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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녀의 대명사 클라라의 결혼 후 이야기

‘예쁜 싱글녀’의 대명사 클라라가 결혼 후 처음으로 <우먼센스> 카메라 앞에 섰다.

On February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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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레드 컬러 슈트 토이킷, 이어링과 시계 모두 쇼파드.


우리가 아는 클라라는 어쩌면 매우 사소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녀를 대변하는 예쁜 얼굴, 날씬한 몸매, 일련의 사건 사고들이 바로 그렇다. 우리가 모르는 클라라의 모습은 사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알 수 있다. 먼저, 클라라는 배우다. 2006년 KBS2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15년 차인 그녀는 현재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는 욕심 많은 여배우다. 그리고 또 하나. 클라라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며느리다. 지난 2019년 1월 결혼해 유부녀가 된 그녀는 얼마 전 결혼 1주년을 맞은 '품절녀'다.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남편, 시부모님과 시간을 보낸다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에게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화보 촬영 다음 날, 클라라를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아 이례적으로 이틀간 그녀와 마주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터뷰. '예쁜 클라라'를 위해 준비해 간 노트 속에는 '꽤 근사한 클라라'의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오랜만이에요.
결혼 전부터 이어오던 중국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는데 국내에 있는 날 운 좋게도 <우먼센스>에서 러브콜이 와 단번에 오케이했죠. <우먼센스>는 늘 결과물이 제 기대 이상이에요. 이번 화보 콘셉트를 받아보고도 많이 기대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라 설레더라고요. 이렇게 내추럴하게 찍을 수 있는 화보가 많이 그리웠어요.

결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부녀 클라라'는 여전히 낯서네요.
그런가요?(웃음) 전 오히려 결혼 후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이제는 혼자가 아니니까 행동과 말, 생각까지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워졌고요. 혼자일 때보다 매사에 신중해졌달까요? 또 저만 생각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가족에 대한 생각이 앞서거든요. 모든 일을 가족과 연관 짓게 되고요. 이제 제가 하는 일이 저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편과 저는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해졌어요. 그런데 심적으로는 훨씬 안정적이에요. 전 혼자 자란 외동딸이거든요. 늘 제 옆에서 친구처럼, 오빠처럼, 모든 이야길 터놓고 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생겼다는 게 든든해요.

'며느리 클라라'는 어떤 모습인가요?
한국에 오면 시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해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절 며느리 아닌 딸처럼 여겨주셔서 제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전화를 끊기 전에 제가 "사랑해요"라고 말씀드리면 항상 기분 좋게 받아주시며 예뻐해주시죠. 두 분이 워낙 사랑이 많고 다정한 스타일이라 함께 있으면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아요. 그래서 저도 시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전혀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아 행복하고요.


인터뷰 도중 울린 전화벨 소리에 클라라는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통화 버튼을 누르기 전부터 수줍은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지는 걸 보니 발신자는 말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마이 러브"라는 애칭을 시작으로 여느 신혼부부처럼 소소한 대화를 이어간 두 사람. 지금 무얼 하는지,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지, 몇 시에 일이 끝나는지, 특별할 것 없는 대화가 두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녀에게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는 게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지레짐작으로 그녀는 '결혼'에 대해 꽁꽁 숨겨둘 거라 생각했고, 평범한 결혼 생활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달랐다. 그리 길지 않은 통화였지만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기자의 질문에 단 한순간도 피하거나 숨기지 않았다. 솔직해서 더 예쁜 클라라, 그 자체였다.


남편인가 봐요.(웃음) 어떤 사람이에요?
저랑 닮은 점이 많고 서로 취향이 비슷한 게 많은 사람이에요. 조금 무뚝뚝한 면이 있긴 하지만, 활동적인 걸 좋아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제 모습과 많이 닮았고요. 무엇보다 저와 삶의 방향이 같은 사람이라 좋아요. 그래서 함께 있으면 대화가 끊이지 않죠.

