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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58년 가수 인생 히스토리

지난 4월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공연에서 가황 나훈아는 은퇴에 대한 속내는 물론이고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했다. 이런 부분이 세간에 크게 화제가 됐지만 이 밖에도 나훈아는 다양한 발언을 했다. 그가 이번 공연에서 한 3가지 발언을 중심으로 가황 나훈아의 지난날을 되짚어봤다.

On June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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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제가 세 번 결혼했니, 네 번 했니 하는데,
농담 아니고 전 결혼식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나훈아가 ‘마이웨이’를 부르는 도중에 한 발언이다. 나훈아의 말처럼 결혼식은 한 번도 한 적 없지만 이혼은 한 번 했다. 법적으로 결혼은 단 한 번뿐이었고, 그 결혼은 이혼으로 정리됐다.

나훈아는 1976년 7월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배우 김지미와의 약혼을 발표했다. 당시 약혼 발표가 더 화제가 된 이유는 나훈아가 군 입대 전부터 4년가량 동거했던 이 아무개 씨와 그해 3월 결별했기 때문이다. 나훈아는 이 씨와 결혼까지 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당시 김지미가 세 번째 결혼이었기 때문에 나훈아도 두 번째 결혼인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82년 5월 결별을 선언했다. 그리고 1년 뒤인 1983년 7월 나훈아는 후배 가수 정수경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정수경과도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1983년 10월 혼인신고를 해 법적 부부가 됐다. 나훈아의 첫 결혼이었다. 1989년에는 둘째 아들까지 출산한 나훈아·정수경의 이혼은 오랜 기간 화제를 양산했다. 정수경은 2011년 8월 나훈아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나훈아는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2013년 9월에 대법원에서 기각되며 혼인 관계가 유지됐다. 그렇지만 정수경은 2014년 10월 다시 나훈아와 정상적 혼인 관계가 아니라며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2016년 10월 1심 선고에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혼이 확정됐다.

“어떤 점쟁이는 내년에 내가 죽는다,
아픈 게 보인다더라.
금년 2월에 25가지 검사를 했다.
의사 선생이 깜짝 놀랐다.”

너무 건강해 의사까지 놀라게 만든 나훈아는 무대 스크린에 자신의 건강검진 결과표를 띄웠다. 은퇴를 앞둔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음을 팬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유튜브 등에서 이런 허위 사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사실 나훈아만큼 강력한 악성 루머에 휘말린 경험이 있는 연예인도 많지 않다. 특히 2007년에 떠돈 나훈아 관련 악성 루머는 괴담 수준이었다. 결국은 나훈아가 자청해 2008년 1월 2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괴담이 모두 사라졌다. 나훈아가 기자회견 도중 일어서 바지 지퍼를 반쯤 내리며 “직접 5분간 보여주면 믿겠느냐”고 소리친 장면이 두고두고 화제가 된 바로 그 기자회견이다.

그렇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나훈아가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해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당시 나훈아는 “어차피 (나는) 엉망진창 됐습니다. 오늘 들으신 내용도 여러분이 쓰고 싶으신 대로 쓰십시오. 하지만 김혜수, 김선아는 바로잡아주십시오. 나는 멋대로 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루머로 자신이 엉망진창 되는 것은 감내하겠지만 후배 연예인들까지 휘말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청한 기자회견이었다.

“싫어서 (은퇴라는 표현을) 안 썼다.
꼭 밀려가는 느낌이라서. 전 아직 더 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지난 2월 27일 나훈아의 소속사 예아라 예소리가 공개한 나훈아의 편지에서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훈아는 공연 도중에 이렇게 말했다. 아직 가창력은 물론, 무대 장악력이 출중하고 매우 건강한 상황에서 나훈아는 마이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아직 더 할 수 있을 때, 박수받을 때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많은 이들이 2008년 기자회견을 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나훈아는 2017년 컴백할 때까지 11년 동안 가요계를 떠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당시 기자회견은 은퇴 선언이 아닌 절대 은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시 나훈아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콘서트를) 2시간 이상을 혼자 끌어나가기에는 이 꿈이 없으면 힘듭니다”, “꿈을 팔려면 제가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꿈 얘기 중요합니다. 꿈을 어디서 충족을 하느냐” 등등의 표현을 이어가더니 “제 가슴에 꿈이 없으면 못 한다”고 말했고, 이는 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상황은 나훈아가 노래를 하고 싶어도 가슴에 꿈이 없어 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이 발언의 핵심은 은퇴하겠다는 선언이 아닌, 반드시 가슴에 꿈을 채워 돌아오겠다는 약속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그는 결국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나훈아는 “제가 그만둔다는 데 여러분이 서운해 안 했으면 얼마나 슬펐겠습니까”라고 얘기했다. 가슴에 꿈이 떨어지는 순간이 아닌 박수 칠 때 떠나고 싶다는 나훈아의 은퇴 선언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괴담 같은 악성 루머에 휘둘려 은퇴하는 게 아닌, 그런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무대에 서서 팬들과 호흡하며 뜨거운 박수를 받으면서 가황답게 은퇴하게 됐기 때문이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신민섭(일요신문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 예아라 예소리·MBC·일요신문 제공
2024년 06월호
2024년 06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신민섭(일요신문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 예아라 예소리·MBC·일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