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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구까지, 전국 아트 투어

지역별 여행을 다니며 그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는 것 또한 여행의 한 조각이다. 서울과 대구에서 열리는, 눈여겨봐야 할 11월 전시 소식.

On November 05, 2024

1 <여세동보(與世同寶) 세상 함께 보배 삼아 >

지난 9월, 새롭게 문을 연 대구간송미술관은 전국으로부터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 세상 함께 보배 삼아>는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보존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시대적 메시지를 전한다. <훈민정음해례본>과 같은 국보급 문화재에 대한 현대적 기획 시도가 인상 깊은 전시.
전시실 1에는 김홍도, 신윤복을 비롯해 정선의 산수화 등 국가적 유산이 대거 전시돼 있고, 전시실 4에서는 불교미술, 도자기, 서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중 단연 인기는 박성환 큐레이터가 담당한 전시실 2로 마치 내밀한 공간에서 신윤복의 <미인도>를 독대하듯 만날 수 있어 감상하기까지 다소 대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전시실 3 <훈민정음 해례본: 소리로 지은 집> 전시에서는 <훈민정음해례본> 진본과 함께 현대미술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사운드, 영상 작업을 함께 선보여 전시의 외연을 확장했다. 조선시대 대표 화가, 대표 작업을 실감 나게 영상으로 구현한 전시실 5와 간송의 방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놓치지 말고 봐야 할 전시는 개관전답게 풍부한 내용을 자랑한다.
기간 ~12월 1일
장소 대구 간송미술관
관람료 성인 1만원

한 줄 평 많은 관람객이 증명하듯 국보와 보물이 즐비한 이번 전시는 이름처럼 ‘보배’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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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신윤복 미인도 ⓒ간송미술문화재단 / 우)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간송미술문화재단

좌) 신윤복 미인도 ⓒ간송미술문화재단 / 우)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간송미술문화재단

2 <2024 해외교류전 ‘와엘 샤키’>

대구간송미술관과 서로 인접한 대구미술관은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이집트 국가관 앞에 오픈런 행렬을 만들 정도로 큰 주목을 받은 <와엘 샤키> 개인전을 국내국공립 미술관 최초로 선보인다. 이집트 출신의 작가는 영상, 조각, 설치 작품 등을 통해 정치와 역사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특히 대구미술관 커미션으로 선보이는 신작 영상 <러브 스토리>(2024)는 우리나라 구전설화와 전래 동화인 <누에 공주> <금도끼 은도끼> <토끼의 재판>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색상 반전 영상으로, 익숙함에 낯설게 하는 방식의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와엘 샤키의 작품 70여 점을 넓은 공간에서 타인의 방해 없이 오롯이 관람할 수 있는 전시로, 대구를 방문한다면 놓치지 말고 찬찬히 둘러보자.
기간 ~2025년 2월 23일
장소 대구미술관
관람료 성인 1천원

한 줄 평 와엘 샤키를 만나기 위한 장소로 대구는 베니스에 비해 참으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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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이 지난 8월부터 많은 관람객을 매료시키고 있다. 마치 건축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미로를 탐험하듯 철저히 계산된 동선과 작품 배치는 파티만의 파스텔화, 조각 그리고 리움의 고미술 소장품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파스텔 벽화 5점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먼지처럼 연약한 느낌의 파스텔로 호암미술관의 벽면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강렬하게 표현해낸 벽화는 전시 기간에만 존재하고 사라질 예정으로 이번 전시의 제목인 <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십장생도10곡병>, <군선도>를 참조한 신작 초상 8점을 통해 파티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고미술품의 모티브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기간 ~2025년 1월 19일
장소 호암미술관
관람료 성인 1만4천원

한 줄 평 호암미술관 전체가 니콜라스 파티의 거대한 작품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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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Nicolas Party_Insects_2019 (c) Nicolas Party (Photo Adam Reich) / 우) Nicolas Party_Tree Trunks_2024 with Portrait Nicolas Party_Insects_2019 (c) Nicolas Party (Photo Adam Reich) with Mushroom_2019 (Photo Sangtae Kim)

좌) Nicolas Party_Insects_2019 (c) Nicolas Party (Photo Adam Reich) / 우) Nicolas Party_Tree Trunks_2024 with Portrait Nicolas Party_Insects_2019 (c) Nicolas Party (Photo Adam Reich) with Mushroom_2019 (Photo Sangtae Kim)

4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

송은에서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 전시는 현대 미술계의 거물, 프랑수아 피노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이 전시는 컬렉터의 철학과 현대미술의 흐름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피노의 안목이 단순히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다양한 작품을 선별했다는 점이다. 영상, 설치, 조각,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전시는 마치 그 제목처럼 이 모든 컬렉션 자체가 거대한 초상을 이루는 듯하다. 신비감, 불안감, 독특한 정체성 등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전시로,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기간 ~11월 23일
장소 송은
관람료 무료

한 줄 평 송은의 지하 공간에 설치된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의 <Opera (QM. 15)>(2016)는 섬뜩한 낯섦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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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이혜민(@comme_haemin)

큐레이터 이혜민(@comme_haemin)

미술 전시 기획과 홍보 마케팅 전문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을 맡았고

K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일민미술관 선임 홍보 담당으로 근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AI를 활용한 예술교육 등 융복합적 강의와 글쓰기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백상경제연구원 미술정책연구소 부소장.

CREDIT INFO
에디터
고유진
이혜민(큐레이터)
2024년 11월호
2024년 11월호
에디터
고유진
이혜민(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