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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듯 입소한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 승리

일명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승리가 입대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두 차례나 구속 위기를 면했고, 결국 군인 신분이 됐다.

On April 02, 2020

도망치듯 입소

승리의 입대는 한 차례 미뤄졌었다. 성매매 알선, 업체 자금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 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예정됐던 군 입대를 연기한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두 번 구속의 갈림길 앞에 섰지만 구속영장이 전부 기각되면서 의문을 자아냈던 승리. 결국 지난 2월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서를 받았고, 한 달 만인 3월 9일 군에 입대하면서 그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사실상 끝이 났다.

이날 승리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에 들어섰다. 훈련소 입구까지 차량으로 이동했다가 열이 있는지 점검한 후 교육대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병무청의 조치였다. 마스크를 쓰고 차량에서 내린 승리는 발열 체크 등을 받으며 입영 절차를 밟았다. 그는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 후 현역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그의 입소 현장에 팬들은 없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현장에는 취재진이 몰렸고, 결국 사진 취재와 영상 취재를 나눠 할 수밖에 없었다. 승리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재빠르게 입소했다. 뒤따르는 기자들의 입대 심경과 혐의 등에 대한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그의 입소 패션은 올 블랙.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검정색 후드 티셔츠와 바지, 패딩 조끼를 입은 그는 검정색 가방을 들었다. 손목에 찬 시계마저 검정색으로 통일했다. 마스크에 가려져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결연한 눈빛을 통해 심경을 짐작할 수 있었다.

승리는 ‘빅뱅’ 멤버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입대했다(승리는 지난해 9월 ‘빅뱅’에서 탈퇴했다). 리더 지드래곤은 지난해 10월, 태양과 대성은 11월 전역했으며, 탑은 지난해 7월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쳐 네 멤버가 모두 국방의 의무를 끝낸 상태. 군인 신분이 되면 사건이 군사법원으로 이관되기 때문에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사건은 이제 군사법원에서 법의 심판을 받는다. 병무청은 “일관되고 공정한 판결이 이뤄지도록 검찰과 적극 공조하고 관련 사건에 대한 진행 경과를 고려해 재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더라도 복무 중 재판이 끝난다면 결과에 따라 병역 처분이 변경될 수 있다. 승리가 1년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으면, 남은 복무 기간과 상관없이 거주지 관할 민간 교도소로 이감돼 선고받은 형기만큼 복역하게 된다. 사실상 강제 전역되는 것이다. 반면 6개월 이상 1년 6개월 미만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형 집행 기간이 군 복무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군 교도소에서 선고된 형기만큼 복역한 뒤 다시 군에 복귀해 남은 군 복무 기간을 채워야 한다. 결국 승리의 전역일은 군사재판 결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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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파티를 열다

3월 2일, 승리는 지인들을 불러 군 입대 전 마지막 환송 파티를 열었다. 해당 파티에는 버닝썬 관련 인물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사진에는 승리가 지인들과 입대 전 만남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한 장의 사진에서 승리는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승리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DJ 글로리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숫자 ‘18’을 꽃은 케이크 사진을 올렸다. 그는 영문으로 “Cheer up for 18 month(18개월 동안 힘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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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 그 후

‘버닝썬 게이트’에 관련된 인물들은 약 10개월에 걸쳐 경·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관련 인물들은 현재 구속 상태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지난해 5월에는 경찰이 승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검찰이 승리의 추가 혐의를 확인, 7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이번에는 도망이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승리로서는 두 번의 구속 위기를 면한 셈이다. 결국 검찰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 수사를 종결했다. “승리가 승리했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승리가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해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와 자신이 투자한 업체 유리홀딩스 자금을 직원 변호사비로 쓴 혐의, 라운지 바를 일반 음식점으로 구청에 신고한 혐의, 카카오톡으로 여성의 나체 사진을 전송한 혐의 등이 적시됐다. 2013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와 현지에서 달러를 빌려 도박을 하고 한국에서 원화로 바꾸는 일명 ‘환치기’ 혐의도 새롭게 포함됐다. 도박 관련 혐의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도 연루됐다.

‘버닝썬 게이트’로부터 파생된 ‘정준영 카톡방 논란’의 핵심 인물인 정준영과 최종훈은 현재 구속 상태다.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 모 씨, 클럽 버닝썬 전 MD 김 모 씨, 회사원 권 모 씨 등과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에서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다. 정준영은 승리, 최종훈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한 성관계 몰카 동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같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로이킴은 음란물 유포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문제의 단체 대화방과는 별도의 대화방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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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는 지금…

‘버닝썬 게이트’ 여파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은 YG. 그룹 ‘블랙핑크’ ‘위너’ 이하이 ‘악뮤(AKMU)’ 등을 잇달아 컴백시키며 회복을 위해 애썼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20억원 수준. 연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던 과거에 비하면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YG는 결국 승리의 손을 놓았다.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빅뱅’에서도 퇴출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빅뱅’은 승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로 재편됐다. YG는 최근 네 사람과 재계약했다. 모두 세 번째 재계약이다.

YG는 구원투수로 ‘빅뱅’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올 하반기 컴백을 목표로 새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는 후문. 최근에는 미국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페스티벌>) 라인업에 포함되며 복귀 무대 소식도 알렸다. 다만 <코첼라 페스티벌>이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복귀 후 첫 공식 무대를 어디서 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실추된 이미지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빅뱅’은 태양을 제외한 전 멤버가 대마초 흡연(지드래곤, 탑), 군 복무 특혜 의혹(지드래곤, 탑), 유흥업소 불법 영업 방조(대성)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 역시 성 접대를 하고 승리와 함께 상습 도박 및 환치기를 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중이다. 또 2016년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를 협박해 증언을 번복하도록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두 사건은 조만간 기소유예 의견으로 검찰에 기소될 예정이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사진
서울문화사 DB, 온라인커뮤니티
2020년 04월호
2020년 04월호
에디터
이예지
사진
서울문화사 DB,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