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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화제, 트로트 대전 출연자들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제2의 임영웅’을 찾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TV조선과 MBN의 뜨거운 트로트 대전이 2022년 7월부터 다양한 화제를 양산했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절반의 성공’에도 채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On March 31, 2023

‘압도적 황영웅’ 그가 떠난 자리

<불타는 트롯맨>은 인기 참가자들을 잘 관리하며 큰 무리 없이 방송을 이어갔다. 인기 참가자들이 탈락 위기에 내몰린 상황은 몇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추가 합격자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황영웅 논란이다. 상해 전과와 문신 논란이 불거지며 화제가 집중되자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익명 폭로가 이어졌다. 학창 시절 논란부터 전 여자친구 문제, 군대 문제 등이 연이어 폭로됐는데 익명 폭로라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팩트로 확인된 상해 전과로 인해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다른 논란들까지 화제성이 집중됐다. 이로 인해 논란 속에도 11회 방송에 출연했던 황영웅은 12회를 앞두고 전격 하차했다.

사실 황영웅은 이번 트로트 대전을 통해 발굴한 가장 유력한 신예 스타였다. 대형 가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분명해 보였고, 탄탄한 팬덤도 형성되고 있었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대형 가수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 결국 승자가 될 수밖에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황영웅이 1위 자리에 올라 대형 스타로 성장했다면

<불타는 트롯맨>이 결국 승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황영웅이 논란에 휩싸이며 하차하면서 두 프로그램 모두 대형 스타 발굴에 실패하고 말았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분명 두 프로그램은 성공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을 만하다. 그렇지만 스타 발굴에 실패한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결코 ‘성공’이라는 배지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프로그램 종영 이후 시작될 전국 투어 콘서트와 바로 직결된다.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국 투어 콘서트는 매진이 기본, 그것도 조기 매진돼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곤 했다.

4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서울 KSPO DOME에서 열리는 <불타는 트롯맨> 전국 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역시 1차 티켓 판매분 1만 8,000석이 전석 매진됐었다. 그런데 황영웅 논란으로 하차가 결정되고 전국 투어 콘서트에도 불참하게 되자 취소 표가 속출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SR 좌석을 기준으로 보면 4월 29일 1회 공연은 220장, 2회 공연은 742장, 30일 공연은 381장이 아직 판매되지 않았다. <미스터트롯2> 역시 비슷하다. 5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KSPO DOME에서 열리는 <미스터트롯2>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역시 티켓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역시 SR 좌석을 기준으로 5월 5일 공연은 378장, 6일 1회 공연은 486장, 2회 공연은 474장, 그리고 7일 공연은 409장이 아직 팔리지 않았다(3월 17일 오후 1시 기준).

강력한 팬덤의 지지를 받는 스타를 발굴하지 못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혹한 현실이 티켓 판매량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가요계에서는 다소 시들해진 트로트 열풍을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대전이 오히려 트로트 열풍 시대가 끝났다는 현실만 재확인해준 셈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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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 우승자, 물러서지 않은 쌈닭 안성훈

TV조선 <미스터트롯2>에서 2대 진의 자리에 오른 주인공은 안성훈이다. 시즌1에도 출연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안성훈은 두 번째 도전에서 당당히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안성훈은 2020년 <미스터트롯1> 출연 당시 ‘직장부’ 소속이었다. 당시 안성훈은 부모와 함께 주먹밥집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안성훈은 2012년 ‘오래오래’로 이미 데뷔한 트로트 가수 출신이다. 그럼에도 현역부가 아닌 직장부로 출연한 까닭은 가수 데뷔 1년 반 만에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어머니와 함께 주먹밥집을 차렸기 때문이다. 가수 활동을 더 지속하고 싶었지만 별다른 수입이 없는 무명 가수의 길은 너무나 힘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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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1>에서 안성훈의 저력은 바로 드러났다. 극세사 보이스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 그렇지만 1대1 데스매치에서 이찬원을 지목한 안성훈은 이 대결에서 패배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안성훈을 이긴 이찬원이 결국 최종 순위 3위에 올라 이제는 대형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중도 탈락했지만 안성훈은 <미스터트롯1>을 통해 얻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트로트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절친이 된 김호중, 영기와 함께 생각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김호중, 영기와는 한때 동거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동거는 아니지만 같은 건물에 함께 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제 엄연한 현역 트로트 가수가 된 안성훈은 <미스터트롯2>에 ‘현역부’로 출연했다. 안성훈은 강자와의 맞대결을 피하지 않는 면모를 거듭 선보이며 ‘쌈닭’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문제는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도 있는 1대1 데스매치를 극복해내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안성훈은 최강자인 박서진을 지목했다. ‘장구의 신’으로 불리던 박서진은 <미스터트롯2>를 통해 장구 없이도 훌륭한 트로트 가수임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온라인 응원 투표 결과에서 1·2주 차 연속 1위, 3·4주 차 연속 2위를 기록했을 만큼 팬들의 성원도 대단했다. 시즌1에서 이찬원을 지목해 탈락한 데 이어 시즌2에서 박서진을 지목하자 마스터로 출연한 장윤정이 “오늘은 또 박서진? 너 쌈닭이냐?”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그렇지만 안성훈은 13:2로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이로 인해 박서진이 조기 탈락했다. 이후 안성훈은 1대1 라이벌 매치에서도 강자 진해성을 지목해 승리했다.

