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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느리지 않은 삶, 귀촌 라이프

황혜진 씨는 남편과 함께 충북 옥천군으로 귀촌해 한 시골집을 직접 리모델링한 뒤 게스트 하우스 ‘시작에 머물다’를 운영하고 있다.

On July 21, 2024

“누군가는 느린 삶이라고 하겠지만 저에게는 도시보다 좀 더 바쁜 삶 같아요.
그렇지만 매일 강아지와 산책하며 밤하늘의 별을 볼 때는
남편과 함께 귀촌하길 잘했다고 얘기합니다”

 INTERVIEW 

한적한 시골에 게스트 하우스를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느 날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뭐 하고 싶냐고 물으니 구례로 여행 가서 묵었던 민박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숙소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데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혼과 귀촌 준비를 함께 시작했어요.

연고가 없는 옥천으로 귀촌한 이유는 뭘까요?
처음엔 강원도나 관광지 위주로 알아봤는데 이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였어요. 신혼집과 숙소, 개인 작업실까지 3채의 집을 얻으려다 보니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어려웠죠. 지인들에게 지역을 추천받았고 옥천을 알게 됐어요. 유튜브로 부동산을 찾아보다 지금의 집을 발견하고 주말에 바로 옥천으로 향했어요. 집을 보는 순간 “이 집이다” 싶었죠. 시골에 집을 얻을 땐 도시보다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해요. 시골집의 상태가 리모델링할 수 있는 컨디션인지 고려해야 하고요. 마을의 분위기와 마을 사람들의 성향도 살펴봐야 해요. 만약 모든 편의 시설을 갖춘 도시 생활이 익숙한 분이라면 마을 주변에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해요.

현재 운영 중인 게스트 하우스 ‘시작에 머물다’도 직접 리모델링했나요?
전문가가 아니라 콘셉트를 계획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다만 한옥의 형태를 살리면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무와 잘 어우러지는 컬러를 골랐고, 가구와 소품은 모던한 디자인으로 골라 포인트를 줬어요. 또 청결을 위해 숙소 구석구석을 직접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단골들도 꽤 생겼답니다.

마을 어르신들과 하는 공동 구매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어느 날 옆집 할머니께서 곶감을 갖다주셨어요. 곶감이 많이 남게 될 상황이었던 거예요. 저희가 게스트 하우스를 하니까 손님에게라도 곶감을 팔아달라고 부탁하러 오신 거였어요. 그래서 곶감을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저희가 직접 어르신 댁에 방문해 곶감을 다듬는 걸 봤는데 너무 정성스럽게 하시는 거예요. 이 곶감을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공동 구매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됐고, 어르신들에게도 예쁨을 받기 시작했어요(웃음).

누구나 꿈꾸는 로망을 현실로 이뤄냈어요.
아무것도 몰라서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다시 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주저하지 않을까 싶어요.

귀촌 라이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어요?
여유로운 것 같지만 여유롭지 않은 삶. 실제로는 도시보다 더 부지런해야 해요. 배달이 안 돼서 매일 요리를 직접 해 먹어야 하고 문화생활을 하려면 한두 시간 걸려 외지로 나가야 하니까요. 누군가는 느린 삶이라고 하겠지만 저에게는 도시보다 좀 더 바쁜 삶 같아요. 그렇지만 매일 강아지와 산책하며 밤하늘의 별을 볼 때는 남편과 함께 귀촌하길 잘했다고 얘기합니다.

CREDIT INFO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이은형
2024년 07월호
2024년 07월호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이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