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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백 임성한 월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3가 돌아왔다. 방송 4회 만에 “피비가 피비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On March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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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주연 3인방, 왜?

아내와 애인에게 “같이 살자”는 남편, 본처에게 “언니, 동생으로 지내자”는 불륜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임성한(필명 피비) 작가가 돌아왔다. 지난 2월 26일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3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3명의 여자에게 닥친, 상상도 못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다.

시즌 3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우 지영산·강신효·이혜숙의 합류다. 세 사람은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했던 핵심 배우 3명인 이태곤·성훈·김보연을 대신한다. 이태곤이 맡았던 아내를 배신하고 어린 여자와 외도를 일삼은 의사 ‘신유신’ 역은 지영산이, 성훈이 연기했던 혼외자를 얻은 변호사 ‘판사현’ 역은 강신효가, 김보연이 분했던 노년의 팜므파탈 ‘김동미’ 역은 이혜숙이 맡는다. <결사곡> 제작진은 세 배우의 하차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 배우는 처음 제작진과 약속한 출연 분량을 마무리하고 하차했다.

세 사람의 부담감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연기 생활 40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배우가 맡았던 역할을 이어받은 이혜숙은 심장마비로 쓰러진 남편을 방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모자라 의붓아들에게 흑심을 품은 엄마라는 파격적인 캐릭터에 대해 “남자의 사랑을 너무 받고 싶은 여자라는 설정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팜므파탈이란 특색에 걸맞게 외모에도 신경 썼다고 전했다. 과감하게 수영복을 입은 장면을 소화한 뒤 그녀는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나선 것은 30년 전 화장품 모델로 활동했던 20대 이후 처음이었다”라고 밝혔다. 

‘뉴페’는 누구?

각각 신유신, 판사현 역으로 합류한 지영산과 강신효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인지도가 낮은 무명 배우지만 임성한 작가의 안목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본인이 집필한 작품의 캐스팅에 깊게 관여하는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신인 배우를 파격 캐스팅해 스타를 탄생시킨 바 있다. <하늘이시여>의 이태곤, <오로라 공주>의 오창석과 서하준, <신기생뎐>의 성훈, <압구정 백야>의 강은탁과 심형탁 등이 그 주인공이다. 방영되는 드라마를 거의 다 챙겨보는 것으로 알려진 임성한 작가가 최대한 배역과 어울리는 외모와 이미지를 지닌 연기자를 발굴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임성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톱배우들은 다 파먹은 김칫독이다. 어른들 표현에 따르면 이미 다 불려 먹어서 더 이상 나올 기(氣)가 없는 (사람이다). 아직 안 풀린 사람들은 가진 기가 많다. 그걸 잘 풀어내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한의 선택을 받은 새로운 얼굴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태곤을 대신하는 지영산이다. 1975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이고 최근작이 2006년에 방영한 SBS <연개소문>일 만큼 눈에 띌 만한 활동이 없는 무명의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캐릭터의 특색을 살린 연기를 보여줬던 이태곤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는 평이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면 배우로서 저력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성훈이 연기한 판서현 역을 맡은 강신효는 2012년 영화 <러시안 소설>로 데뷔해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조작> <의문의 일승> <당신만의 내 사랑>, 영화 <삼촌> <챔피언>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조류인간> <배우는 배우다> 등에서 활약했다. 강신효는 ‘송원’(이민영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절망에 빠진 판서현의 모습을 애절하게 그려 ‘연기파 뉴페이스’라는 호칭을 얻었다.  

‘임성한표’ 사이다 전개

시즌 3는 시작부터 사이다 전개가 이어졌다. 시즌 2 막바지 70분 분량의 한 회 전체를 불륜을 들킨 남편과 이를 추궁하는 아내 ‘사피영’(박주미 분)의 2인 대화극으로 채운 파격 실험으로 마쳤던바. 시즌 3에서는 불륜을 저질러 행복했던 가정을 파괴한 장본인들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파국을 맞고, 배우자의 외도로 상처 입은 이들은 반전의 사랑을 찾아 나섰다. 기혼남의 혼외자를 임신했던 송원영은 출산 도중 눈을 뜬 채 사망했고, 헌신적인 아내를 배신하고 젊은 뮤지컬 배우와 사랑에 빠진 남편 ‘박해륜’(전노민 분)은 구안와사에 걸려 안면신경이 마비됐다. 아내와 딸을 둔 남자를 사랑해 한 가정을 파탄 낸 ‘아미’(송지인 분)는 오랫동안 찾은 친부가 낙마해 사망하는 불행을 겪었다. 또 ‘신기림’(노주현 분)은 손녀 ‘지아’(박서경 분)에게 빙의해 자신의 죽음을 방치한 ‘김동미’(이혜숙 분)를 습격하고, ‘서반’(문성호 분)에 빙의해 김동미에게 야릇한 시선을 날렸다. 신기림의 원혼 등장에 일각에서는 예전의 임성한이 돌아왔다고 반기는 모양새다. 빙의는 임성한 작가의 시그너처 설정이란 것. 또 신기림 외 다른 원혼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배역인 송원이 사망했고 그 인물이 향후 혼령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모든 것은 임성한 작가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임성한 작가는 <결사곡>을 통해 흔한 불륜 소재를 완벽한 선역 혹은 악역 없는 캐릭터로 그려내며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파헤쳤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 가정이 파괴되는 과정, 그 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리면서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든 것. 임성한의 세계관을 단순한 막장 드라마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헉! 반전 러브라인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결사곡 3> 시청률은 1회 전국 6.3%로 시작해 매회 상승 곡선을 그리며 4회 7.5%를 기록했다. 앞서 2021년 방송됐던 시즌 1은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3개월 뒤 방송한 시즌 2의 시청률이 16.6%까지 치솟았다. 역대 TV조선 드라마 최고 기록이자 고정 시청층이 두꺼운 KBS2 드라마를 제외하고 같은 시기 방송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이었다. 따라서 시즌 3 역시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고공 행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는 남편의 불륜으로 아픔을 겪었던 3명의 본처가 돌싱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어디로 향할지다. 앞서 시즌 2 엔딩에서 기존 러브라인을 깨고 신유신·아미, 사피영·서동마(부배 분), 송원·서반이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모습으로 큰 충격을 줬던바.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시즌 3에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라디오 부스에서 일하는 세 여성 모두 이성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라디오 엔지니어 서반에게 매력을 느끼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기에 또 다른 서사가 펼쳐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즌 2 마지막 장면에서 서반은 송원과 이어졌지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임성한 작가이기에 상상을 뛰어넘는 결론을 보여줄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결사곡> 명장면&명대사 

