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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부터

퓨처 에디터, 아저씨즈

On June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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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재우(57세) 지성언(67세) 홍인국(64세) 정승훈(58세) 이건화(67세) 이정우(66세) 박성만(63세) 정병선(66세)

(왼쪽부터) 김재우(57세) 지성언(67세) 홍인국(64세) 정승훈(58세) 이건화(67세) 이정우(66세) 박성만(63세) 정병선(66세)


평균 나이는 63.5세. 은퇴, 노후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나이에 ‘아저씨즈’는 1,000만 뷰를 달성한 틱토커이자 모델로서 또 다른 삶을 시작했다.


어떻게 시니어 모델이 될 결심을 했나?
정병선 목사라서 항상 정갈한 옷을 입고 책을 보고 설교를 하면서 살아왔지만 사실 늘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내가 추구하는 것을 평생 감추고 살아왔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족에게 모델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우 용접공이라 늘 작업복을 입고 지냈는데 외모가 받쳐준다고 생각해 패션에 관심이 없었다.(웃음) 그런데 문득 4년 전쯤부터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MBN 시니어 모델 선발 예능 <오래 살고 볼일>(2020)에 출연하며 다른 세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건화 20년 동안 외국에서 활동한 화가다. 한국에 돌아와 노후를 준비하는 내게 후배가 찾아와 예전부터 나를 패셔너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시니어 모델을 해보자고 5시간 동안 설득했다. 처음엔 용기도 없고 쑥스러워서 거절했는데 한번 시작하니까 재미있었다. 예전엔 나이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젠 과감하게 도전하게 됐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면서 힘을 얻기도 한다. 인생이 더 즐거워졌다.


이후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을 것 같다.
이정우 알다시피 우린 60살이 넘었고 아날로그가 익숙한 사람들이다. 처음에 권정현 대표에게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배웠던 게 생각난다. 피드를 올리고 해시태그를 다는 것도 우왕좌왕했는데 이제 익숙해졌다.

지성언 공유 오피스 ‘위 워크’에서 권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나는 입주한 사업체의 사업주였고 권 대표는 입주자였는데 어느 날 “혹시 인별하세요?”라고 묻더라. 그러곤 그 자리에서 계정을 만들어주더니 몇 달 만에 팔로어를 1,000명까지 늘려왔다. 그 전까지 나는 청년들 사이에 낄 수 없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청년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웃음)


자녀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나?
지성언 맞다. 예전엔 며칠 동안 말 한마디 안 했던 적도 있는데 공통 화제가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대화가 됐다. 우리 아이가 지금 싱가포르에 있는데 국내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마치 나를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박성만 흔히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지 않나? 식사 시간에 늘 내가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는데 이젠 오히려 아이들이 “아빠, 오늘은 뭐 하고 오셨어요?”라며 먼저 묻는다. 가족에게 숨긴 채 모델 일을 시작한 후 “내가 오늘 런웨이에 올라가니까 구경하러 와”라면서 고백했다. 런웨이를 걷는 걸 본 아내는 이제 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권 대표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다.
이정우 맞다. 대기업에 다녔던 권 대표는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가 인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국으로 돌아와 사표를 냈다고 한다. 그 후 패션을 공부하다 시니어 시장을 공략해야겠다고 다짐했다더라. 그렇게 ‘아저씨즈’가 시작됐다.

박성만 우리는 모두 조직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권 대표처럼 참신한 아이디어로 정해진 것을 탈피하는 젊은이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식들도 권 대표처럼 도전 의식을 갖고 인생을 살길 바란다.

홍인국 권 대표는 내일이 기대되는 젊은이다. 우리와 권 대표가 바꿀 미래가 기대된다. 자식들에게 “너희도 60살이 넘어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라고 말한다.(웃음)


시니어 모델의 선구자인 ‘아저씨즈’가 앞으로 시니어 모델의 활동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임무가 막중하다.
정승훈
처음엔 그저 생업 때문에 포기했던 꿈을 이뤘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사실 ‘과연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활동을 할수록 앞으로가 기대되고 부담감도 크다. 우리가 잘해야 다른 시니어 모델들도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지성언 많은 사람이 수익을 궁금해하는데 대외비다.(웃음) 우리 모두 수익이 목표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활동한 영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수익보다 젊은 시절 접어둔 꿈을 다시 펼쳤다는 게 더 중요하다.

이정우 60살이란 나이에 도전하는 우리를 보고 청년들이 자포자기하지 말고 도전 의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김지은, 김연주
사진
이대원
2021년 06월호
2021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김지은, 김연주
사진
이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