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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안동소주
옛 의서에는 소주가 약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안동에선 소주를 상처에 바르거나 식욕부진 또는 소화불량을 해소할 때 사용했다고도 한다. 중탕식 증류로 깊고 은은한 안동소주 본연의 맛을 구현한 박재서 명인의 술은 500년 넘게 반남 박씨 가문에서 전승한 비기가 깃들었다. 50밀리리터짜리 두 병으로 이루어진 미니어처 세트를 아껴 마시며 안동의 땅과 물, 공기를 기억한다.
명인안동소주 054-856-6903 -
회곡막걸리
121년. 회곡양조장에서 술을 만들어 온 세월이다. 소주도 생산하고 있지만 발효한 곡물 고유의 부드러운 바닐라 향이 흐드러지는 막걸리가 압도적 풍미를 자랑한다. 회곡생막걸리, 회곡밀막걸리, 순막걸리 세 가지로 선보이니 취향껏 골라 마시는 즐거움도 있다. 탄산감은 비교적 적은 데 비해 보디감이 두드러진다. 그 덕분에 자꾸 목구멍으로 흘려 넘기고 싶어지니, 정좌하고 마셔야겠다.
농업회사법인회곡양조장 054-853-7777
민속주 안동소주
별칭은 ‘조옥화 안동소주’다. 우리 밀로 손수 만든 누룩을 사용해 자연스럽고 풍부한 맛에 집중한다. 2020년 작고한 조옥화 명인은 명맥이 끊긴 안동소주를 복원하는 일에 앞장선 인물로, 현재는 2대 김연박 안동소주박물관장과 경북무형문화재 배경화 부부가 귀한 전통을 잇고 있다. 45도, 도수가 제법 강하고 질감이 묵직한 데 비해 쌉싸래한 잔향이 화사하고 아름다워 여운이 오래 남는다.
민속주 안동소주 054-858-4541
안동맥주
맑은 호박색으로 빛나는 안동라거 한잔에 묵은 피로를 씻는다. 지역 재료로 맥주를 개발·생산해 온 안동브루잉컴퍼니는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힘 쏟고 있다. 안동 생강과 레몬의 톡 쏘는 향내가 어우러지는 ‘오드아이’, 홉 향이 깔끔하고 산뜻한 ‘베르데필스’, 고소하고 향긋한 미국식 IPA ‘홉스터’, 내추럴 와인처럼 시큼하고 오묘한 사워 비어 ‘석복’, 조청과 안동 자두로 만든 ‘경화수월’이 ‘맥덕’의 손길을 기다린다.
안동브루잉컴퍼니 054-852-9602
진맥소주
트랙터나 배를 타야만 진입할 수 있는 육지 속 섬 맹개마을. 맹개술도가는 여기서 직접 재배한 통밀로 술을 빚는다. 맞다. 쌀이 아닌 밀로 만든 소주다. 16세기에 쓰인 음식 조리서 <수운잡방>에 등장하는 진맥소주를 재해석한 것이 오늘날의 이 술이다. 22도∙40도∙53도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데, 대체로 달고 부드러워 술술 넘어간다. 고소하고 향긋한 밀 향에 위스키 풍미도 스친다.
맹개술도가 054-841-1105
264청포도와인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란 시구를 기억한다면, 맛보지 않고는 못 배긴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라난 청포도를 껍질째 으깨어 발효해 거칠고 강인한 풍미를 지닌 화이트 와인이 탄생했다. 이육사의 삶과 문학을 닮은 술은 시 제목을 따 ‘광야’ ‘꽃’ ‘절정’ 세 가지로 출시했다. 이름처럼 드라이하고 담담한 광야, 은은하게 달큼한 꽃, 과일의 향미가 절묘한 절정이다.
264청포도와인 054-859-0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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