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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내과 교수가 전하는 갱년기 호르몬 조절법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고, 배고픔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고, 늙고 병드는 것 등 인체의 생로병사는 호르몬이 관장한다. 국내 호르몬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함께 ‘우리 몸의 지배자’인 호르몬의 세계를 만나봤다.

On August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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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증후군은 여성호르몬 불균형 때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교체 시기에 감정 변화 심해

여성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대표적인데, 두 호르몬의 기능은 어떻게 다른가요?
에스트로겐은 배란을 비롯해 임신·출산·폐경 등 생리 과정을 조절해요.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이후에 자궁내막을 유지하고 임신을 대비하는 역할을 하죠. 폐경 전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교대로 생성됩니다. 생리 주기를 30일로 보면 배란 시기인 15일까지는 에스트로겐이 많이 배출되고, 배란 이후에는 프로게스테론이 많이 배출됩니다.

둘 중 어떤 호르몬이 감정을 예민하게 만드나요?
특정 호르몬이 아니라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교체할 때 감정이 예민해져요. 생리통도 사람에 따라 달라서 배란기에 심한 사람이 있고, 생리 후에 심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두 호르몬은 모두 여성성을 보이지만 에스트로겐은 이타적이고, 프로게스테론은 이기적인 성향에 작용해요. 그렇다고 해서 프로게스테론이 나쁜 호르몬은 아니고, 임신 중에 태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몸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겐이 피부 미용 개선에 도움을 줍니까?
에스트로겐이 지방 분포에 영향을 미쳐 피부를 보톡스 맞은 것처럼 통통하게 올라오게 해줍니다. 그런데 폐경 후에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지방의 분포에 균형이 깨져 엉덩이나 유방 쪽에 있어야 할 지방이 배로 가면서 신체 라인이 달라집니다.

성호르몬을 관장하는 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DHEA는 성호르몬의 선조로서 여성호르몬뿐만 아니라 남성호르몬의 재료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에요. DHEA가 풍부하면 우리 몸은 이를 사용해 여성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을 필요한 만큼 만들어냅니다. 쉽게 얘기하면 가죽이라는 재료를 사용해 필요에 따라 가방이나 지갑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DHEA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 호르몬이 노화와 미용에 모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폐경 이후 여성에게 골다공증, 뇌 질환, 심장 질환이 급증하는 것은 여성호르몬 감소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떤 원리인가요?
여성호르몬은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하고, 뼈를 만드는 세포인 조골세포의 기능을 도와줍니다. 폐경 후에 이런 작용이 없어지니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됩니다. 또한 여성호르몬은 혈관 보호 효과가 있어 폐경 이전의 여성은 남성보다 2배 이상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요. 그러나 폐경으로 이 마법이 풀리면 여성호르몬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져 여성 건강이 순식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어요. 하지만 갱년기는 자신의 건강을 다시 돌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호르몬으로 인해 갱년기가 반복해 올 수도 있나요?
갱년기는 보통 50대에 한 번 오지만 60~70대에 2차, 3차 갱년기가 올 수 있어요. 여성호르몬을 보완해주는 성장호르몬과 멜라토닌 호르몬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여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 성장호르몬이 이를 보완해주는데 그게 안 되면 두 번째 갱년기가 올 수 있어요. 또 성장호르몬이 감소하면 신체는 멜라토닌을 가져다 쓰는데, 이것이 원활하지 않으면 세 번째 갱년기가 올 수 있죠. 갱년기에도 건강을 잃지 않는 여성은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등으로 돌려막는 플랜 B, 플랜 C가 잘 준비돼 연착륙하기 때문입니다.

성인에게도 성장호르몬이 중요하네요?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나와 간으로 가서 소마토메딘이라는 호르몬을 생성해 뼈와 연골, 근육, 피부, 인지 기능에까지 작용해요. 그래서 성장호르몬을 ‘회춘 호르몬’이라고도 합니다.

