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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야구, 농구에 피겨까지, 추문에 휩싸인 한국 스포츠계

최근 야구와 축구, 농구는 물론이고 피겨 등 국내 스포츠계 전반에서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가 끊이질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On July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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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는 ‘사생활 관리’라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포츠계에 불거진 추문들은 사생활의 수준을 넘어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건·사고라는 점에서 대중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농구 스타 허웅의 충격 사생활

최근 가장 큰 스캔들의 당사자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 선수 허웅이다. 그는 ‘농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대중적으로 유명한 허재의 큰아들이다. 허웅은 최근 세 시즌 연속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를 차지하고,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십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을 정도로 농구계의 대표적 스타.
하지만 허웅은 지난 6월 26일 전 여자친구 A씨를 공갈 미수, 협박,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 이른바 ‘진흙탕 싸움’에 들어갔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A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교제 기간 중 A씨는 두 차례 임신했지만 임신중절수술을 받게 됐다. A씨는 허웅과 결별한 이후 허웅을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했고, 허웅은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3억원을 요구받았다”며 A씨를 고소한 것. 하지만 A씨는 두 차례의 임신중절수술이 허웅의 강요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초반 여론은 임신중절수술을 두 번이나 한 A씨를 고소한 허웅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이에 대해 허웅 측은 “허웅은 전 여자친구 A씨가 두 차례 임신했을 때마다 결혼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A씨가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됐던 여성들과 어울렸고, 마약과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평범한 미술 하는 여대생’이라며 허웅 측이 데이트 기간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재벌 3세 황하나 등과 어울려 필로폰 등을 투약한 혐의에 대해 이선균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 자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점차 진흙탕 싸움으로 바뀌는 양상. 결과야 어떻든 국내 프로농구 대표 선수인 허웅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된 상태다.

마약, 불륜, 낙태… 바람 잘 날 없는 야구계

야구계에도 각종 추문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전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 오재원의 마약 투여와 관련된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1년간 총 11회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문제는 오재원의 마약 투여 사건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대거 관련돼 있다는 점.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과 두산 베어스 트레이너 1명 등 총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오재원에게 필로폰을 제공하거나 판매한 지인 3명은 구속됐다. 나머지는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정과 자낙스정 등을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전달하거나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다량으로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역 선수는 8명인데 모두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소속 투수 나균안은 올해 개막 직전 불륜 의혹에 휩싸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6월 25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등판일 새벽까지 지인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결국 롯데 구단은 나균안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사회봉사 활동 40시간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이 밖에 한 프로야구 여성 팬이 국가대표 출신 프로야구 선수 A씨가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자신을 1년 가까이 만났으며, 임신하자 낙태를 요구했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장하면서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축구계와 빙상계도 이어지는 성 추문 사건

프로축구 경남FC 소속 축구 선수 윤주태는 자신이 성병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병을 옮겨 경찰에 상해 혐의로 입건됐고, 결국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남FC는 윤주태와 계약을 해지했다.

형수가 사적 영상을 유포하면서 협박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역시 결국 불법 촬영 혐의로 최근 불구속 기소됐다. 황의조는 피해자 2명의 여성에게 동의를 받지 않고 사생활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19살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의 성 추문 사건 역시 시끌벅적하다. 이해인은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며 김연아 이후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5월 이탈리아 전지훈련 중에 숙소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였던 남자 후배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자격정지 3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해인은 남자 후배와 과거 연인 사이였고 다시 사귀는 과정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남자 후배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현재 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빙상계에서는 그동안 성 추문이 적지 않았다. 고등학생이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A선수를 지속적 성폭행한 조재범 코치는 202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3년형이 확정됐다. 임효준 선수가 훈련 도중 황대헌 선수의 바지를 벗기며 성희롱한 ‘동성 성추행’ 사례도 있었다.

2014년에는 대학 빙상팀 코치였던 A씨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임신까지 시켜 영구제명 징계를 받기도 했다.

럭비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안드레 진은 얼마 전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최근에는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즌2-언더그라운드>, JTBC <아는 형님>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안드레 진은 지난 6월 1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성관계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폭행하고 화장실 문과 휴대전화 등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21일 안드레 진을 구속해 4일간 수사를 벌인 뒤 검찰에 넘겼다.

손흥민 아버지와 친형이 폭행 논란에 휘말린 사연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 코치 등 코치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3월 유소년 선수 A군의 부모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손흥윤 코치가 A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며 손 감독과 손 코치 등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손 감독 측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손 감독 측이 공개한 녹취록으로 여론은 반전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A군 아버지가 합의금으로 5억원을 요구한 것. 녹취록 공개 이후 여론은 반전됐지만, 시민단체가 A군 부모 편을 들면서 논란은 다시 확산됐다. 시민단체 4곳이 지난 7월 1일 손 감독과 코치들을 향해 “인권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엄정 수사를 요구한 것. 다만 SON축구아카데미의 다른 학부모들은 “아카데미 내에서 문제가 될 만한 훈육과 체벌이 없었다”는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지도자는 만나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폭행 사실은 명백하기에 기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단순폭행이냐, 아동학대냐에 따라 처벌 경중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CREDIT INFO
취재
육종심(프리랜서)
사진
일요신문, 게티이미지뱅크, 각 선수 인스타그램, 롯데자이언츠 공식 인스타그램
2024년 08월호
2024년 08월호
취재
육종심(프리랜서)
사진
일요신문, 게티이미지뱅크, 각 선수 인스타그램, 롯데자이언츠 공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