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렁크>에는 기간제 결혼으로 만난 두 사람의 관계처럼 베일에 싸인 호수가 등장한다. 그 위에 떠오른 트렁크 하나가 이야기의 출발점이 된다.

적막한 새벽, 한 여자가 호수에서 카약을 탄다. 그리고 그의 휴대전화 알림이 울린다. “다음 결혼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지난 11월 29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드라마 <트렁크>는 기간제 결혼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계약 결혼 당사자인 노인지와 한정원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과 경찰이 호수에서 발견한 트렁크의 비밀을 밝히는 모습이 교차하며 내용이 전개된다. 이때 드넓은 호수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바로 전북 진안에 위치한 주천생태공원 내 인공 호수다. 노인지가 회사 동료에게 사라진 약혼자의 행적을 전달받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처음에는 길 옆에 꽃 공원을 조성한다는 의미를 담아 ‘도화동산’이라 이름 붙였으나, 2011년 휴식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주천생태공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호수에 구름과 나무가 비친 풍경이 신비롭고, 물안개가 깔리면 더 은밀한 장소처럼 느껴진다. 호수 가운데 자리한 섬이 공원까지 이어져 있었지만 현재는 길이 물에 잠겨 고립됐다. 노인지의 말이 떠오르는 전경이다. “섬이 된 것 같아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섬이 돼서 떠 있는 기분이에요.”




소설 <트렁크>를 각색한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
결혼 매칭 회사 직원 노인지 역에 서현진, 음악 프로듀서 한정원 역에 공유가 출연한다.
ⓒ진안군청,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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