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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운동

연기자 조달환의 탁구 사랑

인생을 살면서 ‘진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지요. 여기 ‘친구 같은 운동’을 찾은 복 받은 셀러브리티 6명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운동은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닌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독자분들에게도 ‘인생 운동’이 있나요?

On October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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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솔리드옴므, 상의 에잇세컨즈.

베스트 솔리드옴므, 상의 에잇세컨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배우 조달환의 특별한 재능은 탁구다. 이미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선수급 탁구 실력을 증명한 바 있지만, 조달환의 인생에서 탁구는 예능 출연 몇 회만으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존재다. 우선 그 시작으로 돌아가보자. 바야흐로 2004년, 그는 제28회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유승민 선수를 보면서 '이거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렇게 2005년 취미 삼아 시작한 탁구가 본업인 연기를 잊을 만큼 그를 매료했다.


어떻게 탁구를 시작했나?
영화 <황산벌>을 촬영하면서 다쳐 무릎을 수술했다. 그전까지 축구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무릎을 다쳐서 운동을 못 했고 6개월 정도 걷지 못하니 우울증이 왔다. 축구 대신 뭐라도 하자 싶어 탁구를 시작하게 됐는데 벌써 14년이 흘렀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쵸레이~하!"라고 외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1회 차만 출연하자고 했는데 6개월을 출연했다. 탁구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모두 다 같이 모여 영화처럼 멋진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던 것 같다. 내 탁구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 중 하나다.


2007년 전국오픈탁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탁구를 시작했을 때, 1년 동안 연기도 하지 않고 탁구만 쳤다. 새벽에 일어나 탁구장에 가고, 쉴 때는 김태수·유승민 선수의 동영상을 보면서 서브 연습을 했다. 하루 종일 탁구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회에서 수상을 했는데, 탁구를 시작하고 가장 큰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까딱 잘못하면 직업이 탁구 코치나 강사로 바뀔 뻔했다.(웃음)


탁구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탁구 앞에선 직업, 나이, 성별이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탁구가 좋아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가 같은 위치에 서서 탁구로 승부를 가리는 게 재미있다. 승패를 가르기에 앞서 어떤 사람이든지 공 앞에서 겸손해진다는 게 좋았다. 공이 작고 가볍기 때문에 선수의 체격이나 힘이 중요하지 않아 여자와 남자가 승부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다. 연습량과 실력만으로 승패가 좌우되니 모두 평등해지는 거다.


탁구에 '테이블계의 바둑'이라는 애칭이 있더라.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게임이 아니라, 그 속에 수많은 '수'가 숨어 있다. 팔을 어느 정도 높이로 드느냐, 어깨 각도는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공이 튀는 방향이 달라진다. 그렇게 공이 날아가는 8개의 길이 있는데, 라켓을 오가며 튀어가던 공이 예상과 다른 길로 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예측해 공을 받아치거나, 상대가 나의 공을 받지 못하면 그때의 희열이 상당하다.


작은 테이블 앞에서 하는 운동이지만 체력 소모가 굉장하다고 들었다.
탁구의 기본 자세는 기마 자세다. 기마 자세를 하고 작은 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숨 가쁘게 오가다 보면 순식간에 온몸이 땀에 젖는다. 보통 체력으론 20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 유산소 운동이라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허벅지 근육도 좋아진다.


라이프스타일도 바뀌었을 것 같다.
한때 일주일에 4번씩 탁구를 쳤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내가 전과 같이 살면 아내 혼자 5살 된 아들과 3살배기 딸을 돌보고 가사노동을 해야 되더라. 그런데 나는 탁구를 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없었다. 아내와 오랜 대화 끝에 2시간씩 주 2회만 탁구를 치기로 했다. 취미로 시작한 탁구를 선수처럼 열심히 치다 보니 몸이 따라주지 않기도 한다. 어깨, 허리, 무릎이 좋지 않아 전처럼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더라. 그래도 탁구는 내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동이다.


탁구를 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
무엇보다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체력이 좋아야 술도 마실 수 있으니까.(웃음) 땀을 흘리며 상대방과 에너지를 주고받다 보면 에너지가 배가되고 몸이 가벼워지니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또 인내심과 끈기,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생기는 것 같다. 대중에겐 밝은 이미지로 보이겠지만 사실 애늙은이 소리를 듣는 편이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활기를 얻었다. 또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간접 경험이 늘어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촬영 현장에 유승민 선수가 사용하던 라켓을 들고 왔다. 사이가 각별해 보인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선수 시절 쓰던 라켓에 직접 사인을 해서 선물해줬다. 탁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였다. 지금도 촬영한 사진을 보내줬는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뭐, 칭찬은 아닐 것이다.(웃음) 이번에 대한탁구협회 홍보대사가 되면서 유승민 회장과 젊은이들 사이에 탁구 붐을 일으켜보자고 약속했다. 유럽에서는 술을 마시고 탁구를 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탁구가 지금보다 더 대중화되길 바란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김지은
사진
김정선, 이대원
스타일링
전금실
헤어
일호(파란헤어), 지희(멥시), 미영(boboris_nw), 서일주(누에베훌리오)
메이크업
송아름, 차니(멥시), 구다연(boboris_nw), 주시연(누에베훌리오)
2019년 10월호
2019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김지은
사진
김정선, 이대원
스타일링
전금실
헤어
일호(파란헤어), 지희(멥시), 미영(boboris_nw), 서일주(누에베훌리오)
메이크업
송아름, 차니(멥시), 구다연(boboris_nw), 주시연(누에베훌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