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WELLSENSE

WELLSENSE

오메가-3,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건강기능식품 필수 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오메가-3, 음식, 보충제… 뭘로 채울까?

On August 05, 2024

오메가-3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최근에는 오메가-3 보충제가 심방세동 부정맥 위험을 살짝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메가-3를 먹지 말아야 할까? 먹는다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이를 따져보기 전에 오메가-3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건강에 좋다는 다가불포화지방산(Long chain PUFAs)의 두 축을 이루는 것이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이다. 이중결합의 위치에 따라 뒤에 붙는 숫자가 달라진다. 오메가-6는 주로 염증, 혈관 수축, 혈소판 응집을 촉진하는 신호를 준다면 오메가-3는 이와 경쟁하므로 염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 비율이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여기는 전문가들도 있다. 아직까지 어느 정도의 섭취 비율이 최적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둘 다 필수지방산이며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으므로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오메가-3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보충제와 음식 중에 무엇으로 섭취할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효과 논란 이어지는 이유

오메가-3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이누이트 패러독스가 알려지면서부터다. 1970년 덴마크 과학자들이 그린란드에 가서 원주민 이누이트가 어떻게 고지방식을 하면서도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낮은지 조사했다. 당시만 해도 저지방식이 심장과 혈관의 건강에 필수 불가결하다는 믿음이 컸다. 그런데 기름진 바다표범과 생선을 먹는 이누이트인의 혈관이 막히지 않고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TG) 수치가 낮게 나타났던 것이다. 대체 뭐 때문일까? 연구자들이 초점을 맞춘 성분은 생선과 바다표범 고기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었다. 이때부터 오메가-3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시작됐다. 오메가-3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른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건수 자체가 많다. 그런데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효과가 분명치 않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오메가-3는 본래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하지만 오메가-3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대표적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 EPA, DHA다. 그중에서도 EPA, DHA 2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ALA는 아마씨유, 대두유, 카놀라유 같은 식물성기름에 들어 있다. DHA와 EPA는 어류, 어유(생선 기름), 크릴 오일에 들어 있다. 그렇다고 생선이나 크릴이 DHA, EPA를 만드는 건 아니다. 이들 오메가-3는 바닷속 미세 조류에 의해 합성된다. 미세 조류를 식물성 플랑크톤이 먹고, 플랑크톤을 생선이 섭취해 오메가-3가 축적된다. 사람은 생선 같은 식품을 통해 오메가-3를 섭취하게 된다.

오메가-3는 세포막을 형성하는 인지질의 구성 요소로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DHA는 망막, 뇌, 정자에서 특히 높은 농도로 발견된다. 식물성기름 속 오메가-3인 ALA는 체내에서 EPA로 전환된 다음 다시 DHA로 전환될 수 있지만, 인체 내에서 이런 전환이 아주 활발하게 일어나진 않는다. 대개 전환율은 15% 미만이다. 따라서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EPA와 DHA를 직접 섭취하는 것이 체내에서 이들 지방산 수치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실제로 생선을 많이 먹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우 생선을 적게 먹는 서구인에 비해 적혈구 EPA, DHA 수준이 2배 이상으로 나타난다. 한국인의 평균 생선 섭취량은 주 4회로 미국인보다 2배 이상이라는 사실과 직결되는 연구 결과다. 2023년 영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장 내 오메가-3 수치가 높은 덕분에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중증도가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도 코로나19 중증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은 가장 낮은 사람들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을 위험이 21%, 입원 위험이 26%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로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지만 평소 생선을 자주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약간의 자신감을 더해주기엔 충분하다.

혈중 중성지방 감소에 도움

임신, 수유 중일 때 오메가-3가 풍부한 해산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아기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메가-3 보충제가 인지 기능 저하, 치매,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분명치 않다. 오메가-3와 안구건조증 완화, 황반변성 위험 감소에 대한 연구도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TG)이 매우 높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췌장에 염증이 생길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병의원에서 오메가-3 제제를 처방하는 것도 주로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기 위함이다. 하지만 심장과 관련해서는 앞서 언급한 논란이 있다. 오메가-3 보충제가 심장마비와 같은 관상동맥 질환, 심장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있다. 하지만 보충제를 먹어도 심장마비·뇌졸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다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오메가-3가 심장 세포의 전기 신호를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1년 7개의 임상 시험 결과를 종합한 연구에서는 오메가-3 섭취가 심방세동 부정맥 위험을 평균적으로 25% 더 높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할수록 부정맥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만 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피시오일 보충제를 섭취한 이들 중 심혈관 질환이 없었던 사람은 심방세동 위험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13%,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기존에 심장 질환이 있었던 사람은 심방세동이 심장마비로 진행될 위험이 15%, 심장마비가 사망으로 진행될 위험이 9% 낮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사람에 따라 득실이 갈린다는 이야기다.

생선 적게 먹는다면 보충제로 채워야

결론은 명확하다. 음식으로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유익하다. 연어, 고등어, 멸치, 정어리 같은 생선을 자주 먹는 식습관을 가졌다면 굳이 오메가-3 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생선에는 오메가-3 외에도 건강에 유익한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다. 하지만 해산물을 많이 먹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유 보충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019년 연구에서 오메가-3는 매주 1.5g 제공량 미만의 생선을 섭취하는 사람에게는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이상 섭취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유익이 관찰되지 않았다. 2020년 발표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도 오메가-3 보충제로 제일 큰 도움을 받은 사람은 원래 생선을 적게 먹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2가지 이상인 사람으로 나타났다. 육류보다 생선을 더 자주 먹는 식습관으로 바꿀 수 있다면 최상이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보충제를 통해 오메가-3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의 약사이며 푸드라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 <매불쇼>와 여러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음식, 건강에 대한 과학적 지식 전파에 앞장서왔다. 신문·잡지 칼럼을 통해 약과 음식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등을 출간했다.

CREDIT INFO
정재훈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8월호
2024년 08월호
정재훈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