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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경 작가가 전하는 ‘어른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

“제대로 사는 삶이란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라는 유선경 작가에게 ‘어른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On August 22, 2024

Q <감정 어휘>에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세세하게 이름을 붙여보자고 말했습니다. 감정이란 무엇이며, 이름을 붙임으로써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시 구처럼 마음을 호수에 비유해볼까요.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었습니다. 왜 파문이 생겼을까요? 누가 돌을 던졌거나 바람이 불었거나 하는 외부 자극, 또는 호수 안의 물고기가 헤엄쳤거나 하는 내부 자극 때문일 겁니다. 이처럼 감정이란 ‘외부나 내부 자극에 대해 마음이 일으키는 반응’입니다. 여기서 외부 자극은 말 그대로 내 밖에서 벌어진, 인간관계나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고, 내부 자극은 주로 ‘기억’에 기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자극이라도 누구는 아픔을 느끼고, 누구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상태나 상황에 따라서도 어떨 때는 화가 나는데 어떨 때는 평안할 수 있고요. 감정이 생기는 이유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지요. 마치 덥거나 추울 때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요. 자신의 감정에 세세하게 감정 어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후련해질 수 있습니다. 나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짓누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럴 수 있어요. 또 외부나 내부의 자극에 대해 마음이 일으키는 반응에 세세하게 감정 어휘를 부여할 수 있다면, 내 마음이 더운지 추운지 안다는 것이니까 합당하고 현명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지요. 즉 감정이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려주는 시그널입니다. 그런데 그 시그널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해요. 일단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닌 척, 그런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같은 척입니다.

‘아닌 척, 그런 척, 아무렇지 않은 척’

Q 기쁨, 슬픔, 절망, 분노, 걱정, 불안, 행복 등 모든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요? 그게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어떤 상황이나 대상, 사물에 기쁨, 슬픔, 절망, 분노, 걱정, 불안, 행복 등으로 반응하는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가 됩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때 그런 감정을 느낄지 혹은 피할 수 있을지 예측하고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감정이 어떠한지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평안함’을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그러면 우선 평안함을 많이 경험해봐야겠지요. 어떨 때, 누구랑 있을 때, 무엇을 할 때 내 마음이 평안한가 하고 말이에요. 평안함을 쉽게 설명하면 ‘별일 없다’입니다. 언뜻 심심하다고 여기기 쉬운데 평안이나 평온은 기쁨의 감정이에요. 저는 평안이나 평온이 흔들리면 외부나 내부의 자극에 내 마음이 반응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때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적어도 ‘나 자신한테만큼은 솔직하자’입니다.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자는 것이죠. 주의 사항은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나 자신에게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남에게 드러내면 십중팔구 이불 킥을 하니까요. 나에게 드러내는 방식으로는 역시 ‘글쓰기’만 한 것이 없죠. 글쓰기는 자기 치유 효과가 있어요.

Q 덥고 습한 날씨, 어려운 경제 상황, 혼란스러운 사건·사고, 개인적인 일 등등 요즘 사람들에게 마음 편한 순간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걱정과 불안, 슬픔과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했을 때는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요?
저도 한때는 ‘왜 이러고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습니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찾아오는 게 당연하다고, 그게 인생이라고 말이지요.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 맞서거나 빨리 벗어나려고 애쓰지 마세요.
당연한 말이지만 슬픔을 모르고 기쁨이나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상실을 모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는 자신이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지혜의 첫걸음입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으니까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할 수 있는 것은 힘내서 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방법과 자신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거예요. 그렇지만 압도적으로 감정에 휩싸일 때는 꼭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랍니다.

