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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을 고발합니다!

5가지 유형별 나쁜 남자 대처법

결혼 전엔 하루도 떨어져 지내기 싫었던 남자가 결혼 후엔 꼴도 보기 싫다. 누워 있는 남편을 한 대 콕 쥐어박아 주고만 싶다. 아내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남편들의 5가지 스타일 보고서와 대처법.

On June 15, 2014

‘내’ 편이 아니라 ‘남’ 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남편들이 아내의 울화통을 터지게 하는 종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윗집·아랫집·옆집 남편들도 내 남편처럼 아내를 짜증나게 하는 유형일까? 한 웹사이트에는 ‘남편 사용 설명서’가 올라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홈쇼핑에서 산 제품처럼 교환과 환불이 자유롭다면 좋으련만 남편은 그것조차 안 된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는 부부들을 위한 특별한 치료법이 소개됐다. 이혼율 세계 1위인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마고 치료법’이다. 치료에 참여한 갈등 관계의 부부 90%가 갈등을 해결했다는 놀라운 임상 결과도 있다. 라틴어로 ‘이미지’를 뜻하는 이 치료법은 부부가 서로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라고 권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가족상담센터’가 독점 계약을 통해 수많은 부부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가족상담센터 남동우 소장은 이마고 치료법을 통해 문제의 남편들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짜증 유발자 남편, 신혼 때로 되돌릴 수 있을까?

A STYLE
아내를 하인 취급 황제 스타일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남편 유형이다. ‘에이, 요즘 세상에 이런 남자가 어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가족상담센터를 찾아오는 위기의 부부 중 상당수의 남편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가부장적인 사상에 익숙한 남편은 매우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띤다. 마치 조선시대의 왕처럼 행동하며 아내를 상궁 부리듯 한다. 남편 수발을 아내의 당연한 역할로 여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내의 짜증을 폭발시키는 포인트는 남편들이 고마운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연애할 땐 그렇게 다정다감하던 남자도 결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런 스타일로 변해가기도 한다.

결혼 초기│아내들이 남편의 이런 모습을 맞닥뜨리면 처음엔 그저 마초 성향의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남자가 이 정도 박력은 있어야지’ 하는 생각에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역시 리더십 있는 남자야’ ‘책임감 있어’ 하는 생각에 원하던 가정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빠진다.

중·후반기│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남편의 고압적인 태도에 가끔 서운함을 내비치면 이런 유형의 남편은 절대 꼬리를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적반하장으로 아내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여기서 아내의 대처법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고압적인 남편의 말을 받아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남편에게 계속 서운함만을 간직한 채 속상해하는 경우다.

“‘지금까지 밥도 안 차려놓고 집구석에서 뭐 했어?’ 이 말이 남편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중 하나예요. 아침부터 애들 학교와 유치원 보내고, 빨래하고, 청소하면서 하루 종일 바빴는데 퇴근하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하루 종일 뭐 했냐니요. 마음 같아선 소리 지르며 따지고 싶지만 괜히 싸움만 커질까 봐 하루하루 참고 지냅니다.”
김미령(전업주부, 35세, 결혼 12년 차)

“지난 설날, 시댁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쯤 친정에 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불같이 화를 내는 거예요. 어디 여자가 새해 첫날부터 징징거리냐면서요. 제 딴에는 설날에 가야 오랜만에 오빠들 얼굴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 말이었거든요. 남편은 제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혜영(카페 운영, 32세, 결혼 3년 차)

"저는 맞벌이를 하는 공무원입니다. 가끔 남편보다 늦게 퇴근할 때가 있어요. 집에 와보면 남편이 집안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대로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곤 해요. 저도 똑같이 힘든데 오자마자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죠. 그것까진 참을 수 있어요. 식사 후 설거지는커녕 물 한 잔까지 떠다 바치라고 하니 죽을 맛이에요. 저놈의 텔레비전 확 고장이나 나버렸으면 좋겠어요"
박소연(공무원, 36세, 결혼 7년 차)