이태곤·박주미의 70분 독대
‘신유신’(이태곤 분)이 자신의 불륜을 두고 아내 ‘사피영’(박주민분)과 언쟁하는 장면이 70분 동안 전파를 탔다. 해당 장면은 오로지 두 남녀가 격분해 치고받는 모습으로 파격의 2인극이란 평을 받았다. “내 몸 가지고 내 마음대로 좀 했어”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뱉은 신유신 역의 이태곤은 135페이지에 달하는 대사를 3주 동안 외웠다고 밝혔다.

전노민 “내가 예수나 부처도 아니고”
‘박해륜’(전노민 분)은 마트에서 ‘박향기’(전혜원 분)에게 불륜 현장을 목격당한다. 온 가족이 그의 불륜을 알게 돼 추궁에 나선다. 그러자 박해륜은 “어떤 남자가 죽을 때까지 한 여자만 사랑하며 살 수 있냐. 난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석가모니 부처도 아니다”라며 오열했다. 후에 박해륜은 입이 삐뚤어지는 구안와사를 겪게 됐다.

노주현의 원혼 등장
아내 김동미의 방치로 죽게 된 ‘신기림’(노주현 분)이 원혼으로 등장했다. 그는 원혼이 돼 김동미를 비롯한 가족의 주변을 배회하고, 수영장을 찾아가 나체로 수영을 하는 등의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임성한의 남주 계보 

  • <결혼작사 이혼작곡 3> (2022) 지영산

    KBS2 <연예가중계> VJ로 1984년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2005), <연개소문>(2006)을 통해 배우로 활동했다.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오디션을 통해 신유신 역으로 복귀했다. 그는 “초반에 많이 헤맸지만 감독님이 ‘네가 신유신이니 자신감을 가져라. 믿는다’고 이야기해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압구정 백야>(2015) 강은탁

    안양예고와 서울예대 출신의 배우. 182cm의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압구정 백야> 이후 <아름다운 당신> <사랑은 방울방울> <끝까지 사랑> <비밀의 남자>까지 연이어 일일극에 출연하며 일일극의 황태자로 거듭났다.

  • <오로라공주>(2013) 오창석

    훤칠한 키, 뚜렷한 이목구비로 학창 시절 ‘강남 얼짱’으로 불리며 인기가 많았다고. 세종대학교 산업디자인과에 다니다가 3학년 때 연기자로 진로를 변경했다. 각종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다 <오로라 공주>에서 ‘황마마’ 역을 맡아 인지도가 상승했고, 같은 해 <MBC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부문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 <신기생뎐>(2011) 성훈

    선 굵은 외모와 수영 선수 출신 다운 다부진 피지컬로 인기를 얻었다. 오디션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기생뎐> 주인공 ‘아다모’ 역을 맡았다. 그때 임성한 작가와 인연을 맺고, <결사곡>의 판사현 역으로 출연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남자다운 외모와 달리 허당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 인기를 얻었다.

  • <하늘이시여>(2006) 이태곤

    185cm의 건장한 체격, 남성미가 느껴지는 외모로 SBS <하늘이시여>의 ‘구왕모’ 역을 꿰차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인지도는 낮았지만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유명세를 얻었다. 예능에서 ‘마초’의 면모를 백분 발휘하며 호감을 샀다. 낚시광으로 유명한 그는 채널A 예능 <도시어부> 시즌 2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사진 TV조선 제공, <압구정 백야>·<오로라공주> 홈페이지
2022년 04월호
2022년 04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사진 TV조선 제공, <압구정 백야>·<오로라공주>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