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ISSUE

트럼프 이즈 백, 앞으로의 국제 정세는?

트럼프가 돌아왔다. 지난 11월 5일(현지 시간) 치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초박빙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럼프 리스크’는 이제 피할 수 없게 됐다.

On November 27, 2024

트럼프가 돌아왔다. 초강대국, 즉 세계 패권을 쥐고 전 세계의 경제·군사·문화·정치를 주도하는 미국의 다음 대통령인 트럼프가 ‘자국 우선주의’를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기 때문에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경제와 외교, 국제 정세는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3 / 10

 

1. 반도체, 자동차 필두로 구름 드리운 경제

지난 11월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2,000원(3.51%) 내린 5만 5,00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폭풍이다. 미국 대선에 한국 경제가 받을 영향을 ‘미리 보여주는 게 주식 차트’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 기업에는 악재일 수 있다는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을 팔기 때문인데, 일각에선 중국을 가장 견제하는 만큼 대만 TSMC가 점유한 반도체 생산 물량을 한국이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이는 ‘가능성’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에 따라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실제로 중국산 수입품에 60%,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관세는 해당 제품을 수입하려는 기업이 지불하게 돼 비용이 증가하고, 그만큼 내수 시장에서 찾게 되는 효과가 있다.
박석길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월 11일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상한다”면서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가 얼마나 세게 통과될지는 전망에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권효성 블룸버그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수출이 내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대 무역 대상국 중 미국의 관세가 높아지고, 미국이 중국에 관세 보복을 할 경우 한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대용 한국은행 조사총괄팀장도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이 자체적으로 자국 수요를 어느 정도 충당하면 우리가 중국과 미국에 얼마나 반도체 수출이 가능할지에 따라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2. 안보도 ‘비용 지불’ 요구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이 공공연히 주장해온 ‘안보 무임승차론’도 한국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재임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 철수를 언급했고, 주둔하려면 방위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국은 과거 개발도상국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완전한 선진국이기에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에는 일본(5만 6,000여 명), 독일(3만 5,000여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2만 5,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2020년 트럼프 당선인은 독일이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며 주독 미군 3분의 1의 재배치를 지시했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을 각각 17%, 44% 철수시켰다.
구체적으로 일본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1%에서 2%로 2배 인상한 것처럼 한국의 방위비 인상도 2배 가까이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B-52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처럼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전개할 때마다 비용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특히 여러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공언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 보유 인정과 함께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교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사업가 스타일로 협상을 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한미 동맹’을 어필했다가는 되레 득이 없을 수 있다”며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 것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대가로 하는 무언가를 요구해야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 전 세계도 ‘벌벌’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 외교에 대비하기 위해 2016년 이후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2016년 검찰 내 체육대회 중 골프 경기를 마지막으로 약 8년간 골프를 치지 않았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골프광’인 만큼 골프를 통한 외교 가능성을 열어둔 것. 개인 골프장을 미국 내에만 12개 보유한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외교 참모와 주변 인사들이 골프 외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 지도자들은 변화할 국제 정세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회의론적인 입장을 취해온 터라 유럽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은 방위비 부담 증가와 안보 우산 약화를 걱정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는 축하 메시지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호소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첫 집권 시절 관세 전쟁을 벌이며 중국과 각을 세운 트럼프 당선인이기에 중국은 “미국 인민들의 선택을 환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모든 것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모든 것을 관찰한 뒤 구체적인 단어들과 조치들을 보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전을 공언했고, 러시아에 다소 우호적 태도를 내비친 만큼 러시아 입장에선 ‘현상 변화’의 기회가 왔다는 평도 나온다. 앞선 외교 관계자는 “앞선 집권기보다는 더 성숙하겠지만, 대신 더 과감한 정책들이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 / 10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트럼프 인생

부동산 재벌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가 재선에 실패하며 형사 피의자로 이른바 머그 샷까지 찍었던 정치인.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트럼프 당선인은 1946년생으로 독일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부동산 재벌이 됐다.
하지만 그를 셀렙으로 만든 것은 방송이었다. 미국 NBC 방송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You’re Fired(당신 해고야)”라는 유행어와 함께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6년 대선에 출마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됐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부통령 출신인 조 바이든 후보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다.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지지자들은 의회를 점거하며 사상 초유의 폭동 사태를 일으켰는데,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불복 혐의로 조사를 받고 역대 대통령 최초로 형사 피의자들이 찍는 머그 샷을 남기기도 했다. 또 대통령 재임 중 기밀 유출과 성 추문 무마 은폐까지 모두 4개 사건으로 기소됐다.
지난 7월과 9월에는 두 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고, 이 중 한 번은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도 있었다. 귀에 총알이 스쳐 지나갔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신이 내 목숨을 살려준 것은 이유가 있다”며 “그 이유는 우리나라를 구하고 미국을 위대하게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이제 우리는 그 사명을 완수할 것이다”라며 대선에 임했고, 끝내 승리했다. 외교 관계자는 “첫 번째 집권 당시 트럼프 정부는 트럼프 1인에 좌지우지되는, 준비되지 않은 거친 면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4년 동안 준비하면서 제대로 캠프를 꾸려 운영했다”며 “과거보다 더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2024년 12월호
2024년 12월호
기획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