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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STORY

바야흐로 '쩐모양처'의 시대!(1)_재테크로 집안을 일으킨 주부들

경기가 어려울수록 ‘쩐의 전쟁’은 치열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재테크에 성공한 주부들의 솔직 토크.

On February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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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아내보다 재테크 잘하는 아내가 더 사랑스럽다

남편이 아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언제일까? 바로 ‘재테크를 잘할 때’란다. 현모양처를 원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쩐모양처’를 으뜸으로 치는 시대. 주부들의 재테크 방법도 다양하다. 아끼고 절약하는 짠순이 마인드는 기본. 예금·적금·펀드 등 금융 투자, 아파트·빌라·오피스텔·토지·건물 등 부동산 투자,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투자, 채권 투자, 외환 투자 외에 금·은·기름·천연가스 등 원자재 투자, 가상 화폐 투자, 여기에 예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까지 재산을 모으고 지키는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서점에도 재테크 서적이 진열된 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장 인기 있는 코너. 그중에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가 1년 만에 월 1,000만원을 벌었다는 이도 있고, 경매를 통해 여러 채 아파트를 소유한 월세 부자가 됐다는 이도 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도 자신만의 비상한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주는 주부들이 넘쳐난다. 언론에 등장하는 공직자들이 자신의 부동산과 예금 자산 등을 공개하며 하나같이 “아내가 한 것이라 몰랐다”고 말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대부분 집안의 재테크에 있어서는 역시 남편보다 아내가 한 수 위다. 재테크로 꽤 많은 재산을 늘렸다는 재테크 고수 주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의 대담자

전세로 시작해 아파트 부자 된 이 여사(46세, 전업주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주식이 대박 난 강 여사(39세, 회사원)
사무실 월세 아끼려다 건물주로 거듭난 송 여사(44세, 사업)

"위기를 기회로! 재테크 성공담

이 여사(이하 ‘이’) 요즘 주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재테크인 것 같아요. 다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그동안 우리 일상을 바꿔놓았던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건 반가운 일인데,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경제 위기가 올까 봐 불안하고 힘든 시기라 더 그런 것 같네요.

송 여사(이하 ‘송’) 물가는 치솟고 부동산은 거래가 거의 없고, 주식 역시 반등이 어렵다는 걸 실감해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그래서 가지고 있는 자산을 까먹지 않는 게 가장 좋은 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강 여사(이하 ‘강’) 맞아요. 다들 어려운 것 같아요. 오늘 우리 이야기의 주제가 재테크인 만큼 바꿔 생각하면 이런 위기가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제 경우 코로나19가 처음 터지고 주식이 급락했을 때 본격적인 주식 투자를 시작해 돈을 벌었어요.

주변에도 코로나19 초창기에 주식 투자를 했다가 대박 난 사람이 꽤 있더라고요. 저도 남들 다 하길래 조금 투자했어요. 플러스일 때도 있고, 마이너스일 때도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저조한 수익을 얻은 정도예요. 그래도 손해는 안 봐서 다행이죠. 전 재테크로 꼬마 빌딩을 하나 장만해 거기서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어요.

와! 그 말로만 듣던 건물주가 여기 있었군요. 부럽습니다. 저의 재테크 방법은 가장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예요. 수익이 나면 팔고, 다시 좀 저렴한 아파트를 사는 방법으로 재테크해 서울과 지방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부동산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예요. 물론 처음 샀을 때보다는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문제는 다른 곳도 다 그만큼 올랐다는 거죠. 서울에서 벗어나 새로 짓는 신도시로 이사를 할까 생각 중이에요. 서울보다는 저렴하니까 차액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일단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다른 투자처를 알아보려고요.

요즘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집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이라고 하잖아요. 그래도 있으면서 걱정하는 게 더 낫겠죠.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그렇듯이 전셋집에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일을 그만뒀지만 당시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교통이 편한 마포 쪽에 신혼집을 얻었어요. 아이가 태어나 동네 친구들도 생기고, 교통도 좋아서 계속 살고 싶은데 전세는 좀 불안하더라고요. 집주인이 언제 나가라고 할지도 모르고, 전세 가격이 계속 올랐거든요. 지금처럼 전세 대출이 보편적이지 않았어요. 전세 대출을 꺼리는 집주인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이런 서러움을 당할 바에는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대출받아서 집을 샀어요. 그러다 2년 지난 비과세 시점에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서 집을 팔고, 같은 마포에서 좀 저렴한 동네의 신축 아파트를 하나 사고, 남은 돈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하나 샀어요.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정도 붙은 분양권을 샀는데 이게 1년 만에 1억원 이상 올랐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는 뭐니 뭐니 해도 아파트죠. ‘아파트 불패’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에요.

전세 살 때랑 내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을 때랑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아파트를 사고 나니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 경제지도 챙겨보게 되고 부동산 관련 서적이나 유튜브도 보고 이것저것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보니까 조금씩 부동산 시장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우리 동네에 어떤 아파트는 괜찮은데 너무 저평가된 것 같다, 여기는 이제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 앞으로는 저기가 오르지 않을까 하는 감이 생긴 거죠. 그러다 제가 사는 곳 근처의 20년도 훨씬 넘은 오래된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어요.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에 큰 차이가 없더라고요. 학교가 가까이 있고 생활하기는 편리한데 오래되다 보니 매매 가격이 안 오른 거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새 아파트를 좋아해 신축과 구축 차이가 좀 나는 편이죠. 그 오래된 30평형 아파트를 두 채 샀어요.