전문가 Solution
가부장적인 남편과 함께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이런 유형의 남편들은 표현법이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속내를 어떻게 아내에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심드렁하게 아무 말이나 툭툭 내던지고 불만 어린 표현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엔 이마고 치료법의 단계 중 하나인 ‘미러링(mirroring) 대화법’을 시도해보세요. ‘미러링’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거울처럼 상대방의 말을 반복해서 하는 대화 기법입니다. 남편이 툭툭 내던지는 말에 대답을 안 하거나 맞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들려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여태까지 밥도 안 차려놓고 뭐 했어?” 하고 남편이 말한다면, “아, 당신 말은 당신이 배가 고프니 내가 빨리 밥을 차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이군요? 내가 잘 이해했나요?” 하고 되물어보세요. 처음엔 남편이 많이 어색해할 테지만, 마음속으로는 ‘아내가 내 말을 잘 듣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안도감이 생기면 남편도 아내에게 말을 함부로 했던 것을 서서히 고치게 될 겁니다.

  • EDITOR'S TIP!
    남편의 말끝을 너무 앵무새처럼 따라만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조금은 다르게 포장해서 따라 하는 것이 좋다.

B STYLE
아내보다 친구가 우선 사교남 스타일

사교형 남편은 새벽에 회사 동료를 데리고 집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친구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는 스타일이다. 이 유형의 남자들은 아내가 불만을 토로하면 “알았어, 알았어” 하고 대답은 하기 때문에 아내와 치고받고 싸우는 일은 없다. 문제는 하겠다고 해놓고 안 하는 남편의 태도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들은 화보다는 짜증이 난다. 아내가 불쾌감을 표현하면 미안하다고는 해도 행동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내들은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고 남편들은 이를 잔소리쯤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남편들은 늘 ‘아는 형님’ ‘동생’ ‘친구’ ‘회사’가 우선이며, 아내는 이해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결혼 초기│주변에 친구도 많고 아는 형님과 동생이 많아 굉장히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의 폭이 넓고 그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인, 공인된 남자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나마 신혼 초엔 아내에게 잘하는 편이기 때문에 크게 트러블이 일어날 일은 별로 없다.

중·후반기│결혼 관계가 일정 기간 지나고 난 후에 남편들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아내와 보내는 시간은 뒷전이며, 사회성을 발휘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한다. 저녁은 줄곧 밖에서 먹고 들어오며 거의 매일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 상태가 악화되면 남편은 아내가 하는 말을 모두 잔소리라 생각하고, 주말에도 일이 있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간다. 어쩌면 불륜에 빠지기 가장 쉬운 유형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는 신혼 초부터 줄곧 다퉜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오는 거예요. 정말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라며 이해해달라고 하면서요. 저는 신혼 때부터 술상 차려주기에 바빴어요. 눈치 없는 친구들은 집에 갈 생각을 않더라고요"
김유선(자영업, 35세, 결혼 3년 차)

“어제는 김 부장, 오늘은 박 사장, 내일은 양 실장. 매일같이 여러 사람들과 술을 마신다네요. 저녁때 남편 얼굴을 본 게 한참 전인 것 같아요. 여자가 생겼나 의심해본 적도 있지만, 이렇게 날마다 술에 취해 들어오는 걸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이건 뭐 남편이 아니라 그냥 하숙생인 것 같아요.”
김서현(교사, 38세, 결혼 10년 차)

“저는 남편과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나 결혼했어요. 그래서 함께 아는 친구가 많죠. 한번은 졸업생 모임을 갔다가 그중 한 명과 트러블이 생겼는데, 많은 사람 앞에서 제 편이 아닌 그 친구 편을 드는 거예요. 집에 와서 화를 냈더니, 그냥 네가 이해하래요. 이래서 ‘남’ 편이라는 말이 생겼나 봐요.”
이지숙(학원 강사, 30세, 결혼 5년 차)

“남편 때문에 폭발했어요. 토요일에 1박 2일로 아이들 데리고 주말 여행을 가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당일 아침에 갑자기 직장 동료가 개인적인 일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그날 저녁에 따로 만나기로 했다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주말 가족 여행을 못 가게 된 것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남편은 계속 미안하다며 이해해달라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참고 살아야 하나요?”
장재인(간호사, 33세, 결혼 8년 차)

