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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운명

2025년 12월 01일

  • EDITOR 김수아

어릴 때부터 온갖 시련을 겪은 영란은 조건 없이 자신을 믿어 주는 사람들 덕에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거친 바람과 파도에 깎여 하나의 예술품이 된 절벽 아래에서 사랑도 확인한다.

가성그룹 가영호 회장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된 영란은 가 회장에게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자신과 결혼해 유산을 상속받고 복수를 도와 달라는 것. 신용불량자인 엄마의 빚 5억 원을 갚아야 하는 영란은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인다. 계약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예상보다 빨리 가 회장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영란은 서둘러 무창 마을로 몸을 피한다.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3개월간 이곳에서 명문대 출신 유치원 교사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드라마 제목처럼 ‘착한 여자 부세미’가 탄생한다. 이선 유치원의 체육 교사이자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동민은 영란의 정체를 눈치챈 후에도 대가 없이 비밀을 지켜 준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무창을 떠나려는 영란을 바닷가에 데려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무창의 몰디브’라고 소개한 이곳은 전북 부안의 채석강, 적벽강 일원이다. 둘은 계약 결혼이 끝난 뒤 전보다 밝은 표정으로 다시 바닷가를 찾는다. “딸기가 온도와 습도 모든 거에 참 예민해요. 근데 이 비닐하우스가 딱 버티고 서서 비, 바람, 추위 대신 다 막아 주거든요.” 영란에겐 동민처럼 비닐하우스 같은 아빠가 되어 주겠다는 보호자가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해 왔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깎여 신비로운 모습으로 완성된 해안 절벽처럼, 영란도 돌부리에 넘어지기를 거듭한 후에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얻었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경호원이 재벌 회장의 복수를 돕는 조건으로 계약 결혼을 한다. 김영란에서 부세미로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주인공 역을 배우 전여빈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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