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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남자’ 김기열의 ‘개콘 後’ 열 한번째

<개콘> 왕 중 왕은?

On February 21, 2014

비주얼의 왕 오나미

인맥의 왕 홍인규


왕 중의 왕을 뽑는다! ‘왕게임’은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코너의 타이틀이다. 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사람들은 뭐가 더 낫다고 생각할까? 이 사소한 생각이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한 코너로까지 발전돼 지금은 어느새 인기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개그콘서트>에는 어떤 왕들이 있는지 독자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는 담당 기자의 제보로 몇몇 왕을 선정해봤다. 물론 나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비주얼의 왕’은 역시 ‘오나미’다. 사람은 정(情)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꾸 보다 보면 정이 들게 마련. 아무리 못난 사람도 자꾸 보면 예뻐 보일 만도 하다. 그런데 오나미는 정말 처음 봤을 때나 7년이 지난 지금이나 한결같이 변함없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지난 시간 동안 연기력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비주얼만큼은 그대로다. 타 방송사의 개그 소재로까지 쓰일 정도니, 가히 <개콘> 비주얼 왕으로 꼽을 만하다.

개그맨으로서 매우 큰 축복이라 할 수 있다. <개콘>의 인기 코너 ‘황해’의 아이디어맨 ‘홍인규’는 사실 ‘인맥의 왕’이다. 얼마 전 <개콘>을 방문한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와는 골프까지 치는 사이란다. 다들 안 믿었는데 류현진 선수가 모 방송에 나와 ‘홍인규’의 이름 석 자를 외치는 순간 그의 인맥왕 논란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그는 특유의 불쌍한 이미지로 여기저기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가끔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국 팔도에 모르는 형님이 없을 정도다.

(좌) 여성스러움의 왕 김혜선
(우) 까불이의 왕 안일권이라고 해~

머리 크기의 왕 송영길

체중의 왕 김수영


‘여성스러움의 왕’으로는 몸짱 개그우먼 ‘김혜선’을 꼽을 수 있다. 무술 유단자인 데다 몸 쓰는 개그를 주로 해 그녀가 여성스러움의 끝판왕이라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한다. 사실 그녀의 가방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 값비싼 화장품이 한가득이다. 피부에 바르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것만 같다. 또, 청소하는 폼새나 정리하는 습관을 보면 그야말로 현모양처감이다. 한 제보에 따르면 그녀는 온 집 안을 핑크로 꾸며놓았다고도 한다.

<개콘>에서 ‘체중의 왕’이라 하면, ‘유민상’ ‘김준현’ 등을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거다. 하지만 사실 <개콘>에서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는 사람은 바로 ‘아빠와 아들’ 코너에서 아들 역으로 활약한 ‘김수영’이다. 이 친구는 국내에 있는 체중계로는 도저히 몸무게 측정이 불가능하다. 최근엔 필사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몸매를 예쁘게 보이려고 근육을 만드는 다이어트가 아닌,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머리 크기의 왕’으로는 ‘송영길’을 꼽을 수 있다. 영길이를 처음 봤을 때 컴퓨터 그래픽인 줄 알았다. 그 누구와 비교를 해도 지지 않는다. 대두계의 전설인 컬투 선배 두 분을 합쳐놓은 것 같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특유의 곱슬머리가 하늘로 뻗어나갈 때마다 머리의 크기도 함께 자라나는 듯하다.

<개콘>에서 가장 까불거리는 사람은 단연 ‘안일권’. 올해로 서른여섯인데도 그의 재롱은 가히 따라갈 자가 없다. 항상 누군가를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게 취미인데, 특히 동물 묘사의 달인이다. ‘까불이의 왕’으로 선정됐다고 하니 신나서 재롱을 보여준다.

나는 무슨 왕이냐고? 일명 ‘화면발’의 왕이다. 실제로 보면 가장 실망스러운 개그맨이라는 말을 10년째 듣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모 팬들에게서 화면에 보이는 것의 반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이만하면 자타 공인 ‘화면발의 왕’이 아닐까?

이 밖에도 너의 글 따위에 내 초상권을 내줄 수 없다며 사진을 허락하지 않은 ‘부정의 왕 민상이 형’과 ‘바람의 왕’ ‘더티의 왕’ 등은 개그맨들의 인권 문제와 거센 반발이 예상되어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

개그맨 김기열은…
2005년 KBS <개그사냥>이라는 개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첫 출연한 뒤 <개그콘서트>까지 진출, 데뷔에 성공했다. ‘두분토론’ ‘까다로운 변선생’ ‘소심지존 기열킹’ ‘뿌레땅뿌르국’ ‘네 가지’ 등 30개가 넘는 코너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이리스 2>에 출연하는 등 연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틈틈이 앨범을 발매해 가수로도 영역을 넓히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본인이 말하고 다닌다.

CREDIT INFO
기획
정희순
글,사진
김기열
2014년 02월호
2014년 02월호
기획
정희순
글,사진
김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