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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12월의 문화 충전! 영화, 드라마, 전시회 라인업

On December 04, 2020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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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여자
우리의 연말 영화

연말이면 어김없이 복기되는 영화들이 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대형 사건에 휘말려 미국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비딱한 형사 존 매클레인 이야기(<다이하드> 시리즈),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어린이가 혼자서 도둑들을 해치운다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아들 선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솔드 아웃>(1996) 등 코믹 가족 액션물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휴가 시즌의 들뜬 분위기는 축제 같은 대단원이 필요한 로맨틱 코미디와도 잘 어울린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에서 만났다 하면 말다툼이나 하던 주인공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연말 파티 장면은 '로코'의 정석으로 남았다. 희망, 로맨스, 가족주의는 이 전설적인 성탄 시즌 영화들의 필수 요소였다. 하지만 시무식과 동시에 휘발돼버릴 인스턴트 판타지에 시큰둥한 관객이라면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

영화 <캐롤>(2015)은 성탄 시즌을 배경으로 하지만 낙천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화려하고 반짝이는 배경은 오히려 사회의 비주류로서 주인공들이 느끼는 소외감, 망설임, 쓸쓸함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백화점 점원 대 손님으로 만난 '테레즈(루니 마라 분)'와 '캐롤(케이트 블란쳇 분)'은 첫눈에 서로에게 끌린다. 캐롤이 몇 마디 범상한 말과 눈빛만으로 테레즈를 유혹하는 장면은 보기 드문 장관이다. 반면 테레즈는 사색적인 태도 속에 떨림과 불안, 혼돈, 호기심이라는 청춘의 표지들을 감추고 있다. 아름답지만 그들의 사랑은 쉽지 않아 보인다. 테레즈는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고 캐롤은 남편과 양육권 다툼 중이다. 더구나 시대 배경은 1950년대다.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캐롤의 머릿결과 모피 코트는 테레즈의 인생에 신기루 혹은 동경으로 남을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또 다른 추천작 <8명의 여인들>(2002)은 전통적인 가족주의에 코웃음을 보낸다. 눈 덮인 외딴 저택에서 주인 남자가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된다. 현장에 모인 8명의 여인은 서로를 범인이라 의심한다. 그들은 죽은 남자의 장모, 아내, 처제, 동생, 친딸, 의붓딸, 하녀, 정부다. 문책과 변명이 이어지면서 각자가 감춘 비밀이 하나둘 밝혀진다. 불륜은 기본이고 근친상간, 동성애, 금전 관계, 혼전 임신, 짝사랑, 집착, 과거의 살인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이 영화는 제작 당시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모두 거물급 여자 배우들이었다. 물론 요즘 기준으로 보면 영화 내용이 그리 여성주의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도 많다. 시기, 질투, 외모 경쟁으로 점철된 여자들의 관계, 흑인 하녀의 등장, 돈 버는 남자 한 명이 사랑에 환장한 이 여자들을 죄다 먹여 살리는 구도 같은 것들이 그렇다.  생산 수단에서 소외된 이 여자들은 그것을 대체할 생존 수단으로서 고전적인 의미의 여성성을 활용할 뿐 아무도 가부장제에 복종하지 않는다. 8명의 여자에게 사랑이란 결국 자기애라서 상대는 중요하지 않으며, 시기와 질투가 돌연 충동적 스킨십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최고 여배우들의 앙상블과 춤, 노래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 우리는 이미 '렛잇고'는 백만 번쯤 듣지 않았나. 이번엔 어른들의 겨울 뮤지컬 <8명의 여인들>과 함께 성탄 시즌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글 이숙명(영화 칼럼니스트)

  • <서복>

    과거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건으로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사는 전직 요원과 줄기세포 복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의 동행을 그린 영화. 배우 공유와 박보검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월 개봉 예정

  • <조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각색한 작품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조제'와 조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영석'의 이야기가 담긴 로맨스물이다. 배우 한지민과 남주혁이 호흡을 맞췄다. 12월 개봉 예정

  • <승리호>

    2092년, 병든 지구를 떠나 우주 위성궤도 '승리호'에 모인 승리호 선원들이 인간형 로봇을 두고 위험한 거래를 하는 SF 영화다. 배우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등이 출연한다. 12월 개봉 예정

