를 늘어뜨린 채 옥상에 앉아 있는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상어 입을 통과해야 한다. 박물관은 4개의 전시 공간으로 나뉜다. 제1전시실 ‘시작海!’에서는 선캄브리아대부터 고생대·중생대·신생대에 이르는 대표 화석을, 제2전시실 ‘대단海!’에서는 25미터 길이 대왕고래의 골격을 중심으로 연안에서 심해로 이어지는 디오라마를 볼 수 있다. 제3전시실 ‘다양海!’는 심해 디오라마와 세계패류관으로 구성되며, 제4전시실 ‘소중海!’는 남극관과 포유동물관으로 꾸몄다. 생명과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은 아이에게는 관찰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고 어른에게는 잊고 지냈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깊은 파랑과
짙은 초록의 강진
바다가 있지만 해수욕장이 발달하지 않은 전남 강진에는 바다를 품은 산이 있다. 여름철 보은산 V-랜드는 듣기만 해도 시원한 물소리와 선선한 그늘, 울창한 초목이 가득한 무릉도원이 된다.

강진에 여름이 오면 사람들은 보은산 V-랜드를 찾는다. 공원, 물놀이장, 연꽃방죽, 수국길, 편백나무 숲 산책로 등으로 구성된 테마 공원으로, 시원한 천연 계곡물을 이용한 물놀이장을 개장하기 때문이다. 바다는 있지만 해수욕장이 발달하지 않아 물을 즐기기 위해 멀리 외지까지 나가야 했던 주민들을 위해 조성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피서객이 모여드는 물놀이 명소가 됐다. 보은산 V-랜드 물놀이장에는 4개의 풀장이 있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통해 풀장 두 곳의 수심을 조정하고, 바디슬라이드 1개와 물놀이 미끄럼틀 2개를 추가하는 등 어린이를 위한 시설을 늘렸다. 평상과 원두막형 퍼걸러, 파라솔, 테이블, 몽골 텐트 등 휴식 공간도 많아 하루 종일 지루하지 않다. 단, 취사를 금지하니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만 문을 여는 보은산 V-랜드 물놀이장은 올해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화요일은 휴장한다. 보은산 등산로 및 금곡사·고성사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연결돼 물놀이 전후 산책하기도 좋다.

조선 선비의 풍류가 깃든 백운동원림
월출산 옥판봉 남쪽 경사지 아래 위치한 백운동원림은 한국 전통 원림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별서다. 조선 중기 문신 이담로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이라 새기고 원림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백운동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1812년 이곳을 다녀간 다산 정약용은 벗인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백운동원림의 12승경을 노래한 시문을 남겼다. 현재 건물은 이를 근거로 재현한 것이다. 옥판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던 이담로는 아홉 굽이 유상곡수를 만들고 정자를 앉혔는데, 이곳에서 계곡을 바라보다 봉우리로 시선을 옮기며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더위가 절로 잊힌다.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백운동원림은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으로, 조선 중기 선비들의 은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하늘과 맞닿은 차밭
찻잎이 잘 자라려면 온도와 햇빛, 수분이 적절해야 한다. 월출산이 매서운 북풍을 막아 주는 강진 성전면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연중 기온이 13.5도로 온화하며,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아 유독 차향이 깊고 진하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시절 차를 즐기고 제다법을 완성한 곳도 강진이다. 백운동원림을 나서면 녹차밭이 푸른 물결처럼 너울지는 강진다원을 만나게 된다. 스승 정약용에게 차를 보내기 위해 제자 이시헌이 차밭을 일군 것이 수백 년간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강진다원을 찾은 이들은 녹차밭 사이를 거닐며 차향에 취하고, 계절별로 운영하는 찻잎 수확 체험이나 다도 체험을 통해 녹차 문화를 경험한다.
강진다원 인근에는 이한영차문화원이 있다. 정약용이 유배에서 풀려나 남양주로 돌아갈 때 1년간 재배한 차와 제자들의 연구 업적을 매년 제공하겠다는 약속에서 유래한 공간이다. 이시헌의 후손인 이한영은 정약용과 초의선사로부터 시작된 한국 차 역사의 맥을 이어 온 인물로, 일제강점기에 국내에서 나는 차가 일본 차로 둔갑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차 상표 ‘백운옥판차’를 만들었다.
이한영차문화원은 백운차실과 이한영 생가로 나뉜다. 백운차실은 이한영의 고손녀 이현정 원장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택 차실에서 다산이 즐겨 마신 떡차와 백운옥판차를 맛볼 수 있다. 월출산과 싱그러운 차밭 풍경이 액자처럼 담기는 창가 자리에서 차담을 나눠도 좋고, 월산차와 다과, 다구, 온수가 담긴 보온병, 돗자리 등으로 구성된 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잔디밭이나 숲에서 티타임을 즐기는 ‘차 소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괜찮다.

차밭 옆 물놀이장, 자연이 좋은 사람들
‘자연이 좋은 사람들’은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국립공원 경포대 입구에 위치한 펜션으로, 여름이면 워터파크 버금가는 물놀이장이 개장한다. 미끄럼틀, 워터 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춰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메인 수영장 외에 0.6미터 깊이의 유아용 수영장도 있다. 물놀이장은 7월부터 8월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