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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전하는 콜라겐 궁금증의 모든 것

콜라겐은 피부, 뼈, 근육을 구성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특히 피부 성분의 80%는 콜라겐이다.

On November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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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겐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전에는 콜라겐을 먹어도 별 효과가 없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콜라겐 보충이 피부 탄력을 개선하고 노화의 징후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늘고 있다. 콜라겐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먹는 게 나을까 아니면 바르는 게 나을까? 답을 확인하기 전에 먼저 콜라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콜라겐이란

콜라겐은 우리 몸에서 가장 풍부한 단백질 중 하나다. 돼지 껍데기에만 콜라겐이 많은 게 아니다. 피부, 뼈, 근육, 힘줄, 인대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결합조직을 형성하는 주요 구조 단백질이 바로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피부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성분이며, 엘라스틴이라는 다른 단백질과 함께 피부를 탄력 있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비유하자면 콜라겐 섬유는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만든 밧줄처럼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셈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이가 들면 인체는 콜라겐 생산을 줄이기 시작한다. 우리 몸의 콜라겐 생산량은 20대 초반부터 매년 1~1.5%씩 서서히 감소한다. 시간이 지나며 닳아 해어진 밧줄을 효과적으로 수선하지 못하면 밧줄이 느슨하게 풀리면서 늘어지는 것처럼 젊을 때는 탄탄했던 피부가 나이 들면서 처지고 탄력을 잃어버린다. 콜라겐이 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햇빛 노출, 담배 연기, 환경오염 등으로 콜라겐 분해가 더 빨라진 피부는 메마르고 염증에 취약해진다. 상황이 이러하니 피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콜라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인체의 콜라겐 생산이 감소한다. 그렇다면 콜라겐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것이 콜라겐 감소로 인한 문제를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콜라겐 보충제가 피부를 윤기 나고 탄력 있게 만들고, 뼈와 손톱을 강화하며, 관절 통증을 완화한다는 주장은 모두 이런 생각에 근거한 것이다.

콜라겐의 효과

콜라겐을 보충제로 먹는 것은 약간의 도움이 된다. 콜라겐 보충제를 섭취하면 피부 탄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노화로 거칠어지고 주름진 피부를 개선하는 데도 콜라겐 보충제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으로 생긴 주름을 완화하고 보습에 도움을 주는 면에서도 콜라겐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콜라겐은 뼈의 구조를 이루는 단백질이기도 하며 뼈 유기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콜라겐 섭취가 나이 들면서 약해진 뼈의 밀도를 증가시키고 관절, 등, 무릎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과신은 금물이다. 이들 연구 중 다수가 소규모로 진행된 것이며 제조사의 후원을 받은 것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제조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효과가 있긴 있다는 쪽의 결론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2019년 먹는 콜라겐 보충제의 효과에 대한 11건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콜라겐 보충제는 피부 탄력 증진, 보습 효과에 더해 진피층의 콜라겐 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플라세보(위약)를 사용해 대조한 임상 연구에서 그런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콜라겐이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소화·흡수된 콜라겐이 비록 잘게 쪼개져 들어오긴 하지만 피부에서 콜라겐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는 게 첫 번째 추측이다.

또 다른 추측은 콜라겐 펩타이드 조각들이 섬유아세포막 수용체에 결합해 새로운 콜라겐, 엘라스틴, 히알루론산의 생산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콜라겐이 잘게 쪼개진 조각들이 섬유아세포와 만난다. 이 조각들이 마치 피부가 손상된 신호처럼 작용해 피부를 재생하고 복구하는 반응을 촉진시킨다. 실제로 피부가 손상된 것이 아닌데도 콜라겐 조각을 보고 피부가 손상된 것처럼 받아들여 섬유아세포가 피부 재생을 위한 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는 가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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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겐 선택 시 주의 사항

콜라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고 나면 콜라겐을 어떤 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나은지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육상 동물에서 얻은 콜라겐보다 어류 콜라겐이 더 쉽게 소화·흡수된다. 중력에 버텨야 하는 육지에 사는 동물은 더 질긴 콜라겐 섬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류 콜라겐도 거대한 분자라서 그대로 흡수될 수 없다. 인체의 소화효소에 의해 잘게 쪼개져야 한다.

반면 분자량이 더 작은 펩타이드는 장벽을 더 쉽게 통과해 혈류로 흡수될 수 있다. 미리 가수분해와 같은 처리를 거쳐 잘게 쪼갠 콜라겐 펩타이드는 콜라겐보다 분자 크기가 훨씬 작고, 짧은 아미노산 사슬로 돼 있어 흡수 면에서 유리하다. 프롤린, 히드록시프롤린을 포함한 펩타이드는 장내 단백질 분해 효소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

다만 이들 제품이 약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 식품일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별 흡수율 차이에 대해서도 제조사가 제시하는 자료 이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론상 우리 몸에 흡수된 콜라겐 펩타이드를 가장 필요한 부위에 활용할 수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콜라겐을 먹으면 피부로 갈지, 뼈로 갈지, 근육으로 갈지 불분명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피부로 콜라겐이 흡수되기는 더 힘들다. 그런데도 콜라겐 함유 크림이나 화장품을 바르고 도움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단순히 보습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 피부 깊숙이 진피층까지 콜라겐 분자가 도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콜라겐 함유 크림을 바른다고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콜라겐 보충제의 흡수나 효과와 관계없이 콜라겐 자체의 부작용은 드문 편이다. 다만 콜라겐 이외의 다른 성분을 추가 함유한 제품도 흔하니 알레르기나 과민 반응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분 표시를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의 약사이며 푸드라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 <매불쇼>와 여러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음식, 건강에 대한 과학적 지식 전파에 앞장서왔다. 신문·잡지 칼럼을 통해 약과 음식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등을 출간했다.

CREDIT INFO
정재훈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11월호
2024년 11월호
정재훈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