  • <인생은 아름다워>

    무뚝뚝한 남편 '진봉(류승룡 분)'과 아들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염정아 분)'이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담아낸 뮤지컬 영화. 탄탄한 스토리에 춤과 노래를 더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12월 개봉 예정

EXHIBITION

  • 앙리 마티스 탄생 150주년 기념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마이아트뮤지엄이 2020년 앙리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며 국내 최초 마티스 단독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마티스가 창안한 기법인 '컷아웃'으로 제작된 <재즈> 시리즈와 드로잉 석판화를 비롯해 발레 공연을 위해 디자인한 무대의상, 로사리오 성당 건축 등 다채로운 오리지널 작품 120여 점이 소개된다. 타히티, 모로코 등을 여행하며 영감을 받은 무늬를 패턴으로 구현한 마티스의 순수함을 잘 나타낸 작업에 초점을 맞춘 특별한 기획전이다. 앙리 마티스는 강렬한 색채의 '야수파'를 대표하는 화가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남았다. ~2021년 3월 3일까지. 마이아트뮤지엄

  • <추상을 말해요, 칸딘스키>

    추상회화의 창시자 칸딘스키와 21세기 미디어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을 다양한 도슨트를 통해 즐기는 미술 전시 이야기. 칸딘스키가 추구해온 예술 이론을 21세기 미디어 아트에 접목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매주 토요일 어린이 관객만을 위한 특별 도슨트가 진행돼 전 세대가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12월31일까지, 19.8도 미술관

  • <김영섭: 케이블도자기 그리고 소리Ⅱ>

    사운드 설치 예술가 김영섭의 개인전이 열린다. '케이블도자기 그리고 소리' 작업은 2006년 독일을 시작으로 파리와 빈, 룩셈부르크, 토론토를 거쳐 2007년 서울에서 한 차례씩 소개된 바 있다.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최신 전자 장비로 녹음된 사운드가 더 첨가됐고, 시각적으로도 다양하고 풍부해진 색감과 형태가 추가됐다. ~12월 26일까지. 갤러리 JJ

TV

  • JTBC <허쉬>

    고인 물이 된 기자와 생존형 인턴의 성장기. 언론 불신 시대에 언론인이기 이전에 '사람'인 기자들의 모습을 그려낸 드라마다. 저널리스트의 사명만을 강조하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생계 앞에서 작아지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찾아 묻고 기사를 쓰기 위해 자신의 삶을 시험하고 저울질하는 이야기로 공감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었던 배우 황정민과 '소녀시대' 멤버 윤아가 호흡을 맞췄다. 12월 11일 첫 방송

  • tvN <철인왕후>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 가출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 <각시탈> <화랑>의 윤성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신혜선, 김정현, 배종옥, 김태우가 출연한다. 12월 12일 첫 방송

  • tvN <여신강림>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으로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 분)'과 남모를 상처를 안고 있는 '수호(차은우 분)'가 만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로맨스물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상협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문가영, 차은우, 박유나, 황인엽이 출연한다. 12월 9일 첫 방송

  • KBS2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밀 수사관 암행어사와 어사단의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권나라와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본명 김명수)이 호흡을 맞춰 기대감이 크다. 이 밖에도 배우 이이경, 안내상, 최종원, 손병호 등 감초 배우들이 출연한다. 12월 21일 첫 방송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김연주
사진
김재경, <캐롤>·<8명의 여인들> 스틸컷, 마이아트뮤지엄·19.8도 미술관 제공, jtbc·kbs 공식홈페이지, jtbc 스튜디오, 에스앤코, cj·롯데엔터테인먼트, (주)메리크리스마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갤러리jj 공식홈페이지, 신사컴퍼니·모멘트메이커·파트컴퍼니 공식페이스북, tvn·백지영 인스타그램
2020년 12월호
2020년 12월호
에디터
하은정,김연주
사진
김재경, <캐롤>·<8명의 여인들> 스틸컷, 마이아트뮤지엄·19.8도 미술관 제공, jtbc·kbs 공식홈페이지, jtbc 스튜디오, 에스앤코, cj·롯데엔터테인먼트, (주)메리크리스마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갤러리jj 공식홈페이지, 신사컴퍼니·모멘트메이커·파트컴퍼니 공식페이스북, tvn·백지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