전문가 Solution
사랑만 믿고 결혼했는데 남편이 늘 자신을 뒷전으로 취급한다니 참 속상하겠어요. 결혼 전엔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남편의 성격이 결혼 후엔 오히려 트러블 요인이 될 수도 있죠. 제가 일전에 상담을 맡았던 케이스도 이와 비슷했어요. 남편이 항상 아내를 뒷전으로 여기는 부부였죠. 8개월 넘게 상담을 받았는데 의외로 일은 간단하게 해결됐어요. 수학선생님인 남편에게 제가 이런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었죠. “수학 문제를 풀 때 괄호 안에 숫자가 있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괄호 안의 것을 먼저 풀고 그다음 기호들을 계산해야 정답이 나옵니다. 인생에서 괄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부부관계입니다. 아내가 아닌 남을 먼저 챙겨주면 인생의 답은 결코 풀 수 없어요.” 이 얘기를 들은 남편의 행동이 이후부터 변하기 시작했어요. 아내와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기 시작한 거죠. 아내가 뒷전인 남편 때문에 속상한 분이라면 남편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를 한번 해보세요. 어쩌면 변화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죠.

C STYLE
7시 땡 귀가 범생이 스타일

‘바른생활 사나이’는 아내에게 좋기만 한 남편일까? 의외로 많은 주부들이 이런 유형도 역시 짜증난다고 말한다. 남편의 바른 생활이 심하면 결벽증과 비슷한 양상을 띠기도 한다. 자기만 바른 생활을 하면 괜찮겠지만, 문제는 이런 생활을 아내에게도 요구한다는 거다. 깔끔한 외모에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기본적인 성격 때문에 주변에선 “그런 남편 두고 배부른 소리 한다”며 같이 사는 아내 마음을 몰라준다. 이런 유형의 남편들은 대개 아내를 피곤하게 한다. 잔소리가 심해 털털한 성격의 아내일수록 더 괴롭다.

결혼 초기│방탕한 생활과는 거리가 먼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따로 신경 써주지 않아도 자기 할 일을 착착 알아서 하는 전형적인 모범생형 남편이다. 남편의 번듯한 모습에 친정 부모님들도 사위를 참 아낀다. 너무나도 흐트러짐 없는 그의 모습에 아내 스스로도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중·후반기│힘이 든다. 삐뚤어질 줄 모르는 남편의 요구 사항에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하나라도 흐트러지는 것이 있으면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남편의 깔끔한 성격 덕에 집은 항상 파리가 미끄러질 정도로 깔끔한 상태다. 퇴근 시간도 어찌나 정확한지 전업주부 아내에게 혼자만의 저녁 시간은 전혀 없다.

“저희 남편은 거의 매일 칼퇴근이에요. 그래서 전 친구들과 저녁 약속을 잡아본 적이 없어요. 처음엔 집에 빨리 돌아오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습이 좋았는데 지금은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안영화(공무원, 35세, 결혼 10년 차)

“밤 10시 이후에 TV를 보는 것은 저희 집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아이들은 무조건 밤 10시 이전에 잠들어야 하고, 엄마인 저 역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집안의 룰을 따라야 하죠. 이렇게 정적인 분위기의 가정이 또 있을까요?”
박혜경(전업주부, 40세, 결혼 9년 차)

" 신혼 초에 남편과 싸웠던 일이 생각나네요. 이유는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이부자리를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저희 남편은 거실에 머리카락 한 올이 떨어져 있는 것도 참지 못해요. 주말마다 이불 빨래도 해야 하고요.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기분이 들어요"
강민아(전업주부, 28세, 결혼 5년 차)

“저는 결혼해서 가장 깜짝 놀란 것이 남편의 가계부를 봤을 때였어요. 쓰레기봉투 하나 산 것까지 다 적었더라고요. 앞으로 가계 살림은 제가 도맡아 하니까 가계부도 저더러 쓰고 보여달래요. 저 어떡해야 해요?”
김민경(전업주부, 27세, 결혼 1년 차)

“털털한 성격의 저는 남편의 꼼꼼한 성격이 좋아 결혼을 결심했어요. 그런데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요. 매일매일 TV 뒤쪽의 먼지까지 닦는 모습에 완전 질렸어요. 남편은 저한테 게으르다고 매일 잔소리해요. 아, 우리 남편은 출장도 안 가나 봐요.”
(회사원, 32세, 결혼 3년 차)

전문가 Solution
모범생 스타일의 남편이라니 무척이나 가슴이 답답하시겠어요. 특히 털털한 성격의 아내분이라면 더 견디기 힘드실 것 같네요. 이런 스타일의 경우 ‘행동 수정 요청’의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대화의 기술은 “나는 당신이 ~을 했을 때, ~을 느끼고, ~을 바란다”를 한 번에 이야기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는 당신이 집에 와서 청소 검사를 할 때 굉장한 부담감과 우울감을 느껴요. 앞으로는 웃으면서 함께 청소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말하는 겁니다. 때에 따라 ‘행동 수정 동의서’를 부부가 함께 작성해볼 수도 있습니다. 상담소에서 함께 작성하고 ‘부부가 작성한 내용에 동의합니다’ 하고 사인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것이 100% 지켜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큰 발전이고, 이후엔 더 신경 쓰게 되지요.

