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ISSUE

손준호가 고민하는 주안이의 공부법

아내와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은 결국 교육 문제다.

On August 14, 2024

3 / 10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 아내와 내가 주안이 교육 문제로 부딪칠 때마다 하는 말이다.

선행 학습과 타이트한 스케줄로 학원을 다니는 아이의 부모를 만나고 오면 주안이를 너무 풀어주고 있는 건 아닌지 괜한 불안감이 찾아온다. “우리도 학원 좀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아까 들었던 학원에 연락 한번 해볼까?” 그런 날은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부터 온종일 대화가 그쪽으로 쏠린다. 그러면서도 결국 “그러지 말자” 하다가도 “어떻게 안 그래? 아까 그 집 엄마 얘기 못 들었어?” 하며 사소한 의견 대립을 하게 된다.

간혹 주안이가 옆에 있으면 대화의 주체인 만큼 상당한 도움이 된다. 주안이가 계속하고 싶은 공부, 해보고 싶은 공부, 엄마·아빠가 얘기하는 것 중 하기 싫은 공부 등 자신의 의사를 너무나 명확하게 이야기해 선택이 심플해진다. 우리 부부는 주안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거의 들어주는 편이다. 그게 꼭 영어나 수학이 아니어도 그렇다.

최근 주안이는 운동에 관심이 많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근육’에 관심이 많다. PT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나도 안 받아본 퍼스널 트레이닝도 시작했다. 공부와 체력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변의 이야기도 한몫했다. 코딩도 아내와 나는 잘 모르는 분야지만 주안이가 흥미를 느껴 시작하게 됐고, 코딩을 하면 자연스럽게 수학도 배워야 한다고 해서 수학도 배우고 있다.

언젠가 주안이를 아내와 같이 픽업 가는 길이었다. 어떤 주제였는지 생각이 안 나지만 주안이 교육 문제로 티격태격하다가 주안이를 차에 태우고 나서야 소강상태가 됐다. 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셋이서 옆구리 간지럽히는 장난을 치는데 아내가 나한테만 하지 말라고 툴툴댔다. 그 모습을 본 주안이가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리면서 한마디 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유치하게 싸우는 거예요?” 하며 놀아주기 힘들다는 식으로 말하곤 먼저 들어가는 게 아닌가. 주안이는 앞서 있던 상황을 알 리 없다. 괜히 억울하기도 하고 멋쩍어 아내와 난 그 자리에서 웃으며 자연스레 화해가 됐다.

육아 베테랑인 배우 손지창 선배를 만나면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형이 전 제일 부러워요!” 그러면 늘 형은 “준호야, 결단하고 행동하면 돼. 결단하고 행동하려면 그만큼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야겠지만, 또 고민하느라 실천하지 못하는 일도 많아”라고 말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교육에 있어서도 결국 부모와 자식의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대로만 아들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주안이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자신이 원하는 길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돼주는 게 결국은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손준호
사진
손준호 제공, 김소현 인스타그램
2024년 08월호
2024년 08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손준호
사진
손준호 제공, 김소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