수면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멜라토닌이 노화 지연에도 작용하나요?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 우리 몸은 청소가 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합니다. 멜라토닌은 잠을 통해 모든 세포가 쉬면서 에너지를 회복하도록 돕기 때문에 면역 작용과도 관련이 있죠. 멜라토닌은 혈당이나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도 합니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등 논란이 여전한데요?
호르몬 보충과 관련해 2가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첫째, “호르몬은 어차피 떨어지는 건데 왜 굳이 보충해야 하나”라는 것이고, 둘째, “호르몬을 보충했을 때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겁니다. 교통사고가 두렵다고 해서 운전을 피하지 않듯이 호르몬도 규칙을 잘 지키면 위험을 피할 수 있어요. 부작용이 두려워 현대 의학의 꽃이라는 호르몬 치료를 못 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호르몬 보충 규칙은 뭔가요?
무엇보다 자신의 호르몬 수치와 필요량을 정확히 진단받을 필요가 있어요. 여성호르몬 수치를 올려야 한다면 주사제로 호르몬을 주입해야 할지, 석류만 섭취해도 될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작용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여성호르몬 치료는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고, 성장호르몬 치료는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어요. 그러나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면서 치료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여성호르몬 치료는 폐경 직후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을 해소하라

나무가 아닌 숲을 보듯 호르몬 균형을 맞춰야

비만, 다이어트에는 어떤 호르몬이 작용하나요?
대표적인 게 소장 호르몬이에요. 식욕 호르몬도 있지만 아직은 약으로 개발돼 있지 않아요. 그렐린은 배가 고프니까 먹으라는 신호를 주는 호르몬이고, 렙틴은 이제 배가 부르니까 그만 먹으라고 하는 호르몬이에요. 이런 식욕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호르몬 치료제는 아직 개발돼 있지 않아요. 대신 우리가 먹는 디에타민, 큐시미아, 콘트라브 같은 비만약은 결국 끝단에 있는 그렐린과 렙틴의 균형을 조절해 식욕을 떨어뜨리게 하는 것이지만요. 그런데 최근에 소장 호르몬 유사체 등과 소장 호르몬에 작용해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이러한 소장 호르몬에 작용하는 비만약은 위 운동을 더디게 해서 혈당도 떨어뜨리고 비만도 치료하며, 식욕을 억제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기능으로 체중을 24kg까지 감량해 각광받고 있습니다.

호르몬 체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생활 방법은 무엇입니까?
정답은 없고, 자기에게 맞는 호르몬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해요. 호르몬에 좋은 음식과 운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좋아하는 음식과 운동을 즐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래 활동적인 사람은 악기 연주와 그림 그리기, 정적인 사람은 음악 감상과 미술관 관람을 선택하는 등 각자의 취향에 따라 취미를 선택하면 됩니다.

자기에게 맞는 호르몬 습관을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병원에서 호르몬 수치를 잴 수 있지만 제가 환자들에게 늘 얘기하는 것은 “호르몬은 재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라는 거예요.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이들은 혈당을 측정하지 않아도 ‘지금 혈당이 어느 정도일 것이다’라고 느끼고 거기에 맞춰 혈당 관리를 합니다. 익숙해지면 특정 증상만으로도 건강한 호르몬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당장 올바른 습관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당 지수가 높는 음식을 먹었다면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어 평균 당 지수를 맞추면 됩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호르몬 균형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호르몬 불균형은 왜 일어납니까?
호르몬 불균형이 일어나면 인간은 육체적·감정적·정신적 건강을 상실하게 됩니다.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데, 어떤 호르몬은 줄어들지 않아 호르몬들 간의 균형점이 깨지기 때문이에요. 특정 호르몬이 빨리 감소하는 사람도 있어요. 호르몬 불균형은 우리의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어떤 음식을 먹는지, 당 지수가 높은 음식을 즐기는지, 당 독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지, 어떤 운동을 하는지, 운동 습관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입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8월호
2024년 08월호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