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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우의 연이은 컴백! 2월 신작 영화, 드라마

On February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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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 컷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 컷

영화 그리고 여자
총을 든 할머니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는 동네마다 한 명쯤 있을 법한 꼬장꼬장한 재향군인회 영감님을 연상시킨다. 다만 한국의 퇴역 군인에겐 총이 없지만 그에겐 총도 있고 포도 있어 화력이 끝내준다는 차이가 있다. 사라는 알 수 없는 시간 여행의 원리로 아들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분)'를 잃고 나서 로봇을 닥치는 대로 추적해 망가뜨리며 살아왔다. 미래에서 온 로봇을 헌팅한다는 게 남들한테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수십 년간 동료도 없이 혼자서 위험한 전장을 누비며 산 거다. 그러니 싸움도 잘하고 판단력도 좋지만 남의 말은 절대 들어먹지 않아 세상이 보기엔 껄끄럽고 불쾌한 노인네일 뿐이다. 만일 오리지널 시리즈를 안 보고 <다크 페이트>만 본 관객이 있다면 '왜 저런 불쾌한 캐릭터를 주연으로 내세웠지?'라고 생각할 거다. 제작자 제임스 캐머론과 감독 팀 밀러는 사라 코너를 좀 더 매력적이고 세련된 할머니로 만들 생각을 못 해본 걸까? 농담도 좀 하고 젊은 애들 일에 순순히 응원도 해주고 재밌는 옛날 얘기도 해주고…. 아, 아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다크 페이트>의 사라 코너가 흥미로운 건 바로 그 결함들, 노화의 신체적·정신적 특징들 때문이니까.

<터미네이터 1>(1984)에서 사라 코너는 풋풋한 젊은이였다.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가끔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남자들과 데이트도 하는 평범하고 청순한 20대 여성. 그런데 갑자기 거대한 로봇이 나타나 자기를 죽이려 하고, 어떤 남자가 뒤따라 와서 구해주더니 "당신이 앞으로 낳게 될 아이가 인류를 구할 위인인데 그의 적군인 기계들이 그 위인을 못 태어나게 하려고 미래에서 암살 로봇을 보냈으며, 당신의 아이가 그 암살 로봇을 막으라고 미래에서 나를 보냈다"고 하는 거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라는 의문은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니 자연스럽게 해소되고, 어느덧 평범하고 청순하던 그는 아들을 지키고 미래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총을 든 성모 마리아로 성장하게 된다. 그게 <터미네이터> 시리즈다. <다크 페이트>에서 사라 코너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시리즈의 정통성을 대변하는 존재를 환영하는 이벤트로 손색이 없다. 미래에서 온 로봇에게 쫓기는 젊은 여성과 그를 구하러 온 시간 여행자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어디서 홀연히 나타난 총을 든 할머니가 현장을 제압하고는 '천하의 썅년'처럼 씩 웃어 보이는데 그렇게 믿음직할 수가 없다.

앞서 등장한 시간 여행자가 사라 코너에게 예언한 건 이거다. '여자가 낳은 누군가가 영웅이 되는 게 아니라 바로 저 여자가 영웅이 된다.' 그 순간 사라 코너는 몹시 복잡한 표정을 짓는데, 그가 떠올렸을 숱한 생각 중 하나는 이거였을 거다. '그래, 지금껏 아들을 지키려고 이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그건 내 운명이었어, 내가 영웅이었어!' 그리하여 사라 코너는 1984년에 상상하지 못하던 2029년의 기계문명을 받아들였듯 자기 세대에는 없던 성 역할에 눈뜨면서 또 한 번 진화를 맞이한다. 그러고 보면 초반의 인격적 결함은 그의 성장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보면서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될 줄이야.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글 이숙명(영화 칼럼니스트)

  • <정직한 후보>

    2014년 작 동명의 브라질 영화가 원작.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2월 12일 개봉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를 그렸다. 전도연이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정우성이 사라진 애인 때문에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을 맡았다. 2월 12일 개봉

  • <클로젯>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온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각각 아빠 '상원'과 의문의 남자 '경훈' 역을 맡았다. 2월 중 개봉 예정

  • <사냥의 시간>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들을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의 숨 막히는 추격 스릴러. 윤성현 감독의 9년 만의 신작이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출연. 2월 중 개봉 예정


TV

  • SBS 금토극 <하이에나>

    머릿속엔 법을, 가슴속엔 돈을 품은 변호사들의 물고 뜯고 찢는 하이에나식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하이에나 변호사 '정금자' 역에 김혜수가,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살아온 변호사계의 금수저 '윤희재' 역에 주지훈이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마치 야생의 하이에나같이 서로 물고 뜯는 '으르렁 케미'를 보여주며 강렬한 오라를 뿜어낸다. 하이에나 변호사들은 하이 클래스(High Class)의 청소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그들 자체를 사냥하기도 하며 독하고 영리한 능력을 보여줄 예정. <별에서 온 그대> <뿌리 깊은 나무>를 연출한 장태유 감독과 2013년 SBS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루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2월 21일 첫 방송

  •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

    동명의 다음(DAUM)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좇는 그들의 창업 신화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박서준, 김다미, 유재명, 권나라 등이 출연한다. 박서준과 권나라는 첫사랑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1월 31일 첫 방송

  • OCN 주말극 <본 대로 말하라>

    천재 프로파일러와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기억하는 능력을 지닌 형사가 죽은 줄 알았던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스릴러. 천재 프로파일러 '오현재(장혁 분)', 형사 '차수영(최수영 분)', 팀장 '황하영(진서연 분)', 판을 키우고 싶은 야심가 '최형필(장현성 분)', 베테랑 형사 '양만수(류승수 분)'의 활약이 기대된다. 2월 1일 첫 방송

  • MBC 수목극 <더 게임 : 0시를 향하여>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예언가와 강력반 형사가 20년 전 '0시의 살인마'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작 <시간>을 통해 세련된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장준호 감독과 참신하고 탄탄한 필력을 선보여온 이지효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옥택연은 예언가 '김태평' 역을 맡았고, 이연희가 강력반 형사 '서준영' 역을 맡았다. 1월 22일 첫 방송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이예지
2020년 02월호
2020년 02월호
에디터
하은정,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