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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톱 모델 지현정이 선택한 운동법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수인 시대다. 수련으로 내 몸과 마음을 챙기며 오롯이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는 삶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On January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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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지현정
“나와 마주하는 시간”


2002년 데뷔해 대한민국 톱 모델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지현정의 또 다른 타이틀은 요가 강사다. 2017년 시작한 요가에 대한 열정으로 전문 교육 과정을 마친 후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11월 방송된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에스팀엔터테인먼트 김소연 대표의 요가 강사로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현정은 요가를 통해 수련의 길에 들어섰고 그로 인해 삶의 변화를 겪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서서히 변하는 삶이 꽤 마음에 든다는 그녀에게 수련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수련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도와준 퍼스널 트레이너의 권유였어요. 여자치고 근력이 좋아 웨이트트레이닝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퍼스널 트레이너가 부족한 부분을 함께 성장시켜야 몸의 균형이 맞는다며 요가를 추천했죠. 처음엔 정적인 운동이라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지레짐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제 예상과 달랐어요.


어떤 점이 매력이었나요? 운동으로 생각했는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샘솟았죠. 요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본격적으로 수련하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수련은 신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죠. 한동안 수련을 쉬면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약해지는 것을 느끼는데, 그러다가 오랜만에 하면 눈물이 날 것처럼 고마워요. 제가 절 알아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기분이 들거든요.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요? 지금의 나에게 맞는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요가 초보자가 전문가 수준의 동작을 시도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더 이상 신체나 정서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 상태가 돼요. 수련을 하는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마주합니다. 그럴 땐 지금 자신의 상태를 관찰해 멈춰야 하는지 혹은 도전해야 하는지 선택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해요. 수련을 통해 현명한 선택을 하는 법을 배우는 거죠. 나아가 삶에도 적용할 수 있고요.

현명한 선택을 어떻게 하나요? 저의 하루 일과를 예로 들어볼게요. 스케줄이 없는 날엔 오전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일어나 공복 상태로 아침 수련을 해요. 1시간 30분 정도 수련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씻고 아침을 먹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낮잠을 자기도 해요. 스케줄이 있는 날엔 집이나 요가원에서 셀프 수련을 하고요. 스케줄이 유동적이라 상황에 따라 하루 일과를 조정합니다. 이처럼 나의 상태에 따라 유연한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마주하게 되겠죠. 예전엔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했어요.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캄캄한 암흑처럼 느껴졌고요. 그런데 이젠 현재를 보려고 노력해요.


수련을 통해 삶의 태도가 변화했군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천천히 바뀌고 있어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생이 간단해졌어요. 사람과 물건에 대한 욕심, 집착, 미련이 줄었고 두서없던 생각과 감정도 정리됐어요. 또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아닌 섬세한 변화를 즐길 줄 알게 됐죠. 이런 변화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정서적인 변화도 생겼나요? 신체보단 정서의 변화가 더 커요. 전보다 마음이 안정적이고 기쁨을 느끼는 횟수가 늘었어요. 인생이 변해서가 아니라 기쁨을 잘 느끼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예전엔 기쁘지 않았던 일이 기쁘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또 마음의 탄력이 좋아졌다고 할까요? 똑같이 상처받는 일이 생겨도 극복하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가끔 과거의 지현정으로 돌아갈 때도 있지만 곧 다시 지금의 지현정으로 돌아와요.


관심 분야도 바뀌었을 것 같은데요?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계율 중에 '아힘사(비폭력)'라는 말이 있어요. '아힘사'를 아는 수련인이라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될 거예요. 이 세상은 오로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돼요. 저 역시 요가 수련을 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힘을 키우고 나아가 타인, 동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셈이죠.


타인, 동물,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천천히 알아가고 배워가고 있어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고 있죠. 가능하면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려고 하고, 육식을 피하려고 하는 거예요. 채식주의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2~3회는 고기류나 해산물 없이 식사하려고 노력해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몸을 적응시키면서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야 금세 지쳐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지켜나갈 것 같거든요.


수련인으로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인도에서 한 달 이상 수련에 몰두해보고 싶어요. 시간과 금전적 여유도 필요하지만 용기도 필요한 일이라 쉽게 도전할 수 없거든요. 같은 꿈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그 안에서 또 다른 경험과 배움이 있을 것이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하고 싶어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올해 초에 발리로 수련을 떠나려고 해요. 발리와 뉴욕에서 수련을 했었는데, 발리에서의 기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수련이 곧 삶이자 일상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수련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누군가에겐 가벼운 운동일 수도 있잖아요. 제 삶에서 수련은 그 중간쯤에 있어요. 수련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즐기시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단,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니 편안한 마음으로 수련하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수련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거예요.

지현정의 건강한 식습관

완벽한 채식주의는 아니지만 자연 친화적인 식단을 추구하는 그녀는 6가지 기준을 세워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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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의식적으로 먹지 않기 2 극단적인 변화 주지 않기 3 맛집 투어 말고 다른 취미 찾기
4 꾸준히 하기 위해 나에게 맞는 루틴 찾기 5 간절히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조금씩 먹기
6 식사 후 소화 상태나 식후 피로감을 체크하며 내 몸의 변화 관찰하기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지현정 제공
2020년 01월호
2020년 01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지현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