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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의학 김나영 교수가 말하는 남녀의 질병 치료법

남녀 차이는 질병 치료에도 적용돼야 한다. 이런 요구를 반영한 학문이 있다. 바로 성차의학이다. 국내 성차의학 연구를 주도하는 김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성차의학연구소장)를 만나 질병과 남녀 차이의 관계를 알아봤다.

On August 29, 2024

과민성장증후군은 여성이 2배 더 많이 발생하고, 여성은 불안·우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일찍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도 남녀가 다르다

여성은 남자보다 2배 적고, 우측 대장암 많아


남녀 차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 성호르몬인데, 여성호르몬은 어떤 질병과 특히 관련이 높은가요?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질환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과 동맥경화가 있는 남성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는 여성이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반면 여성호르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질병은 소화기암이에요. 위암, 대장암, 간암 등은 여성이 1.5~2배 적게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남녀 차이가 큰 대표적인 질병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뇌성마비와 자폐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각각 3배, 4배나 더 많아요. 남아는 자폐증 증상이 명확해서 비교적 일찍 진단을 할 수 있지만 여아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모호해 진단이 좀 늦은 편이고요. 대장암도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남성은 여성보다 대장암이 5~7세 일찍, 좌측 대장(좌측 하행 결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반면에 여성은 우측 대장(우측 상행 결장)에 대장암이 잘 생기고 톱니 모양 선종인 납작한 용종이 많아 내시경을 할 때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하죠. 사람뿐만 아니라 쥐 실험에서도 수컷 쥐의 대장암 발생률은 암컷 쥐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주로 좌측 하행 결장에서 발생해요. 수컷 쥐에게 여성호르몬을 7일간 대량 주입했더니 대장암 발병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정소를 제거해도 좌측 대장암 발생이 낮아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꾸준히 투여했더니 다시 대장암 발생이 증가했고, 암컷 쥐의 난소를 제거한 결과 우측 대장암 발생이 감소했어요. 이를 통해 동물에서도 성호르몬이 대장암 발병에 다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이 대장암에 적게 걸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대장암 발병률이 남성보다 1.5~2배 더 적습니다. 술, 담배, 비만 등 젠더 측면에서 남녀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성들도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여성이 2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남성은 주로 급성장염 이후에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겪는 비율이 높고,
여성은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심한 편이에요.
특히 여성은 불안·우울 요인이 매우 강하게 작용합니다.

과민성장증후군도 성별에 따라 종류가 갈린다고요?
과민성장증후군은 여성이 2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남성은 주로 급성장염 이후에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겪는 비율이 높고, 여성은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심한 편이에요. 특히 여성은 불안·우울 요인이 매우 강하게 작용합니다. 장내세균의 균형이 깨져 과민성장증후군이 발생한 경우 프로바이오틱스나 대변 이식이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여성에게서 효과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처럼 장내 세균도 남녀 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치료 방법도 남녀에 따라 다른가요?
외래에서 진료할 때 불안·우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여자 환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주는 편이에요. 만일 어떤 스트레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면 단순한 변비약보다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남성 환자에 비해 빨리 처방하는 등 정신과적 접근을 같이 하면 치료 효과가 빠를 수 있어요.

심혈관질환도 남녀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성별 차이가 가장 크게 주목받은 질환이 심혈관질환입니다. 흔히 심근경색, 협심증이 발생하면 남자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다’고 느끼는데, 여성이 느끼는 통증은 남자보다 약합니다. 그 이유는 남성은 혈전이 관상동맥에 쌓여 있다가 떨어져 나가면서 극심한 흉통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은 흠집이 살짝 나는 식으로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입니다.

남성에 대한 연구가 적은 질환도 있죠?
대표적인 것이 골다공증과 유방암이에요.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70대 이상 남성의 18%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지만 실제로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남성은 이러한 환자의 16.2%에 불과해요. 그리고 해외 연구에 따르면 세계 전체 유방암의 1%는 남성 유방암입니다. 국내에서도 남성 유방암 비율이 0.4%로 보고되고 있어요. 남성 유방암은 여성보다 성호르몬의 영향을 더 크게 받습니다. 성차의학에서는 남성 골다공증, 남성 유방암 등 희소 질환 연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9월호
2024년 09월호
에디터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