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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3 공부만 잘하는 아이 vs 공부만 못하는 아이

[‘엄친아’가 별건가?] 아이는 엄마 마음먹기에 달렸다

On March 13, 2015

하하 엄마 김옥정

헤어_하늬(살롱드 뮤사이 압구정 본점) 

메이크업_주정하(살롱드 뮤사이 압구정 본점)


"누구도 아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요. 격려하고 기다리는 역할밖에 할 수 없지요. 그러기 위해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효자와 불효자는 엄마의 마음에 달려 있거든요. 엄마가 아이를 효자라고 생각하고 믿어주면 아이는 그렇게 됩니다"


‘하하 엄마’ ‘융드옥정’이라는 수식어로 MBC <무한도전>, QTV <죽 쑤는 여자, 죽지 않는 남자> 등 예능계 블루칩으로 활동한 김옥정씨는 지금껏 아들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멘탈 갑’ 엄마다. 4.55kg에 달하는 초우량아에 이도 두 개나 나 있는 채로 남다르게 태어난 하하를 키우며 있었던 일들을 <하하 엄마처럼 하하하>라는 책 한 권으로 엮어냈을 정도. 모차르트처럼 뛰어난 음악가가 되거나 미술계를 장악하는 조각가가 될 줄 알았던 아들 동훈이가 <무한도전>의 ‘상꼬맹이 하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태교를 음악으로 한 덕분인지 하하는 음악에 재능을 보여 유치원 합창단 지휘자가 되고 지인 결혼식에서 첼로 연주를 하기도 했다. ‘음악가가 되려나?’ 생각했지만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해 피아노를 치라고 하면 어느새 엎드려 만화를 그리며 미술 솜씨를 뽐냈다. 초등학교 시절엔 공부도 곧잘 해서 반장을 도맡아했고 졸업식 때 한국청년회의소에서 수여하는 모범상을 수상할 정도로 ‘엄친아’였다. 교육열 높은 엄마와 잘 따라오는 아들.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환상의 콤비도 삐걱거릴 때가 많았다.

“왕년엔 제가 욕심도 많고 교육열도 높은 엄마였어요. 1분, 1초가 아까운 시험 기간에 아들이 친구들과 놀다 늦게 들어오면 매를 들기도 했지요. 한번은 아들을 기다리다 화가 나 첼로 활로 때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들이 ‘엄마, 첼로 활로 때리면 어떡해요’라고 말하는 바람에 웃음이 터졌지 뭐예요.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하고 애꿎게 첼로 활만 든 격이 되어버렸어요. 한번은 또 맞겠다 싶었는지 제 얼굴을 보자마자 맨발로 도망을 나가더라고요. 동네 가게에서 슬리퍼를 얻어 신고 자주 가는 안경점에 숨어 있었대요. 그것도 모르고 울며불며 아들 찾아 동네를 다 뒤졌던 적도 있어요. 지금은 그립기까지 한, 어린 아들과 씨름하던 시절이죠.”

친구들과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게 귀가하던 것은 애교처럼 생각될 정도로, 본격적인 ‘사건’은 하하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벌어졌다. 조소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어렵게 서류를 준비하고 아들의 작품을 미국으로 보내 보스턴 월넛 예고 입학 허가를 받아 비행기만 타면 되는 때, 하하는 끝내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힙합가수가 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엄마의 계획대로 따라줄 줄 알았던 아이가 엄마의 뜻을 거슬렀을 때 모든 엄마 마음이 그렇듯 당황스럽고 아이에게 화가 났을 터. 김옥정씨는 분노 대신 포용을 택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기나긴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한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하하 방에는 가사가 적힌 악보와 종이들이 있었고 학교를 갈 때도 화장실에서도 가사를 만들었다고. 방황을 하면서도 고등학교 3년 개근에 지각 한 번 하는 법이 없고 피어싱, 문신, 염색 등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원망보다는 믿음으로 대할 수 있었다. 주요 대학 입시전형 정도는 줄줄 꿰고 있던 열성 엄마라 내심 아들이 대학부터 가고 음악을 했으면 했지만 이 정도 열정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단다. 추진력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김옥정 여사. 그때부터 남편 몰래 아들 가수 만들기에 돌입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단지 힙합가수가 되고 싶다는데 내 아들 살리는 셈 치고 도와주고 싶었어요. 밖에서 방황하느니 하고 싶은 것을 집에서 하라고 아들 친구들까지 불러 합숙을 시켜줬어요. 그때 애들이 한창 많이 입던 게 힙합 바지예요. 애들이 다 그걸 입고 바닥을 쓸고 다니는데 아들 바지에 아들 친구들 빨래까지 맡아 하다가 제가 빨래 고수가 되었다니까요.”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아들 돕기에 나선 김옥정씨는 용산구청에 자신의 이니셜을 딴 OJ기획 사업자등록증부터 냈다. 하하가 작사하고 하하 친구가 작곡한 노래로 앨범을 내고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주기 위해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기도 했다. 이태원 가서 외국인들을 섭외하고 필요한 장비를 빌리기 위해 엠넷(Mnet) 방송국도 찾아갔다니 이만한 조력자가 또 있을까? 하하를 가수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기도 당했지만 아들이 자책할까봐 아들을 토닥이는 게 먼저였다.

하하가 어릴 때 어울렸던 친구들은 명문대에 합격했지만 하하는 대진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교육열 높았던 김옥정씨 성에 찰 만한 학교는 아니지만 군말 없이 축하해줬다. 아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 후 하하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재능이 많아 기대도 컸고 엄마를 따라달라고 욕심도 내봤지만 아이는 결국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김옥정씨가 하하를 키우며 얻은 교훈이다.

“누구도 아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요. 격려하고 기다리는 역할밖에 할 수 없지요. 그러기 위해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효자와 불효자는 엄마의 마음에 달려 있거든요. 엄마가 아이를 효자라고 생각하고 믿어주면 아이는 그렇게 됩니다.”

하하는 아들을 낳아 부모가 되었고 모자는 둘도 없는 친구, 부모 멘토와 멘티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이윤정
사진
홍상돈, 이승수, 김연지, 성나영
모델
김민재
의상협조
김영주부띠끄(02-3479-1828), 유니클로(02-3442-3012), 닥스레이디스(02-540-4723), 나무하나·세라(02-512-4393)
참고도서
_<공부 못하는 아이는 없다>(박민근 지음)
2015년 03월호
2015년 03월호
기획
이윤정
사진
홍상돈, 이승수, 김연지, 성나영
모델
김민재
의상협조
김영주부띠끄(02-3479-1828), 유니클로(02-3442-3012), 닥스레이디스(02-540-4723), 나무하나·세라(02-512-4393)
참고도서
_<공부 못하는 아이는 없다>(박민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