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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
해발 1304미터 대암산의 1180~ 1280미터 고지대에 습지가 있다.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산 정상부 습지다. 1966년 비무장지대 생태계를 연구하다 발견했고,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한국 최초의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1.36제곱미터 습지에는 1100종 넘는 동식물이 어울려 살아간다. 승천하던 용이 쉬어 갔다는 전승처럼, 1년에 170일 넘게 안개에 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귀한 만큼 지정된 탐방 기간에 미리 신청하고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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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구룡포
폭풍우 요란한 날 용 열 마리가 승천하던 중 한 마리가 바다로 떨어지자 잠잠해졌다. 이 바닷가 이름이 구룡포. 무려 아홉 마리가 하늘로 올라간 기운도 그렇지만, 다른 한 마리의 희생도 구룡포의 아름다움에 기여했을 것 같다. 푸른 동해와 소박한 마을, 언덕이 어우러진 동네는 일제강점기 건물이 다수 남아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뿐 아니라 역사를 새기는 여행을 하기도 좋다. 때마침 겨울은 바다 먹거리 맛이 절정인 계절. 대게와 과메기가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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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
검룡소, 구문소
대한민국의 큰 강인 한강과 낙동강이 약 500킬로미터의 긴 여정을 출발하는 곳, 바로 태백이다. 서해의 이무기(검룡)가 용이 되기 위해 물길을 거슬러 와 머물렀다는 검룡소가 한강 발원지다. 해발 800미터 지대, 비밀스러운 숲속은 과연 전설의 무대답다. 구문소에는 백룡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낙동강 상류 황지천이 연화산의 기암괴석을 뚫고 지나간 풍경이 웅장하다. 매년 여름 용을 테마로 한 ‘구문소 용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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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용문사
신라 시대에 창건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람도 아름답지만, 높이 40여 미터, 둘레는 14미터에 이르는 은행나무가 명성을 더한다. 수령 1100년 이상으로 추정하는 노거수는 나라가 바뀌고 숱한 전쟁을 치렀어도 살아남은 기적 같은 존재다. 용이 지켜 주었기 때문일까, 이 나무 자체가 용처럼 신령한 힘을 지녀서일까. 용문은 통과하면 용이 된다는 문. 사찰의 일주문 또한 용이 받치고 있다. 용의 강인한 생명력과 기상이 올해 우리 모두와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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