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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그리고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드디어 우리 영화가 영화 시상식의 '끝판왕' 아카데미에서 첫 수상, 게다가 4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것! 그 밖에도 올해 아카데미는 작년에 이어 '다양성'에 중점을 둔 작품들의 선전이 이어졌는데. 2020 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On February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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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브래드 피트

브래드 피트, 의외의 생애 첫 오스카
미남의 대명사 브래드 피트는 무려 5번이나 오스카 후보에 올랐으나 배우로서 상을 받은 것은 의외로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에 올라선 그는 ‘수상 소감에 주어진 시간이 45초인데, 미 상원이 존 볼튼에게 제공한 시간보다 45초나 많군요.’라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볼튼을 소환하지 않은 것을 풍자했다. 또한 ‘사람들에게서 최고의 면을 찾아냅시다. 최악의 부분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지만 최고를 찾아냅시다.’라는 그의 얼굴만큼이나 훈훈한 말을 남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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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게드

조시 게드

울라프가 녹으면 의료보험 되나요?
울라프의 성우 조시 게드는 <겨울왕국>이 무려 45개국의 언어로 더빙됐음을 밝히며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를 비꼬았다. “<겨울왕국>은 45개국어로 더빙됐어요. 즉, 저에겐 전 세계에 45명이나 되는 라이벌이 존재한다는 거죠. 그만큼 다양한 버전의 엘사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캐나다 엘사는 (더빙을 할 필요가 없는) 똑 같은 엘사지만 그녀에겐 의료보험이 있다는 게 다르죠.” 그리고 11명의 엘사들이 등장해 ‘Into the Unknown’을 11개의 언어로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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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가 와이티티

타이가 와이티티

효자 감독, 타이가 와이티티
<조조래빗>으로 각색상을 수상한 타이가 와이티티 감독.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정말 가볍네요. 너무 가벼워요. 더 무거울 줄 알았어요.’라며 특유의 ‘드립력’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더 강한 ‘드립’! “엄마, 어디 계세요? 한 시간 전에 엄마를 잃어버렸어요. 엄마가 제 엄마라 고마워요. 저에게 <갇힌 하늘(조조래빗의 원작 소설)>을 주셔서 고마워요. 이 영화는 엄마가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어요.” 효자인 듯 효자 아닌 듯, 효자 맞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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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던

로라 던

효녀 배우, 로라 던
<결혼 이야기>로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로라 던. 배우 다이안 래드와 브루스 던의 딸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끈 부모님에 대해 찬사로 감사를 전했다. “누군가는 말하죠, ‘절대 당신의 영웅을 실제로 만나지 말라.’라고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당신이 축복받은 사람이라면 그 영웅을 부모님으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고요. 이 영광을 제 연기 영웅인 다이안 래드 그리고 브루스 던과 나누고 싶습니다. 두 분이 승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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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루돌프 & 크리스틴 위그

마야 루돌프 & 크리스틴 위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한국에 안영미와 강유미가 있다면 미국엔 그녀들이 있다! 의상상 시상자로 등장한 SNL 스타 마야 루돌프와 크리스틴 위그는 많은 감독들이 모인 시상식에서 코믹 연기를 해 보이며 캐스팅에 대한 은근한 바람을 내비쳤다. “이거 다 연기에요 연기! 우리 화난 거 아니에요! 연기라고요! 오늘 여기 감독님들이 많이 왔으니까요. 우리는 코미디 이상을 할 수 있어요.” 감독님들,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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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듀런

재클린 듀런

워킹맘의 오스카
<작은 아씨들>로 의상상을 수상한 재클린 듀런은 스텝들과 가족에게 감사를 전했다. “우리 영화의 멋진 동료들 그리고 배우들.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졌습니다. 그리고 저를 일하는 엄마가 될 수 있게 해준 제작자 에이미 파스칼과 우리 가족에게 감사 해요.” 그녀는 또한 감독 그레타 거윅에 대해 ‘용기와 영리함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훈훈한 여성들이 만든 훈훈한 여성영화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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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다이싱거

캐롤 다이싱거

용감한 스케이트 걸들을 위하여!
전쟁의 폐허 속에서 스케이트보드를 배우는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은 단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다. 캐롤 다이싱거 감독은 ‘이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의 용감한 소녀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며 '소녀들에게스케이트를 가르쳐준 선생님들과 이 영화의 심장인 스케이트 학교’에 감사를 표했다. “이 선생님들은 소녀들이 손을 높이 들고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 스케이트 램프에 올라야겠어요. 날 막을 수는 없어요.’라 말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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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젤위거

르네 젤위거

주디 갈란드에게 바치는 선물
<오즈의 마법사>를 비롯한 수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대스타로 활약했지만 불행한 삶을 살다간 주디 갈란드. 그녀의 생애를 그린 영화 <주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르네 젤위거의 따뜻한 수상 소감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주디 갈란드는 살아서 이런 상을 받는 영광을 누리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그녀의 유산을 기리고 있죠. 우리의 영웅인 그녀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 이날 오스카 트로피는 영화계의 전설에게 바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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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피닉스

호아킨 피닉스

명불허전, 수상 소감 장인
<조커>로 세상 모든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 아카데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호주 산불, 기후 변화, 채식 등 다양한 이슈를 토대로 수상 소감을 전해온 그가 이번에도 ‘수상 소감 장인’다운 명언을 남겨주었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수로 서로를 지워버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서로 일깨워주며,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그것이 최고의 인간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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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한진원 작가, (우)봉준호 감독

한진원 작가 & 봉준호 감독

성공한 ‘덕후’, 세계 영화계의 ‘인싸’가 되다
<기생충>으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궁극의 작품상까지 거머쥔 봉준호 감독. 가장 성공한 영화 ‘덕후’인 그가 함께 수상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의 감독들에게 아낌없는 ‘덕심’을 드러냈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냐면 바로 앞에 계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의 말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학교에서 마틴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그런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도 너무 영광인데 상을 받게 될지 전혀 몰랐었고. 저의 영화를 아직 미국의 관객들이나 사람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했던 쿠엔틴 형님,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나 샘, 제가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술을 먹어야겠네요.” 봉준호 감독은 백스테이지에서 스파이크 리, 타이가 와이티티, 페넬로페 크루즈, 올리비아 콜먼, 다이앤 키튼 등과 어울리며 ‘인싸력’을 과시하기도! 역시 진실한 ‘덕후’의 마음은 하늘에 닿는 법이다.
 

CREDIT INFO
에디터
조희주
사진
게티이미지(핸드아웃)
월간 우먼센스
디지털 매거진
에디터
조희주
사진
게티이미지(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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