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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와 정시'에 관한 고퀄 팁

지난 9월은 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 기간이었다. 2023학년도 수시 지원 특징을 비롯해 자주 바뀌는 수시와 정시에 대한 ‘고퀄 팁’을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On October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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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23학년도 대입 수시, 어땠나?
유정임(이하 ‘유’) 대입을 눈앞에 둔 고3 학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9월이 정말 바쁘고 힘든 달이기도 하죠.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하는 기간이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갔을 겁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 입시 관계자 등 모두 바빴을 텐데 2023학년도 수시 지원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김동영(이하 ‘김’) 수능은 11월에 실시하지만, 실질적인 대학 입시 지원은 8월부터 시작됩니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9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지원 대학과 학과 선택이 보통 8월에 이뤄지거든요. 그러다 보니 거기에 맞춰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 등 준비 과정이 8월과 9월에 집중됩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고3 담임교사, 입시 컨설턴트, 대학 입시 관계자 등등 대입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바쁜 여름을 보내지요.
백재훈(이하 ‘백’) 2023학년도 수시 지원의 특징은 전반적으로 의대·약대 계열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입니다. 예전에는 의대라고 해도 수시에서는 어느 선 이하로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최상위권 학생들까지 안정권 의대에 한 곳 정도는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정시인 수능을 기대보다 잘 보더라도 수시모집에 합격한 대학에 가야 하니까 소위 ‘수시 납치’를 두려워해 안정권 지원을 꺼리기도 했는데 2022학년도 수능이 조금 어렵게 나왔다는 평가 때문에 고3 학생들이 안정 지원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Q 2023학년도 수능, 또 어려울까?
2023학년도 수능 문제도 여전히 어렵게 나올까요?
2022학년도 수능이 선택과목별로 시행된 첫 수능인 만큼 학생들에게 어려움이 컸고, 출제자들도 난이도 조정이 쉽지 않아 아주 어려운 시험으로 기억됐습니다. 2023학년도 수능은 시험 형식에는 수험생들이나 출제자 측이 모두 적응할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여전히 학생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겁니다. 특히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돼 학생들이 수시에서 안정 지원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불수능이 치러질 경우 상위권 학생들도 고득점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9월 모의고사가 올해 8월 31일에 시행됐는데, 수능 직전에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시험인 만큼 모두 다 치르니까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많은 학생이 국어 비문학에서 실점을 많이 했습니다. 8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문학, 비문학, 그리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 영역의 45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면 당황해 지문 독해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또한 탐구 영역을 가볍게 생각하는 학생이 많아요. 대개 시간이 지날수록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과목에 전념하는 경향을 보이거든요. 수시 최저를 맞춰야 할 필요성과 정시에서 중위권 대학 중 탐구 영역을 1과목만 반영하는 학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중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탐구 영역 1과목에 집중하면 상위권 학생들이 안심하고 있다가 등급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수능 마무리로 갈수록 어느 과목이든 방심하면 결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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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특목고 지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럼 이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치르게 될 이 입시의 터널, 무슨 준비부터 해야 할까요? 먼저 중학생의 고등학교 지원 전략부터 질문하겠습니다. 여전히 특목고(특수 목적 고등학교)와 자사고(자립형 사립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잘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받으며 힘들게 공부하느니 집에서 가까운 일반고(일반계 고등학교)로 가면 상대적으로 성적 관리가 더 유리하다고 보는 부모도 많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꼭 대입의 유불리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이 살아가면서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건 다 아실 테니 그런 관점에서 고등학교를 선택한다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자사고나 특목고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집단에서는 학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짜기도 용이하고, 학생들끼리 협력의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만큼 좋은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는 거죠.
하지만 그에 따르는 경쟁의 치열함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각오해야 합니다. 일반고의 경우 경쟁이 주는 스트레스가 좀 덜한 대신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아무래도 부족합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아이의 성향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은 자사고와 특목고가 폐지되거나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이 아직 뚜렷이 나오지 않았지만, 자사고 폐지와 같은 기존 정책은 시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와 특목고 준비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입을 이해해야 고입의 선택이 정확해집니다. 일단 지금과 같은 수시+정시 시스템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시 모집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지금의 수능 시스템에서 정시 인원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수시 대학 입시는 내신 성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은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내신 성적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 중 수시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수시라고 통칭하지만 전국 187개 대학별로 10여 개가 넘는 수시 전형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하위권 대학은 내신 성적을 평균 내 줄 세우는 경향이 강하고,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 내용과 학생들이 수강한 과목 이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과 자사고, 특목고 중상위권 학생이 비슷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Q일반고에서 ‘학생부’ 잘 받는 방법은?
