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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향해

눈부실 만큼 빛날 새해.

On January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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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새것이 좋았다. 때 묻지 않은 깨끗함 때문에 생기는 조심스러움, 함부로 할 수 없는 긴장감과 어려움조차 그저 나에게는 벅찬 설렘을 선사할 뿐이었다. 익숙한 것을 기피하며 늘 새로운 것을 찾아다닌 덕분에 좋은 점도 많았다. 겁 없이 시작한 크고 작은 도전 속에서 성공과 쟁취라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고, 실패한들 그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 쌓여가는 다채로운 경험 속에서 적잖은 배움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로 잠식됐던 2022년은 전 세계인이 크고 작게 몸살을 앓은 해다. 가려진 얼굴과 묶여버린 손발 때문에 우리 서로는 만날 수 없었으며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욕조차 느낄 수 없었다. 그 흔한 ‘안녕’이라는 인사조차 진심으로 건네지 못하는 날이 쌓여가고, 아무런 새로움 없이 무채색이 돼가는 일상을 보내며 어쩌면 나는 스스로도 희미해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퇴근 후 돌아오면 그저 넷플릭스와 한 몸이 되는 일상에서 느끼던 무력함을 극복하게 해준 건 놀랍게도 휴대전화 사진첩에 묵혀둔 나의 지난 추억과 사진 속의 오랜 친구들이었다. 늘 새로운 자극과 설렘에만 목말라하던 내가 깊은 신뢰와 안정감에서 오는 따뜻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로 나는 조금 달라졌다. 오랜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고, 좋아하던 식당과 함께 듣던 음악을 되짚으며 더 많이 웃었다. 가족들과도 더욱 돈독해졌다. 함께 밥을 먹고 TV도 보며 새삼스럽지만 으레 그래 왔던 것처럼 서로를 살뜰히 챙겼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없는 즐거움과 정을 알아갔다. 그래서 새해에는 더 행복해지기 위한 나만의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바로 하얀 마스크 없이 웃는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때, 거리낌 없이 손을 잡을 수 있을 때 그리고 마침내 힘껏 껴안을 수 있을 그날이 올 때까지 오래된 나의 모든 것에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영화 〈알라딘〉의 주제곡 ‘A Whole New World’에는 “I can show you the world. Shining, shimmering, splendid”라는 가사가 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이 문장처럼 2023년은 눈부실 만큼 빛나는 한 해를, 행복으로 가득한 한 해를 나 자신에게 꼭 보여줄 것이라고 깊게 다짐해본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1월호
2023년 01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