안성훈에게 시즌2에서 ‘1대1 데스매치’는 기회의 땅이 됐다. 최강자로 꼽히던 박서진을 꺾은 그는 5주 차 온라인 응원 투표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4주 차에서 6위였던 안성훈은 5주 차에서 1위가 된 뒤 결승전까지 한 번도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고 결국 우승의 영예를 안게 됐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 서울대 출신 손태진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의 영예를 안은 손태진은 매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미 그는 2016년 JTBC <팬텀싱어> 우승자로 유명하다. 전혀 다른 장르인 트로트와 크로스오버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말 그대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게다가 손태진의 전공은 성악이다. 서울대학교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그런데 고교 시절까지는 일반 고등학교의 평범한 고교생이었다. 싱가포르에서 17년 동안 거주하며 초·중·고를 모두 졸업한 손태진은 호텔 경영이 꿈이었다. 노래는 고교 시절 미술이나 음악 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 해 합창 수업을 받은 게 전부다. 당시에도 지휘자가 성악가로서 자질을 알아봐 대학에서 성악 전공을 권유했지만 손태진은 프랑스 바텔 호텔학교에 진학했다. 그즈음 한국으로 들어온 손태진은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지원해 합격한다. 그렇게 호텔 경영을 꿈꾸던 손태진이 노래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다.

군악대에서 성악병으로 군 복무를 하며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된 손태진은 2016년 JTBC 음악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에 출연해 고훈정, 김현수, 이벼리와 함께 ‘포르테 디 콰트로’ 팀을 꾸려 결승전에서 우승하게 된다. 이후 손태진은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큰 사랑을 받는 손태진이 돌연 <불타는 트롯맨>에 참가하자 상당한 화제가 됐었다. 게다가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데뷔 44년 만에 처음으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 심수봉이 손태진의 이모할머니이기도 하다.

트로트 가수로 변신은 순탄하지는 않았다. 노래 실력은 이미 입증됐지만 전문적인 트로트 가수를 뽑는 오디션을 통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트로트 가수가 아닌 트로트도 잘하는 성악가 수준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선 진출 이후 ‘팀 데스매치’와 ‘1:1 라이벌전’에서 거듭 패배했다. 계속 탈락 직전까지 갔다가 추가 합격자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우승이 아닌 살아남기가 절박한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본선 3차 디너쇼 미션부터 손태진은 성악도 잘하는 트로트 가수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또 하나의 장벽을 넘어선 것. ‘디너쇼 미션-팀전’과 ‘디너쇼 미션-최강자전’에서 1위를 차지했고, 준결승 삼대천왕전 1라운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막강한 우승 후보 황영웅에 이어 2위권까지 치고 올라온 손태진은 황영웅이 각종 논란으로 마지막 결승 2차전을 앞두고 하차한 상황에서 비로소 최종 1위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제 초대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의 행보에 기존 포르테 디 콰트로의 행보까지, 손태진의 향후 활동에 팬들의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신민섭(<일요신문> 기자)
사진
TV 조선, MBN 제공
2023년 04월호
2023년 04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신민섭(<일요신문> 기자)
사진
TV 조선,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