D STYLE
잠깐! 엄마에게 물어보고~ 마마보이 스타일

총각일 때 부모님 곁에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결혼 후에도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마마보이 스타일’의 남자는 아내의 한숨을 부른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이런 유형의 남자가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가장이 된 후에도 무엇 하나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부모님과 전화로 상의한 후 결정한다. 결혼 후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곧장 자신의 엄마에게 달려가 사사건건 말하고, 자신 또한 부모가 됐으면서도 시어머니에게 ‘엄마’ 소리를 떼지 못한다. 남편이 마마보이인 경우 시어머니 역시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헬리콥터맘’일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면 아내의 짜증은 극도로 치닫게 된다.

결혼 초기│ 남편의 가정이 참 화목한 집안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머니와 사이가 돈독하니 아내에게도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든다. 혹시 ‘마마보이’는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아빠가 되고 나면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에 큰 고민은 하지 않는다.

중·후반기│ 나이가 들어도 한결같은 남편의 모습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우리 집 일을 시어머니가 다 알고 계신 것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아는 척하는 시어머니도 싫다. 어머니께 말하지 말라고 하면 말하지 말라고 한 것까지 다 이야기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 다툼, 어서 하루빨리 끝내고 싶다.

"남편과 말다툼을 하는 중이었는데, 어머님께서 남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신 거예요. 남편이 전화를 받으러 베란다로 나갔고, 우리 싸움은 일시 정지됐죠. 얼마 후 제 휴대폰으로 날아온 어머님의 문자. ‘얘야, 너무 그러지 마라.’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어요"
박준희(전업주부, 40세, 결혼 9년 차)

“지난 명절 때 시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냄비 홀랑 태워 먹었다면서?’ 하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실수로 냄비를 태운 적이 있는데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것을 어머님이 어떻게 알고 계신지 깜짝 놀랐어요. 범인은 남편이었죠. 아니, 칭찬할 만한 일도 아닌 그런 자질구레한 걸 어머님께 보고하는 이유는 대체 뭐예요?”
장신영(회사원, 35세, 결혼 3년 차)

“시어머니는 제게는 말씀하지 않으시면서 남편에게는 종종 돈 좀 보내달라고 전화하는 모양이에요. 며칠 전엔 남편이 어머님 용돈으로 1백만원을 드리자고 말하더군요. 제가 우리 형편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더니 불같이 화를 내는 거예요. 이런 일이 일 년에 대여섯 차례씩 반복되거든요. 아무리 키워주신 어머니라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요? 친정엔 거의 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정혜주(회사원, 30세, 결혼 7년 차)

전문가 Solution
마마보이 스타일의 남편들은 대부분 유아기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모르고, 문제에 직면하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버릇이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이런 남편에게는 남편 자신이 이 가정의 가장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만일 계속해서 어머님께 우리 가정의 자질구레한 일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당신과 일주일간 각방을 쓸 거예요”라는 식으로 단호하게 경고해야 합니다. 때로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지요. 중요한 포인트는 이 과정을 통해 남편의 행동이 달라졌을 때 충분하게 축하해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유치하죠? 남편의 성향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니까요.

E STYLE
3차는 내가 쏜다 지름신 스타일

결혼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돈 문제. 결혼 전 소비 패턴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로 살림을 꾸리면서 돈 문제로 인한 트러블도 생기게 된다. 아이가 생기면 문제는 더 커진다. 지출도 당연히 늘어나기 때문에 가계 살림은 더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육아 문제로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로 바뀌게 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가장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아내들은 전적으로 남편의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너무 경제 개념 없이 펑펑 쓰는 스타일의 남편은 아내들의 속앓이를 부추긴다. 아내는 없는 생활비를 쪼개가며 한 푼 두 푼 모으는데, 아무런 대책 없는 남편 때문에 가계 살림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결혼 초기│펑펑 쓰는 스타일의 남편인 경우엔 배포가 크다고 생각한다. 자질구레한 씀씀이는 신경 쓰지 않아 남편 같은 대장부는 없다고 말한다. 짠돌이보단 낫다는 거다. 여가나 취미 생활을 위해 돈을 많이 쓰는 남편이 멋져 보이기도 한다. 결혼 초기에는 부부가 크게 돈 쓸 일이 없기 때문에 트러블도 잘 생기지 않는다.

