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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가족의 다짐

요즘 주안이의 말과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회가 새롭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On February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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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린 함박눈을 보고 신이 난 주안이는 3일 동안 눈사람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내린 함박눈을 보고 신이 난 주안이는 3일 동안 눈사람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내린 함박눈을 보고 신이 난 주안이는 3일 동안 눈사람을 만들었다.

주안이는 공감을 잘한다. 엄마가 주방에서 일하다가 “앗” 하는 소리만 내도 “엄마, 괜찮아?”라고 물어보고,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수시로 이마나 목에 손을 갖다 대거나 체온계를 가져와서 온도를 체크하면서 “괜찮아?”라고 물어본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소소한 행동이 몸에 밴 주안이를 보면 다 큰 어른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나와 주안이는 2022년 새해를 맞아 굳은 다짐을 했다. 3월까지 3kg씩 체중 감량을 하는 것! 우리는 헬스장을 찾아 러닝 머신에서 30분 동안 뛰고, 매트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스트레칭을 했다. 운동하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주안이에게 전날 아내와 옥신각신했던 일과 그로 인한 서운한 마음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빠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아. 그래서 어제 아빠가 엄마한테 조금 서운했어. 이따 집에 가서 엄마와 대화해볼 거야.” 나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주안이는 “엄마가 가끔 그럴 때가 있어서 아빠가 참을 때도 있지. 아빠가 지금 말한 것처럼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잘 해결될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주안이는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 편을 들고 나름의 솔루션도 제시했다. 나도 모르게 속상한 마음이 입 밖으로 나와서 놀랐는데, 주안이와 대화하며 위로를 받고 도리어 힘이 났다. 조금 더 빨리 아내와 대화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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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안이는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취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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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 식구는 새해를 맞아 부산을 다녀왔다.

지난 연말 또 한 번 주안이에게 놀란 적이 있다. 우리 가족은 연말을 맞아 부산을 찾아 함께 산책했다. 나와 아내는 2022년에 서로에게 바라는 것들, 더 나아졌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의 대화를 조용히 듣던 주안이가 해준 말은 우리 부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부끄러워서 차마 공개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주안이는 아내가 얘기했던 지난해 나의 부족한 점과 내가 아내에게 아쉬워했던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2022년에는 서로에게 지난해처럼 하지 않으면 되잖아. 서로 양보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놀라움과 동시에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주안이가 우리의 대화를 듣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다 듣고 있구나, 또 주안이 앞에서 조심하며 대화했는데 다 새어나갔구나, 주안이도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구나 등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다. 주안이의 성장에 놀라고 기뻐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쁜 시간을 보냈다.

부산에서의 일은 우리 가족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부부끼리 새해 계획을 세우고, 아이와 또 다른 새해 계획을 짜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 즉 어른과 어린이는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자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은 주안이의 따뜻한 마음과 엄마·아빠를 향한 사랑과 관심, 배려 덕분에 더 나은 2022년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서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우리 가족은 함께하면 즐겁다. 때론 시끌벅적하고 우르르 쾅쾅 잡음(?)도 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더욱 단단해진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함께라서 행복하다. 우리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 <우먼센스>에도 새해 인사를 전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
2022년 02월호
2022년 02월호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