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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예능 만드는 사람, <돌싱글즈>박선혜 PD

‘한 번 다녀온’ 남녀들의 새로운 사랑에 시청자들이 푹 빠졌다. <돌싱글즈>를 만든 박선혜 PD를 만났다.

On October 0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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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까지 큰 관심 속에 종영했어요(<돌싱글즈3>는 비드라마 TV 화제성과 TV 검색 반응 등에서 12주 내내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까지 고민이 컸어요. 시청자에게 진부한 프로그램으로 남을까 봐 걱정이었어요. 또 모든 시즌이 그랬듯 연애 예능의 핵심 요소인 출연진의 서사와 감정 교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을까 우려됐죠. 그런데 여전히 매력적으로 생각해주시고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돌싱글즈>가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요?
진정성이요. 출연진이 처음부터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게 우리 프로그램만의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기혼자는 결혼 경험이 있는 출연자들에게 공감하고, 미혼자는 남녀 간에 싹트는 새로운 감정에 몰입하는 거 같아요. 특히 이번 시즌은 표현이 보다 과감해서 시청하는 재미가 컸다고 생각해요.

첫 시즌에 비해 노련함이 생겼을 거 같아요.(웃음)
여전히 아픔이 있는 출연진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아요. 그리고 프로그램 포맷은 같아도 출연진이 매번 달라 새로운 느낌이에요. 첫 촬영 때와 마찬가지로 출연진의 서사와 감정에 몰입하면서 함께 울고 웃어요. 이번에는 이소라 씨와 최동환 씨의 케이블카 이별 장면이 눈물 버튼이었어요. 촬영 때부터 편집까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웃음)

제작자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요. 간혹 출연진이 “모르겠다”고 말할 때가 있어요. 본인도 본인 마음이 정리가 안 되는 거예요. 제작자 입장에서 출연진의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돼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연애 감정이라는 게 그런 거 같아요.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뒤돌아서면 섭섭하고, 평소에는 아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흐뭇했던 순간과 안타까웠던 순간을 꼽으면요?
사랑을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많았던 조예영 씨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첫 인터뷰에서 연애를 시작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불꽃 튀는 사랑을 하더니 자신의 감정을 과감하게 표현하더라고요.(웃음) 반대로 이소라 씨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사전 미팅 당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위축된 모습이었어요.

방송을 통해 실제 연인이나 부부가 된 출연진을 보면 감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최근 <돌싱글즈2> 출연진 윤남기 씨와 이다은 씨의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두 사람과 각각 사전 미팅을 했던 시간부터 촬영 중에 사랑이 싹터 실제 연인이 되는 과정까지 알고 있어 묘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다은 씨의 딸 리은이까지 세 식구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돌싱글즈>의 가치를 생각했어요. 저를 포함해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작가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돌싱글즈>뿐만 아니라 연애 예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랑만큼 진실한 감정이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쉽게 몰입하고, 크게 공감하는 게 아닐까요?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보는 거죠. 소위 ‘과몰입’을 하게 되면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돌싱글즈>만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재고 따지지 않는 감정 표현이요. 소위 ‘밀당(밀고 당기기)’이 없어요.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과정을 시원하게 건너뛰는 출연진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감정 소모나 감정싸움에 지쳤다는 공통점이 있어 더 솔직해지는 거 같아요.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나요?
세상의 다양한 가족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부모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뿐 아니라 싱글맘, 싱글대디 역시 가족이라는 사실을요.

박 PD표 <돌싱글즈3> 관전 포인트 3

예측 불가 관계도
출연진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오늘 데이트 상대와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다음 날은 다른 상대를 고른다. 본인에게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해 다양한 만남을 선호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몰입하다 보면 미묘하게 바뀌는 감정이 눈에 보인다.

과감한 애정 표현
조예영과 한정민 커플이 삽시간에 사랑에 빠진 모습이 화제였다. 카메라가 있는데도 오로지 서로에게만 집중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계산 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전부 쏟아내는 게 이번 시즌만의 묘미다.

솔직한 감정선
이소라가 처음으로 데이트 상대를 매칭할 때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한다. 또 최동환은 마지막까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사랑의 모양이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다.

박 PD표 1PICK 출연진

이소라
제작진과 촬영 내내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출연진이다. 촬영 초반 느껴졌던 마음의 벽이 사랑으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의 감정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벅찼다. 제작자 입장에서 힘들어하는 출연진을 보면 아픔을 나누고 싶다. 이소라는 그런 출연진이었다. <돌싱글즈>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픔을 딛고 새롭게 나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처럼 아픔을 극복하고 한층 더 성장하는 출연진이 이소라였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김연주,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서울문화사 DB
2022년 10월호
2022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김연주,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서울문화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