기쁠 때는 슬플 때를 생각해 겸손하고
슬플 때는 기쁠 때를 생각해 희망을 잃지 말고

Q 요즘 SNS를 보면 긍정적인 사고, 긍정적인 글귀가 넘쳐납니다. 마치 긍정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 없으면 성공과 행복이 뒤따르지 않을 것처럼 말이죠. 이런 무한 긍정 의식을 갖자는 사회적 트렌드를 어떻게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갖는 것이 정말 우리 감정에 건강한 일일까요?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상태나 상황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태도만 가지고는 결코 성공하거나 행복할 수 없어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살펴야 하는 상황인데 ‘긍정성’이라는 차안대를 써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거나 실패할 수 있지요. ‘부정성’도 마찬가지로 얘기해볼 수 있고요. 부정성은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뭐든 자연스러운 게 건강하고, 억압은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에게 성공이나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이런 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에서 생깁니다. 또한 성공이나 행복에 대한 기준은 신념이 없다면 계속 바뀝니다. 성공이나 행복을 물질 등 외적인 조건을 기준으로 하면 계속 바뀌고, 변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정작 중요한 질문, 왜 그렇게 성공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그렇게까지 성공하지 않아도, 그렇게까지 행복하지 않아도 평안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어요. 이 말이 미덥지 않다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에요.

Q “기쁨이 가는 곳에 슬픔도 가야지”는 최근 흥행 중인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대사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모든 감정에는 양면성이 있나요?
모든 감정은 양면성 혹은 복합성을 띠는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대부분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여기에 ‘기억’이라든가 ‘기억의 왜곡’ 같은 요소가 감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때 한쪽 측면만 확대해 들여다보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셈이 되죠. 이런 일이 가족 간에 가장 많이 벌어져요. 그래서 ‘애증’이라는 말도 있고요. 기쁠 때는 슬플 때를 생각해 겸손하고, 슬플 때는 기쁠 때를 생각해 희망을 잃지 말고. 이런 처세가 지혜롭습니다.

Q 걱정과 불안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며, 이를 잘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감정, 그중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걱정이나 불안은 점검하라! 대비하라!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메시지를 풀지 못하면 어제 했던 걱정을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할 겁니다. 걱정이나 불안은 주로 이미 벌어진 일이나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인데요,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면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아요. 걱정이나 불안은 내버려두면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어요. 한 번쯤은 강도 높게 정면으로 대면하기를 추천합니다. 매일 잔잔하게 걱정이나 불안이 따른다면 정작 그 걱정이나 불안에 대해 강도 높게 사고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닐까요? 강도 높게 사고해도 해결책은 쉽게 나오지 않을 거예요. 뭐, 세상과 인생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불안거리와 걱정거리를 가져다 놓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하는 불안이라든가 걱정 자체가 지긋지긋해집니다. 거기서 진심으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불안이나 걱정에 압도된 감정은 사라지고, 이전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한국 사회는 타인의 시선을 필요 이상 의식해 “이 정도는 돼야…” 하는 기준치가 매우 높아요. 또 당장 이것을 잘 하지 않아도, 앞서지 않아도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죠. 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언제 만족감과 즐거움, 행복을 느끼는지, 그래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모르는 것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걱정이나 불안을 느낄 때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나에게 맞는지 점검해보세요. 여기에 대한 답은 2가지입니다. 떠날 수 있다면 떠나세요. 끝까지 버틸 수 있다면 버티세요.

제대로 사는 삶이란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것

Q 마지막으로 마음에 일렁이는 여러 감정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정 때문에 힘들어 감정 없는 인간이 되고 싶은 생각까지 들 때가 있죠. 많은 사람이 감정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여기는데 사실은 감정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스스로를 힘들게 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조절한다는 것은 잘 참고 잘 없애는 게 아니며, 반대로 잘 분출하는 것도 아닙니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외부나 내부의 자극과 나의 반응 사이에 ‘생각’을 넣을 수 있는 거죠. 자신에게 닥친 감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감정을 유발한 원인을 분석해 어떤 감정인지 할 수 있는 한 세부적이고 정확하게 이름을 붙여 표현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하면 감정 조절은 이미 마쳤을 수 있어요. 이제 남은 건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평안한 삶을 사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사는 삶이란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그만큼의 자족과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거예요.

<감정 어휘> 유선경 작가

<감정 어휘> 유선경 작가

 


HOW DO I FEEL?

내 안의 숨은 감정과 마주하다

<감정 어휘>에 소개된 내 안의 숨은 감정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가? ‘좋다’, ‘싫다’를 떠나
좀 더 구체적으로 현재 내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해 보자.

지금 내 마음이 __________________.

(마음 대신 느낌, 기분 등을 주어로 삼아도 좋다.)