중·후반기│아이가 생기고 나서 지출은 당연히 늘 수밖에 없는데 남편의 씀씀이는 그대로다. 철없는 지출 구조도 그대로고 월급은 올랐으나 물가도 올라 별로 살림이 나아진 게 없다. 아내들은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남편에게 지출 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하지만 남편은 이것을 두고 아내의 ‘돈 타령’이라고 치부한다.

“진짜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저와 상의도 한마디하지 않고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대요. 물론 회사생활이 힘든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한 번 얘기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자기 딴에는 꿈을 찾기 위해 그랬다는데 앞으로 닥칠 현실적인 문제는 어쩌라는 얘긴가요? 애들 학교 보낼 일이 걱정이에요.”
정유라(전업주부, 45세, 결혼 17년 차)

“제 남편은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요. 연애 시절에는 멋진 차를 타고 그와 데이트하는 것이 좋았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카푸어(Car Poor)’더군요. 요새도 틈만 나면 업데이트된 신차 정보를 검색하고, 얼마 전엔 지난달 월급을 털어 자동차를 튜닝했다면서 자랑하더라고요. 대체 이 남자, 어떡해야 하나요?”
강재영(개인 사업, 41세, 결혼 12년 차)

"제 남편의 문제는 재테크에 너무 관심이 많다는 거예요. 많은 건 좋은데 목돈을 쓰는 일은 제발 저와 상의 좀 했으면 좋겠어요. 벌써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로 날린 돈만 몇 억은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엔 ‘잘해보려다 실수한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이해하려 했는데 자꾸 반복되니 이젠 저도 지쳤어요"
이주희(전업주부, 43세, 결혼 16년 차)

“그놈의 신용카드가 문제인 것 같아요.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거,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항상 남편이 계산하는 걸까요? 술 취하면 자기가 돈을 내는 못된 버릇 때문일까요? 월초에 카드내역서를 보면 정말 가관이에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수준이니까요.”
김은주(회사원, 38세, 결혼 10년 차)

“남편은 돈을 모을 줄 몰라요. 어려서 돈 쓰는 법을 잘못 배웠나 봐요. 결혼할 때 시댁에서 집을 마련해주긴 했지만, 남편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였어요. 결혼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 못된 버릇은 아빠가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네요. 씀씀이가 너무 커서 월급을 받으면 지난달 카드대금을 갚느라 일주일 안에 거의 바닥이 나요. 이제 아이가 크면 돈을 더 쓰게 될 텐데 제 남편에게 누가 재테크의 중요성 좀 알려주세요.”
백지윤(전업주부, 37세, 결혼 8년 차)

전문가 Solution
경제관념이 없는 남자들의 공통점은 책임감이 없는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가장으로서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패턴을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유형의 대부분 남자는 아내의 걱정을 ‘돈타령’이라고 치부합니다. 책임감 없는 남편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 때나 돈 이나 지출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말고, 대화 시간을 정하세요. “여보, 30분 후에 나와 잠깐 10분 정도 이야기 나누는 게 어때요?” 하고 제안해보세요. 철이 없는 남자라도 아내의 이런 제안에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한다면 남편도 아내의 말을 잔소리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거예요. 또 책임감 없는 남편이 소비를 조금 줄였을 때 거침없이 칭찬해주세요. ‘역시 당신은 너무나 멋진 남자예요’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칭찬 방식입니다. 칭찬은 항상 구체적으로 해야 해요. “지난달에 1백만원을 썼는데 이번에는 10만원이나 줄었군요! 당신이 노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라고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일러스트
정대영
도움말
정대영
도움말
남동우(한국가족상담센터, 02-2285-5915)
2014년 03월호
2014년 03월호
취재
정희순
일러스트
정대영
도움말
정대영
도움말
남동우(한국가족상담센터, 02-2285-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