결혼, 해보니 어떤가요?
정말 좋아요.(웃음) 영원한 제 편이 생긴 거잖아요. 솔직한 제 감정을 나눌 수 있고, 언제든 외롭지 않게 옆을 지켜줄 누군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신혼인데 많이 싸우지 않느냐고 물으시지만 저희는 아직 크게 다툰 적은 없어요. 부부 사이든 연인 사이든 친구 사이든 저는 호칭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부르는 호칭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서로를 '마이 러브(My Love)'라고 불러요. 무뚝뚝한 남편도 애정 표현이 아니라 호칭이라 생각하니 더 편하게 자주 사용하는 것 같고요. 호칭을 이렇게 하니 상대방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더 사랑받을 행동을 하게 돼요. 이런 식으로라도 애정 표현을 좀 더 많이 하면 좋잖아요.

'유부녀'가 된 후 자기 관리에 더 철저해진 것 같아요.
남편한테 잘 보이고 싶으니까요.(웃음) 맨날 집에서 마주하는 사람이 생겼잖아요. 항상 만족시켜주고 싶어요. 늘 예뻐 보이고 싶고, 실망시키지 않고 싶어요. 처음엔 심지어 메이크업도 안 지우고 잤어요.(웃음) 제 어떤 모습도 예뻐하고 사랑해줄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남편에겐 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운동도 결혼 전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자기 관리도 더 철저하게 하게 되고요.

SNS만 봐도 운동에 푹 빠진 모습이에요.
부지런해지려고 많이 노력해요. 처음 연예계에 데뷔하고 7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는데, 쉬는 시간이 많아 심심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저도 이렇게 운동 마니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어렸을 때 발레를 하긴 했지만 이토록 운동을 생활화한 적은 없었거든요. 운동으로 건강도 챙기고 몸매도 가꾸다 보니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입고 싶은 옷도 마음껏 입을 수 있고, 점점 변화하는 제 몸을 보니 재미있었고요. 그러다 말 그대로 운동에 푹 빠지게 됐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무겁고 기분도 우울해져요. 해외 촬영을 가서도 운동은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최소한 러닝머신이라도 뛰려고 하고요.

그래서인지 살찐 클라라는 본 적이 없어요.
눈치 못 채실 만큼 찌기도 해요.(웃음) 저 역시 운동하기 싫은 날이 있죠. 왜 없겠어요.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다 보면 잠을 더 자고 싶은 날도 있고, 칼로리 생각하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고 싶은 날도 있어요. 그럴 땐 몸매 예쁜 모델들의 사진을 검색해봐요. 엄청난 자극이 되거든요. 운동은 사실 조금만 쉬어도 금방 티가 나요. 한번 게을러지면 두 배 세 배 더 힘들게 운동해야 회복되죠. 후폭풍을 생각하며 매 순간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그러기엔 세상에 맛있는 게 너무 많잖아요.
맞아요.(웃음) 저도 부대찌개를 엄청 좋아해요. 분식도 너무 사랑하고요. 그럴 땐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먹어요. 한 가지 음식으로 과식하는 게 아니라 부대찌개, 김밥, 떡볶이 등 먹고 싶은 음식을 여러 가지 사두고 조금씩 맛보는 거죠. 요즘은 소식하는 게 생활화돼 과식은 잘 못 해요. 많이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하루 종일 속이 불편하더라고요. 하지만 가끔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제 나름대로의 일탈을 즐기고 있죠.

데뷔 15년 차의 노하우군요?
와, 벌써 15년인가요? 10년이 넘었다고만 생각했지, 정확한 햇수를 들으니 더 와 닿네요. 공백기가 많았던 탓에 제가 이토록 오랜 경력의 배우라고 생각하는 분은 많지 않을 거예요. 한국에선 절 대표하는 작품이 없기도 했고요.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기도 해요. 한국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알아봤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고요. 철이 많이 없었잖아요. 어렸을 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결과를 내다보기보다는 '나는 나야'라는 자연스러움이 무조건 좋은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재 대중이 절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봐주시든 저는 다 이해해요. 제가 견뎌야 하는 무게이기도 하고, 부족했던 제 탓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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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슬리브리스 원피스 커먼유니크, 베이지 빅 와이드 팬츠 BOURIE, 화이트 부티 레이첼콕스, 언밸란스 실버 이어링 젤라시, 블랙 포인트 실버링 모두 케이트앤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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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백리스 슬립 드레스 COS, 화이트 가죽 스트랩 시계, 하트 자개 이어링 모두 쇼파드, 베이지 가죽 슬리퍼 COS.