아무래도 속속들이 잘 아는 동네라 투자하기에 더 유리했겠네요. 잘 모르는 동네는 사실 임장을 몇 번 가 봐도 여기가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가격이 더 오를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강원도 춘천에 호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춘천과 원주에 아파트 분양권을 하나씩 샀어요. 제가 고향이 춘천이라서 그쪽도 좀 익숙한 동네니까요. 분양권 하나는 팔아서 수익을 꽤 냈고, 하나는 아직 못 팔아서 가지고 있어요. 오래된 구축 아파트는 한창일 때는 내가 산 가격의 2배가 올랐다가 사실 지금은 좀 떨어졌어요. 그래도 제가 워낙 싼 가격에 사서 수익 면에서는 괜찮은 편이에요. 문제는 세금이에요. 종합부동산세가 부담이 크죠. 다행히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기준이 좀 완화됐어요. 이제부터는 가지고 있는 아파트를 좀 정리하려고 해요.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만 남기고 팔아서 현금을 좀 가지고 있다가 서울 중심에 좋은 투자 물건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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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님들, 어떤 재테크 하세요?

설문 진행 기간 2023년 1월 4~15일

나는 재테크를 한다?
YES 88.9%

재테크로 선택한 종목은?
예금 55.6%
주식 24.1%
부동산 9.3%
코인 3.6%
기타(채권, 선물, 외환 거래 등) 7.4%

나의 재테크 수익률은?
연 0~5% 50%
마이너스 30.6%
연 5~10% 11.1%
연 10% 이상 8.3%

재테크 관련 정보는 어디서 얻나?
뉴스와 신문 등 언론 매체 60.8%
SNS 19.6%
주변 지인 17.6%
유료정보 2%

부동산 전망을 어떻게 보나?
결국 다시 오른다 36.1%
계속 하락세다 36.1%
안정세에 접어든다 16.7%
서울 주요 지역은 계속 오른다 11.1%

내가 재테크하는 것을 남편이 알고 있다?
알고 있다 58.3%
모르고 있다 41.7%

"때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

이 여사도 전세 올려주는 게 부담스러워 결국 집을 사면서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한 거잖아요. 부동산 투자는 필요에 의해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남편이랑 의류 사업을 하는데 사무실이 강남 신사동이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월세라고 생각했는데 월세가 점점 오르니까 부담이 되더군요. 게다가 건물주와 사이가 별로 안 좋아 사무실을 옮겨야 했어요. 어쩔 수 없이 저렴한 곳을 알아보다가 성수동 지식산업센터를 샀어요. 당시는 성수동이 지금처럼 핫하기 직전이라 강남보다 훨씬 저렴해 이왕 이렇게 된 거 2개를 샀죠. 하나는 사무실로 사용하고, 하나는 투자 목적으로요.

사업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진짜 수익은 부동산에서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사무실을 매매하고 사옥을 짓고 한다고요.

그 말이 정말 맞아요. 아예 처음부터 사무실이 우리 소유였다면 사업이 좀 어려워도 부동산이라도 남았을 텐데, 사업이 어려울 때도 비싼 월세는 그냥 나가는 거니까 더 힘들었어요. 당시 지식산업센터 2개를 살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산 거라 좀 걱정이 되긴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꽤 많이 올라 지식산업센터 2개를 팔아 성수동에서 좀 떨어진 인근 동네에 낡은 건물을 하나 사서 4층 꼬마 빌딩으로 리모델링을 했어요. 한 층은 우리 사무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월세를 받고 있어요. 대출 이자를 제외하고 한 달에 500만원 정도 수익이 나오니까 사업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재테크를 할 때 안전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대담하게 질러보는 것도 필요해요. 2020년 3월쯤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주식이 많이 떨어졌어요. 친한 회사 선배 중에 주식 잘하는 선배가 있는데, “이런 기회는 다시 안 온다. 마지막 기회다. 돈 있으면 무조건 주식 사야 한다. 아니, 가진 돈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주식 투자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선배가 그전에도 종목까지 알려주면서 주식을 사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더라고요. 왠지 정말 사야 할 거 같은 느낌이 팍 오는 거예요. 그래서 사내 대출 좀 받고 마이너스 통장도 만들고, 비상금 가지고 있는 거랑 이것저것 탈탈 털어서 1억원을 마련했어요. 그걸로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꼬마 빌딩을 올리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일단 남편의 반대가 컸어요. 남편은 사업을 하면서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람이에요. 그런 성격 때문에 큰 위기는 없었지만, 돈 벌 기회가 와도 지나치게 고민만 하다 과감하게 투자할 때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빌딩 올리는 것도 힘들었지만, 반대하는 남편을 설득하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과감한 결정은 오히려 아내가 더 잘해요. 지인들을 봐도 특히 재테크에 있어서는 아내의 감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전 사실 남편한테 주식 투자를 한다는 말 안 하고 일단 시작했어요. 대출까지 받은 걸 알면 남편이 기절할까 봐요.(웃음) 어느 정도 수익이 난 다음에 사실대로 털어놨더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지금도 완전히 다 오픈하지는 않았어요. 제 비상금도 좀 필요해서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방법이 있나 봐요. 저는 주식은 영 어렵더라고요. 내가 사면 다음 날부터 떨어지고, 팔면 어김없이 다음 날 급등해요. 오죽하면 내가 팔고 나서 남편한테 “여보, 이 주식 사. 내가 팔았으니까 오를 거야” 했는데 진짜 남편이 그 주식을 사서 수익이 났어요. 웃기죠? 전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나랑은 안 맞아요. 언젠가 답답한 마음에 재미로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점쟁이도 나는 땅이랑 맞지, 화살표랑은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주식에 온통 오르고 내리고 하는 화살표투성이잖아요.(웃음)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2월호
2023년 02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