그렇다면 학생부의 기재 내용을 좀 더 잘 받으려면 자사고나 특목고에 가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일반고에서 학생부 기재를 잘 받는 방법은 없나요?
아주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자, 이렇게 볼게요. 학생부에는 2가지 정보가 기록된다고 보면 됩니다. 먼저 과목별 세부 특기 사항이나 진로 활동 기록과 같은 서술형 기록입니다. 여기에는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내용이나 과제 및 발표 수업에서 우수한 점을 보인 것, 동아리에서 관심 사항에 대해 깊이 연구 활동을 수행한 내용 등이 실립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관련 자료를 담당 교사에게 제출하면 그 내용을 기입해줍니다. 학생의 노력과 관심이 반영된 거니까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이라도 자기가 차근차근 준비해 담당 교사에게 강점을 어필하면 누구보다 우수한 학생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교과 성적에 관한 기록입니다. 교과 성적이라고 하면 과목별 등급을 먼저 떠올리지만, 대학들이 보는 정보는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일단 1학년 때 주로 배우는 공통 교과는 자사고, 특목고, 일반고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 심화 교과인 선택 교과가 늘어납니다. 일반고에서는 심화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의 수가 많을 수 없습니다. 서울대나 의대를 생각하는 학생이 극소수이기 때문이죠.
거기에다가 고난도 선택과목의 경우 과목 개설이 잘 안 되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수강 인원이 미달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이 많은 자사고와 특목고는 고난도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상위권 대학은 필수 혹은 권장 과목으로 지정해둔 경우가 많거든요. 무엇보다 대학 측은 선택과목을 많이 수강한 학생, 그리고 많은 수강자 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을 높이 평가합니다. 물리Ⅱ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 7명 중에 1등 한 학생, 120명 중에 10등 한 학생이 상위권 대학 기계공학과에 함께 지원한다면 누가 합격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대학들은 학생이 성취한 등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화 교과의 단위수, 함께 수강한 학생 수까지 고려해 합격을 판단합니다. 이 경우로 본다면 자사고와 특목고가 유리할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일반고에서도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저도 지난 8월 한 달간 지방 일반고에서 특강을 한 횟수가 열 번이 넘습니다. 예전에는 지방 고등학교에 입시 특강을 가면 이름을 들어본 학교들이었습니다. 이른바 지방의 전통 있는 명문고들이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읍·면 단위에 있는 소규모 고등학교들도 특강을 요청해요. 학생들과 일대일 입시 상담을 개설하는 곳도 생기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생각보다 많아졌고요.
그러다 보니 지방 소규모 고등학교 학생들도 최상위권일 경우 학생부의 기재 내용이 놀라울 정도였어요. 아주 심도 있는 과학 실험과 주제 연구를 진행했더라고요. 그리고 주변 학교와 클러스터를 구성해 연합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심화 교과를 개설한 경우도 확인했습니다. 물론 전교생 70명 정도의 학교에서 서울대 공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1~2명을 넘기 힘들기는 합니다. 또 친구들을 위해 심화 교과를 같이 들어줄 경우 심화 과목의 수업이 개설된다 하더라도 나머지 학생들이 내신을 망칠 수밖에 없으니 현실적으로 일반고와 자사고의 학생부 기재 내용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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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자사고’ ‘특목고’ ‘일반고’, 수능 준비 어떻게 다를까?
여전히 자사고와 특목고가 입시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수능 준비에서도 차이가 있을까요?
사실 수능 준비에 가장 특화된 곳은 재수종합학원이죠. 전국의 어떤 학교도 재수종합학원을 이기기는 힘들 겁니다.(웃음) 하지만 아이들의 고등학교 생활이 재수학원처럼 수능이라는 하나의 시험만 준비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양한 소양을 갖추는 게 학교교육의 목적이니까 전국의 어떤 자사고나 특목고도 수능 준비만 시키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내신 시험의 출제 경향입니다. 일반고에는 수능으로 따지면 1~9등급의 학생이 다니고 있습니다. 수학 교사가 내신 시험을 출제한다면 1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문제는 1문제만 출제하면 됩니다. 그 문제를 맞힌 학생은 모두 1등급, 그 문제를 틀린 학생은 2등급부터 9등급으로 나뉘죠. 그런데 자사고에는 수능 기준으로 1등급과 2등급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내신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절반의 문제는 1등급 학생을 대상으로, 절반의 문제는 2등급 학생을 대상으로 출제하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평소 고난도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내신 시험에서 보던 문제를 수능에서도 풀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쉬운 내신 시험에 길들여진 일반고 학생들은 고3이 돼 수능 문제를 보면 멘탈이 붕괴되는 거죠.
일반고 중에도 수능에 아주 특화된 학교들이 있긴 합니다. 서울 강남의 H고, 대구 수성의 K고 같은 경우 전통적으로 수능 명문입니다. 내신 시험이 수능 고난도 문제 수준으로 출제되는 곳이죠. 두 곳 모두 교육열이 전국에서 최강인 지역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일반고이면서도 고난도 수학 문제를 버텨내는 학생들이라 수능 준비가 최적화돼 있어요. 결론적으로 정시가 급격히 확대되지 않더라도 수능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상위권 대학과 의학·약학 계열의 경우 아직도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고수하니까 언제나 입시에서 수능은 안전벨트 역할을 합니다. 사용 유무를 떠나 안전하게 갖추고 있어야겠죠.
(*다음 호에는 입시보다 어렵다는 ‘입시 용어’ 해설을 중심으로 현재 초·중등 학생들이 고입과 대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짚어봅니다.)

 

김동영
㈜다선교육 대표
더학원 입시연구소 대표
전 ㈜타임교육 학원사업본부장
전 시사저널 교육 주간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전 ㈜유레카 논술 총괄 본부장
전 ㈜타임교육 미래탐구 입시연구소장

유정임
㈜뉴스1 부산경남 대표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
전 부산경남 대표방송 ㈜KNN PD
전 (재)부산영어방송 제작국장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0월호
2022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