따스하다 따뜻하다 후끈하다 덥다 뜨겁다 미지근하다 뜨뜻미지근하다 건조하다 촉촉하다 상쾌하다 시원하다 개운하다 사늘하다 서늘하다 쌀쌀하다 쓸쓸하다 으스스하다 차갑다 차다 시리다 춥다 아프다 따갑다 쑤시다 아리다 저리다 쓰리다 쓰라리다 짜릿하다 후비다 찢기다 뻐근하다 미어지다 기진맥진하다 편하다 괜찮다 딱딱하다 말랑말랑하다 간질간질하다 근질근질하다 포근하다 보드랍다 부드럽다 말랑말랑하다 매끄럽다 몽글몽글하다 몽실몽실하다 간지럽다 깔깔하다 까칠까칠하다 깔끄럽다 뻣뻣하다 딱딱하다 굳다 팽팽하다 억세다 거칠다 빛나다 환하다 밝다 맑다 투명하다 산뜻하다 깨끗하다 시원하다 선명하다 눈부시다 황홀하다 흐리다 희미하다 침침하다 우중충하다 칙칙하다 어둑하다 컴컴하다 깜깜하다 캄캄하다 어두컴컴하다 아득하다 감감하다 까마득하다 어둡다 두텁다 깊다 얄팍하다 얕다 뜨다 막막하다 아득하다 까마득하다 광대하다 넓다 좁다 빠듯하다 먹먹하다 적막하다 고요하다 아늑하다 잔잔하다 들썩하다 어수선하다 야단스럽다 요란하다 소란스럽다 어지럽다 싱겁다 달콤하다 달곰하다 감미롭다 달콤씁쓸하다 씁쓸하다 떨떠름하다 쓰디쓰다 아리다 얼얼하다 향긋하다 싱그럽다 고소하다 비리다 비릿하다 아니꼽다 역겹다 가뿐하다 개운하다 상쾌하다 시원하다 산뜻하다 가볍다 홀가분하다 간단하다 후련하다 편안하다 안락하다 아늑하다 무사하다 평안하다 고요하다 정겹다 다정다감하다 자상하다 상냥하다 친절하다 살갑다 온화하다 인자하다 넉넉하다 너그럽다 관대하다 유연하다 여유롭다 슬기롭다 자애롭다 자비롭다 돈독하다 만족스럽다 흡족하다 흐뭇하다 달다 즐겁다 기쁘다 뿌듯하다 벅차다 보람되다 보람차다 행복하다 의기양양하다 자랑스럽다 자신만만하다 대견하다 유쾌하다 재미있다 신나다 신명나다 흥겹다 흥미롭다 흥미진진하다 통쾌하다 설레다 두근거리다 울렁이다 떨리다 짜릿하다 활발하다 명랑하다 고맙다 감사하다 반갑다 무료하다 권태롭다 따분하다 지긋지긋하다 갑갑하다 답답하다 싫증나다 심심하다 싫다 번거롭다 달갑잖다 못마땅하다 불만스럽다 언짢다 불편하다 편찮다 곤란하다 어색하다 서먹하다 부담스럽다 모호하다 애매하다 알쏭달쏭하다 우왕좌왕하다 밉다 증오하다 의기소침하다 우울하다 울적하다 슬프다 애통하다 비통하다 서럽다 초라하다 애달프다 불쌍하다 가엾다 딱하다 짠하다 눈물겹다 기구하다 서운하다 섭섭하다 아쉽다 아깝다 유감스럽다 애틋하다 야속하다 무정하다 매정하다 공허하다 허전하다 처절하다 실망하다 좌절하다 뭉클하다 울컥하다 북받치다 간절하다 절실하다 절절하다 부끄럽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죄스럽다 고단하다 고되다 피로하다 지치다 무기력하다 허탈하다 외롭다 적적하다 쓸쓸하다 적막하다 막막하다 헛되다 덧없다 새롭다 웃기다 무섭다 지루하다 평온하다 부담스럽다 밉다 희망차다

CREDIT INFO
에디터
송정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참고도서
< 감정 어휘>(앤의서재)
2024년 09월호
2024년 09월호
에디터
송정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참고도서
< 감정 어휘>(앤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