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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ARIS

코로나19 격리해제를 선언한 프랑스의 속내는?

프랑스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이 넘고 있지만 놀랍게도 격리를 해제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On July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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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 이후 학교로 돌아가는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조기 대응에 늦었던 프랑스에서는 지난 두어 달 동안 철저한 격리와 봉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다. 생필품 구매를 비롯한 최소한의 외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고 공원, 바닷가, 숲 등도 출입이 금지됐으며, 100km 이상의 장거리 이동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지금 과감하게 격리 해제를 선언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생산을 집중적으로 늘린 덕분에 이제는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의 권고로 급히 마스크 생산에 착수했던 기업들은 정부에 비축용 마스크 구매를 촉구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프랑스인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 야외에서는 굳이 안 써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고, 또 사용하고 나면 버려야 하는 일회용 마스크는 여전히 제로 웨이스트를 많이 실천하는 프랑스인들에게 큰 공감을 받지 못한다. 필자 주변의 프랑스인들은 모두 쓰지 않던 재봉틀을 꺼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쓰고 있다. 천 마스크는 보호 기능이 떨어진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공원과 숲, 해변은 쾌적한 초여름 날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젊은 세대는 더워진 날씨에 공원에서 상의도 벗고 공놀이를 하거나 태닝을 한다. 마치 두 달간의 격리 생활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 평소보다도 적극적으로 공원과 바다로 몰렸다. 그런 인산인해 사이를 노부부들만이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지나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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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안전 거리도 유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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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과 바는 서서히 문을 열고 있다.


격리와 봉쇄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이 바로 관광과 요식업이다. 미식 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나라, 프랑스에서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 이변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큰 심리적 충격을 주었다. 이번 달 말부터는 레스토랑과 바도 점진적으로 다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워낙 자릿세가 비싼 파리에서 테이블 사이 간격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테이블 사이 간격이 늘어날수록 한 번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줄어들고, 결국 매출에도 영향을 받는다.

프랑스에서는 두 달간의 격리라는 악몽을 최대한 빨리 잊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언론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소식이 부쩍 줄었고, 언급해도 대부분 정상적인 일상으로의 복귀가 주된 목적이다. 신규 확진자를 일일이 보도하고 그 경로를 추적하는 한국과는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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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축제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격리 기간에 25세 미만 젊은 세대의 실업률이 33%가 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더불어 미국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프랑스에서도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늘고 있다. 10인 이상 집회를 원칙상 금지하고 있는데도 지난 주말 파리에서는 2만 명이 모였다. 프랑스 정부는 실업난으로 고생하는 젊은이들의 불만이 이번 시위로 폭발하게 될까 봐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경제 회복과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격리 해제를 추진하느냐, 아니면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느냐가 현재 프랑스 정부가 직면한 딜레마다.

글쓴이 송민주

4년째 파리에 거주하는 문화 애호가로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다큐멘터리와 르포르타주 등을 제작하고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
2020년 07월호
2020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