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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의 양궁 인생 그 자체

48년 만의 최소 인원 출전으로 기적의 성과를 이뤘다. MZ세대의 맹활약으로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8위를 기록했다.

On September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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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청주시청)은 파리 올림픽에서 3관왕을 달성하고 올림픽 통산 금메달 5개로 대한민국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드디어 마지막 퍼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이루었습니다. 매번 금메달을 1개만 걸다가 처음으로 3개를 걸어봤어요. 이 무게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박경모 SBS 해설위원으로부터는 슬럼프에 대처하는 방식을, 임동현 남자 대표팀 코치로부터는 경기 운영 방식을, 오진혁(현대제철)으로부터는 리더의 자세를 배웠다는 김우진은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압박감은 격려와 응원으로 받아들인다.

“효자 종목에 쏟아지는 관심은 양날의 검 같아요. 벨 수도 있고 베일 수도 있죠.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에 먹칠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활을 잡고 있는 한 압박감은 벗어날 수 없지만 우리를 믿고 격려해주신다고 생각하며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마인드도 국가대표인 그가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벌인 결승전은 세기의 명승부로 통한다. 두 사람의 결승전은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슛오프까지 간 결과 김우진이 쏜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서 55.8mm 떨어진 위치에 꽂혔고, 엘리슨이 쏜 화살은 정중앙에서 60.7mm 떨어진 곳에 꽂혔다. 4.9mm 차이로 승패가 결정됐다.

“세트 스코어가 동점인 상황에서 제가 텐텐텐(10-10-10)을 쐈기 때문에 상대가 압박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엘리슨 역시 텐텐텐을 쐈죠. 그가 왜 세계적인 선수인지 절감했어요. 4강전에서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 선수를 이기고 올라간 결승이라 금메달을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그때 뒤에서 박성수 감독님이 ‘너 김우진 아니냐? 김우진 아니면 누가 할 수 있겠냐?’라고 하셨어요. 어차피 더 이상 쏠 화살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한 발이라면 후회 없이 쏘자 하고 활을 들었죠. 경기가 끝난 뒤 엘리슨이 ‘오늘 우리는 챔피언처럼 행동했고 챔피언처럼 쐈다’고 했어요.”

김우진은 ‘수면 쿵야’로 통한다. 위기 상황에도 잠자듯 평정심을 유지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마지막 한 발에서도 극도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오랜 수련의 결과였다. “떨리고 긴장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법을 깨쳤어요. 두려움을 숨기는 대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죠. 그리고 뒤돌아보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쏜 화살이고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지만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 120명 선수가 64강부터 도전해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한국양궁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때문이다.

“시골에 묻혀 있던 활을 잘 쏘는 선수가 어느 날 국가대표의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는 게 양궁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에요. 예전엔 메달리스트는 20강부터 참여하게 해줬는데 올림픽 3관왕도 예외 없어요. ”

그는 “메달을 땄다고 젖어 있지 마라. 해 뜨면 마른다”고 선수들에게 조언한다.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원래 모습을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양궁을 어떻게 정의할까?

“양궁은 삶 그 자체입니다. 점수에 연연하면 더 큰 실수를 해요. 8점을 쐈지만 10점을 쏴서 만회할 수 있어요. 양궁과 인생 모두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 화제의 여제

골프 리디아 고 뉴질랜드 교포 골프 선수이자 국내 팬들에게는 ‘현대가 며느리’로 잘 알려진 리디아 고(하나금융)가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골프 여자부 경기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동시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마지막 1점을 채워 27살의 나이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는 “내 골프 인생 최고의 순간이에요.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된 기분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역도 박혜정 생애 처음 출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으로 합계 299kg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역도 여신. 박혜정(고양시청)은 세계신기록과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메달의 영광 뒤에는 아픔도 서려 있다. 지난 4월, 8년간의 암 투병 끝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 박혜정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태국으로 건너가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려 파리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고, 그 티켓은 은빛 메달이 됐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파리 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paris2024), 대한체육회 인스타그램(@ksoc_official)
2024년 09월호
2024년 09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파리 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paris2024), 대한체육회 인스타그램(@ksoc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