지금의 이미지는 제 불찰과 부족함이 만들어낸 편견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편견들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 역시 제 몫이겠죠. 배우로서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가려고요. 또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 삶부터 더 건강하고 긍정적이게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30대 클라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저는 지금이 좋아요.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올 때 우울하다는 분도 많은데, 전 오히려 좋았어요.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으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저는 세월에 따라 쌓이는 경험이 삶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30대 문턱을 넘어서니 그 경험이 비로소 조금씩 두께를 지니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15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잖아요. 막 시작한 배우랑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죠. 지나온 시간과 경험들이 무엇보다 제겐 값져요. 아무것도 몰랐던 클라라가 이제 좀 뭔가 알게 됐달까요.

클라라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요? 저는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이에요. 배우라는 꿈을 꾸고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요. 중국에선 제가 출연한 다양한 작품이 흥행하면서 다행히 절 배우로 봐주시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정체성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게 안타까워요. 한국에서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도도하고 화려한 부잣집 딸 역할이 아닌, 제 모습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을 해보고 싶어요. 안 해본 배역이 너무 많아 어떤 제안이든 감사하지만, 인간 클라라를 보여줄 수 있는 털털한 캐릭터에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롤모델이 있나요?
스칼렛 요한슨요. 그녀도 처음엔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잖아요. 아시아나 할리우드나 국경을 넘나들며 배우로 인정받는 스칼렛 요한슨을 닮고 싶어요. 망가진 역할, 터프한 역할, 심지어 마블의 액션까지 다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고요.

밉지 않은 욕심쟁이네요.
맞아요.(웃음) 전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한국에서도 잘하고 싶고, 중국에서도 잘하고 싶고, 나아가 할리우드에서도 활동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돼서도 배우를 하고 싶고요. 사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땐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광고 모델로 연예계 일을 시작했는데, 예쁜 척은 죽어도 못 할 것 같던 제가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예쁜 척을 하고 있더라고요.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대본 외우기에 급급하던 제가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대사를 제 방식으로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연기에 재미를 느꼈고, 지금은 평생 연기에 제 모든 것을 쏟고 싶어요.

부모님도 응원해주시나요?
정신적인 지주로 늘 지지해주시죠. 사실 분야가 달라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진 않아요. 미국 생활을 오래 하셨기 때문에 한국에 아는 분도 많이 없으시고요. 그렇지만 제가 출연하는 방송이나 작품을 모니터링해주시고 진심으로 조언과 충고를 잊지 않으세요. "잘하고 있다"라는 한마디만으로도 제게 엄청난 힘이 되죠. 배우로서의 롤모델은 스칼렛 요한슨을 꼽았지만, 전 사실 저희 엄마처럼 늙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도 곱고 순수하시거든요. 순수하게 늙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엄마처럼 세월의 때에 물들지 않고 젊은 시절의 소녀스러움을 간직하며 늙고 싶어요.

클라라는 생각보다 꽤 근사한 사람 같아요.
지금의 이미지는 제 불찰과 부족함이 만들어낸 편견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편견들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 역시 제 몫이겠죠. 배우로서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가려고요. 또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 삶부터 더 건강하고 긍정적이게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15년이란 시간을 걸어오며 느낀 거지만 사람들의 사소한 관심 하나하나가 제겐 소중해요. 그러한 기대와 관심이 하루하루 절 더 열심히 살게 만들어주니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또 저는 사람들의 감사한 관심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그렇게 멋진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게 제 꿈이에요.

클라라의 꿈은 원대하지도, 소박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꿈은 15년간 묵묵히 걷고 있는 이 길의 목적지이자 도착지일 뿐이다. 지난 삶의 높낮이를 담담하게 풀어놓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의 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이토록 예쁘고 건강한 마음씨라면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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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체크 코트·팬츠·이어링 모두 BOURIE, 아이보리 크롭 톱 자라.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인터뷰
김두리
사진
김태오
스타일링
오지현
헤어
우천용(코코미카)
메이크업
미카(코코미카)
2020년 03월호
2020년 03월호
에디터
하은정
인터뷰
김두리
사진
김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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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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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용(코코미카)
메이크업
미카(코코미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